크랭크 인 | 트랜센던스

▲ 영화 트랜센던스의 한 장면. [사진=더스쿠프 포토]
부인 에블린(레베카 홀)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윌 캐스터(조니 뎁) 박사는 컴퓨터의 인공지능 연구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슈퍼컴퓨터 ‘트랜센던스’의 완성을 눈앞에 둔 천재과학자 윌은 ‘기술 발전 때문에 인류는 멸망한다’고 믿는 반反과학단체 ‘RIFT’의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을 지경에 이른다. 슬픔에 빠진 윌의 부인 에블린은 슈퍼컴퓨터의 핵심부품 몇개를 빼서 자신의 연구실로 가져온다. 그리고 윌의 친구 맥스(폴 베타니)의 도움을 받아 슈퍼컴퓨터에 윌의 뇌를 업로드해 살려 보려고 한다.

마침내 윌의 뇌가 이식된 슈퍼 컴퓨터, 일명 트랜센던스가 탄생한다. 에블린은 트랜센던스를 사랑하는 남편 윌의 부활로 여기지만 맥스는 위험성을 경고한다. 트랜센던스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흡수하고, 외딴 곳에 거대한 기지를 구축해 불치병까지 척척 고치는 위력을 발휘한다. 한발 더 나아가 윌은 컴퓨터상에서 초월적인 힘을 얻으려 하는데….

윌 박사는 영화 속에서 ‘트랜센던스’를 이렇게 정의한다. “온라인에 접속만 하면 지각 있는 기계는 곧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습니다. 이 기계의 지적능력은 인류의 지성을 합친 것보다 위대해질 겁니다. 모든 종류의 감정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각 능력까지 갖춘 독립체를 상상해 보세요. 저는 이것을 ‘트랜센던스’라고 부릅니다.”

윌 박사는 독자적인 영역을 갖기 위해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사막의 도시 ‘브라이트우드’에 자신의 왕국을 건설한다. 자체적인 전기를 조달하기 위해 태양전지판을 세우고 점점 신과 같은 존재로 거듭난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에블린은 조금씩 마음이 불편해지면서 컴퓨터 속의 윌에 저항감이 생겨난다. 영화 트랜센던스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멕시코 등지에서 촬영했다. 캘리포니아 버클리의 도심 거리에서부터 황량한 도시, 숲이 무성한 산의 은신처까지 다양한 배경을 담았다.

인공지능 컴퓨터에 업로드돼 가상현실에 존재하는 윌 박사의 독립적인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주기 위해 사막의 소도시를 장소로 설정했다. 황량한 사막도시 ‘브라이트우드’를 완성하는 데 걸린 시간은 무려 8주에 달했다. 도시 외관의 모습은 뉴멕시코 벨렌에서 촬영했다. 실제 태양전지판 필드에서 촬영을 할 예정이었지만 폭파와 스턴트 장면을 촬영하기에 적합하지 않아 태양전지판 75개를 자체 제작해 스크린에 담았다고 한다. 영화의 중반까지는 긴박감 넘치고 시종일관 눈을 뗄 수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극이 전개되지만 후반부에서는 조금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스토리가 빈약하다는 것도 아쉽다. 어디서 본 듯한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법도 다소 거칠다. 윌리 피터스 감독이 ‘메멘토(2001년)’부터 ‘배트맨 3부작(2005~2012년)’의 촬영 감독 출신이라는 데서 오는 부족함인 것 같다. ‘가위손(1990년)’‘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2003 ~2011년)’‘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년)’의 주인공 조니 뎁의 훌륭한 연기는 위안거리다. 기존과 달리 인상적인 분장을 하지 않았지만 일상적인 인간의 얼굴로 미래사회의 빛과 그림자를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구혜 문화전문기자 guhson@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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