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가 만난 프랜차이즈 CEO | 권태균 옛골토성 대표

카우보이는 미국 개척시대를 상징한다. 독립, 열정으로 대변된다. 미국에만 있을 것 같은 카우보이. 우리나라에도 있다. 한식 바비큐 시장을 개척한 권태균 옛골토성 대표다. 외식업계의 자타공인 ‘카우보이’ 권 대표가 한식 개척자로 나섰다.

▲ 권태균 옛골토성 대표는 “즐거운 사람과 나눔을 실천하는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서구식 입맛이 대중화되면서 국내 육류 소비량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오리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2000년 이후 조금씩 찾는 이가 늘더니 2010년을 전후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언제 어디서든 간단히 즐길 수 있는 오리훈제바비큐 상품이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국민 1인당 소비량도 2004년 720g에서 2012년 3400g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오리는 허약한 몸을 회복해주는 보약의 효과가 있다. 혈액순환을 이롭게 하고 몸의 부종을 제거한다.

「본초강목」에는 열독을 제거해주고 몸이 아플 때 먹으면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기록돼 있다. 국내 대표적인 오리바비큐전문점은 ‘옛골토성’이다. 오리뿐만 아니라 삼겹살 등 다양한 바비큐 요리가 특징이다. 옛골토성하면 떠오르는 건 기와지붕의 정자 모형 3단 회전식 가마다. 참나무향이 가득히 배어 고기 냄새가 나지 않는다. 국내 특허를 획득했다. 개발자는 권태균 대표다. 2004년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 이를 악물고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옛골토성이라는 브랜드가 론칭됐다.

지금은 한식 바비큐전문점의 대명사가 됐지만 옛골토성을 만들기까지 수많은 난관이 있었다. 경북 영덕에서 태어나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15살 때 혈혈단신으로 서울에 올라왔다. 바나나장사 등 안 팔아본 게 없었을 정도인 그는 지금의 아내를 만나 1984년 포장마차로 외식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강남 개포동에는 수많은 포장마차가 있었다. 하지만 그의 포장마차는 ‘특별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일반적인 포장마차 메뉴와 다를 게 없었습니다. 차이는 해산물이었죠. 영덕대게와 꽃게 등 신선한 해산물을 포장마차에서 팔았습니다. 연예인들이 찾아올 정도로 대박이 났어요.” 이후 호프집·해물탕집 등을 전전하던 그는 1995년 청계산에 토성가든을 오픈했다. 해장국집으로 잘나가던 토성가든은 직원이 수억원의 돈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 타격을 입었다. 금전적인 피해와 더불어 정신적인 충격도 컸다고 그는 말했다. 건강도 나빠졌다. 골수염이 악화되면서 의족을 해야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내몰렸다.

 
이때 그가 매달린 게 바비큐 가마 개발이었다. 옛골토성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더 오리’라는 이름으로 매장을 오픈했다. 한식 세계화를 위한 발걸음 중 하나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도 투자 의뢰가 활발한 상황. 이를 발판으로 조만간 미국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기부를 비롯한 사회활동도 왕성하다. 특히 그의 축구사랑은 유명하다. 1994년 미국월드컵을 시작으로 이탈리아·프랑스·독일·남아공월드컵, 광저우廣州아시안게임, 베이징北京올림픽 등 국가대표팀이 있는 곳이라면 빠지지 않고 원정응원을 펼쳤다.

축구 꿈나무 지원도 꾸준하다. “어렸을 때 축구선수가 꿈이었어요. 어려운 가정형편과 지병으로 포기했죠. 그래서 재능은 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축구꿈나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죠.” 아울러 홍명보 감독과의 인연으로 홍명보 장학재단에도 올해로 10년째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 60세를 훌쩍 넘겼지만, 새로운 시장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는 권태균 대표. 나눔을 실천하는 그의 모습에서 넉넉한 옛골토성의 성장을 이해하게 된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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