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 근육은 아령만 몇번 들어도 그 자극을 48시간 동안 기억한다.[사진=뉴시스]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근육에는 미안한 일이지만 필자는 가끔 근육을 ‘멍청하다’고 표현한다. 자극의 강도를 기억하려는 특성이 있어서다. 만약 10㎏의 덤벨을 들었다면 그 무게를 기억한 근육은 항상 자신을 10㎏, 또는 그 이상의 운동을 수행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하려는 노력을 할 것이다. 반대로 무거운 것을 잘 들지 않는 사람의 근육은 스스로 강해져야 할 이유를 못 느끼니 가녀린 코스모스 같은 몸이 되어간다.

피트니스센터의 최신 기종 운동기구든 집안 한구석의 녹슨 아령이든 효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횟수와도 크게 상관없으니 일단 시도하면 효과를 본다. 유명 퍼스널 트레이너를 붙여 체계적으로 피지컬 트레이닝을 한다면 좋겠지만 일반인에겐 쉽지 않은 일이다. 출근 전 한 번만이라도 아령을 들었다 놓으면 된다. 단 몇번만 운동을 했다 하더라도 근육은 48시간 정도 그 자극을 기억, 그에 상응하는 강도를 갖기 위해 노력한다.

근육운동, 일명 저항운동은 근육의 우직한 속성을 잘 이용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근육운동 직후 일시적으로 근육이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는 느낌을 갖는다. 멋지게 근육을 키우고 싶은 사람들은 그 현상이 지속되길 원하겠지만 불과 몇시간 만에 그 느낌은 사라진다. 근육운동을 하면 우리 몸은 다음 동작을 위해 일시적으로 혈류량을 증가시킨다. 이렇게 혈액을 끌어 쓰는 과정에서 근육을 활용하는데, 이를 ‘펌핑’이라고 한다. 보디빌더들이 무대 뒤에서 열심히 운동을 하는 이유도 펌핑 현상을 일으키기 위해서다.

어찌됐든 이런 반복적인 노력으로 근육은 커지는데, 중력에 저항하는 도구를 들어 올려 근육에 부하를 걸고 휴식을 취하며 영양을 줘 근육을 만든다. 덤벨을 한다는 것은 무거운 쇳덩이를 반복적으로 들어 올려 근육을 파괴한다는 의미다. 영양을 주고 안정을 취하면 파괴된 근육은 회복을 하면서 더 많은 근섬유를 만들어 내거나 비대해지는데 이것이 근육이 커지고 단단해지는 원리가 되는 것이다.

일상에서의 활동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대인은 인위적으로 근육을 키워 건강을 유지해야 하는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 먹을 것이 부족해 아무거나 먹던 시절에 비해 지금은 먹거리가 넘쳐나지만 옥석을 가려야 하는 시대가 됐다. ‘노동’을 통해 에너지를 소비하던 시절은 지나가고 ‘여가’를 통해 과잉 에너지를 억지로 덜어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여가는 어떤가. 입에 맞는 음식을 찾거나 등산을 하더라도 하산 후 근처 유명 맛집에 모이는 걸 전제로 한다. 인위적으로 몸을 쓴다는 것의 의미가 고작 열량 높은 음식이나 술, 비용을 수반하는 일상으로 종결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악순환은 우리를 더욱 지치게 만들 수밖에 없다. 현실을 직시하고 개인 스스로 건강을 지키는 길을 찾아야 한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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