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2년8개월 성적표

▲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지난 2년8개월 동안 333개의 공약 가운데 280개의 공약을 이행한 것으로 조사됐다.[사진=뉴시스]

2년8개월의 임기를 지낸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 달성률은 84.08%다. 서울시의 부채를 3조원 넘게 줄였고 시민과의 소통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박 시장이 아직 이행하지 못한 공약도 많다. 비율로 보면 15.92%에 달한다. ‘공약만은 지키겠다’고 강조한 박 시장이 이행하지 못한 공약은 뭘까.

2011년 10월 26일 보궐선거에서 서울특별시 시장으로 당선된 박원순 시장이 재임 도전에 나섰다. 지난 선거 때 박 시장은 “아무것도 안 한 시장으로 기억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불필요한 대규모 토목공사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박 시장의 의지였다. 박 시장이 재임기간 달성해야 하는 공약수는 72개, 세부사업은 333개에 달했다. 2년8개월 시정활동의 성적표를 살펴보자.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까지 333개의 공약 가운데 박 시장이 이행한 공약은 완료공약이 75개(25.52%), 이행 후 계속추진 공약 205개(61.56%) 등 84.08%의 공약 이행률을 기록했다.

주요지표 평과결과에서는 공약이행완료와 2013년 목표달성 부문이 A등급을 받았고 주민소통 부문은 최고등급인 SA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2011년 10월 19조9872억원에 달했던 서울시 부채를 16조7267억원으로 3조2500억원가량 줄였다. 논란을 빚은 공약도 있었다. 22조원 규모의 하수관거 증설계획 백지화를 약속했지만 하수관거 증설ㆍ정비 예산이 되레 증가해 논란에 휩싸였다.

 
공약은 이행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추진 중인 건 50개다. 이 가운데 중복된 내용의 공약을 제외하면 46개를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각 부문별로는 복지ㆍ시정 부문이 각각 17개로 가장 많고 경제ㆍ문화ㆍ도시 부문은 7개, 3개, 3개의 공약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행이 어려워 보이는 공약도 있다. 장기간 이행돼야 효과를 볼 수 있는 사업들이다.
 
‘선진도시 수준의 이동권과 편의시설보장’ ‘다양한 임대주택 공급과 저소득층 주거 안정지원 강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올 4월말 기준 10조3300억원의 빚을 지고 있는 SH공사의 사업구조 혁신공약도 이행하기 어려울 거라는 지적이 많다. 박 시장의 공약 중 폐기되거나 수정된 건 전체의 14.1%, 48개 공약이다. 이 중 6개 공약은 전문가와 시민공약평가단의 의견을 들은 후 폐기했다. 나머지 42개 공약은 통합하거나 목표를 변경했다.

희망학자금 통장은 비슷한 사업에 비해 가입기간이 길고 혜택이 적어 폐기했다. 지하철 노선간 직결운행의 폐기 원인은 긴 공사기간으로 시행 가능성이 낮다는 거였다. 저소득층 지원 의료기금 확보와 장애인을 위한 온라인 교육환경 구축 공약은 정부 사업과의 중복, 공립 병설 유치원 스쿨버스 운영은 사업 실효성이 낮고 형평성에 반한다는 이유에서 폐기됐다. 건축자제 유통기준 설정 공약은 현실적인 추진이 곤란해 폐기됐다. ‘공공사회서비스 일자리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투자기금 조성’ 공약은 축소 시행되고 있다. 당초 1000억원의 투자기금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었지만 618억원을 마련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임기 내 1000억원의 투자기금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 방안이 필요한 SH공사의 경영혁신이 임기내에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공공임대주택과 부채 7조원 감소 공약과 같은 핵심공약은 임기 말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원순 시장은 높은 공약 이행률을 보였다”며 “대규모 개발 사업이 없는 공약으로 공약의 패러다임을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꿨다”고 평가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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