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회사 지분매각 약속, 5년 後…

▲ 이명박 정부는 2009년 공공기관 출자회사 매각을 발표했다. 하지만 5년이 지닌 지금까지도 매각이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사진=더스쿠프 포토]
방만경영과 관官피아의 온상으로 지목된 ‘공공기관’을 강도높게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개혁대상인 공공기관의 개혁작업은 지지부진하다. 심지어 5년 전에 결정된 ‘출자회사 매각’ 작업도 여전히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500조 벽’이 허무하게 무너졌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공공기관 304곳의 올해 부채는 523조2000억원에 달했다. 정부가 공기업 개혁에 전력을 기울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사회 곳곳에 퍼져 있는 ‘관피아’의 문제가 부각되면서 공공기관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도 공공기관의 개혁의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공공기관 295곳 중 경영정보를 성실하게 공시한 기관은 단 한 군데도 없어서다. 모든 공공기관에서 ‘불성실공시 사례’가 적발됐고 그 가운데 36.4%는 허위공시로 드러났다.

공공기관의 불성실함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가 있다. 출자회사 매각 문제다. 2009년 1월 이명박 정부는 ‘5차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을 발표했다. 출자회사가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불필요한 출자지분을 정리해 공공기관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게 골자였다. 출자회사로 ‘낙하산 인사’를 투하하는 관행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는 출자회사 273곳 중 131곳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5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출자회사 매각은 완료되지 않았다. 공기업개혁시민연합에 따르면 매각 대상 출자회사 106곳 가운데 21.7%에 달하는 23곳의 매각이 완료되지 않았다.

모회사를 기준으로 하면 공공기관 27곳의 51.8%에 해당하는 14곳이 계획을 완료하지 않았다. 특히 대한석탄공사ㆍ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ㆍ한국광해관리공단ㆍ한국관광공사ㆍ도로교통공단 등은 단 한곳의 출자회사도 매각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공공기관 5곳의 출자액은 7209억4800만원에 달했다. 정부 발표와 실제 매각 현황이 다른 경우도 있었다. 기획재정부는 2010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보유한 네츠필ㆍ온소리닷컴 등의 출자회사의 지분매각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지만 두 회사의 지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매각 대상에 포함됐지만 출자액이 증가한 회사도 10곳이나 있었다. 늘어난 출자액의 규모는 2607억9900만원으로 매각대상 출자기관 전체 금액인 7209억4800만원의 36.7%에 달했다.

이수영 공기업개혁시민연합 정책팀장은 “출자회사의 경우 방만경영에 따른 손실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낙하산 인사로 인한 ‘관피아’ 문제와 방만경영을 해결하기 위해 출자회사의 매각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 거부 행태도 여전하다”며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의 투명한 운영을 위한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