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왕섭의 Brand Speech

▲ 글로벌 기업 P&G는 브랜드 관리자 리더십 제도를 통해 성공 브랜드를 만들어낸다.[사진=뉴시스]
브랜드 전략을 제대로 수립하려면 시장을 정확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때 마케터나 브랜드 관리자들은 시장을 분석하는 틀로 ‘3C’ 관점을 주로 이용한다. 고객(customer), 경쟁자(competitors), 자사(company)를 기준으로 시장을 분석하는 거다. 그런데 이외에도 브랜드 관리자는 또 다른 ‘3C’도 갖춰야 한다.

글로벌 기업 P&G가 채택하고 있는 ‘브랜드 관리자 리더십’이라는 제도가 있다. 브랜드 개발ㆍ관리에 연관된 전문가들이 브랜드 관리자의 리더십을 평가하고, 브랜드 관리자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프로젝트 기여 수준을 평가하는 제도다. 이 때 전문가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지 못하는 브랜드 관리자는 핵심부서에서 퇴출을 당하기도 한다.

이런 제도를 운영하는 이유는 하나다. 브랜드 관리자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해 브랜드의 가능성과 기회를 모두 날려버리는 건 용서할 수 없다는 거다. 브랜드 관리자가 ‘브랜드 관리자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3C’를 갖추는 거다. ‘3C’란 브랜드 관리자의 통제(control), 조정(coordination), 소통(communication) 역량을 말한다.

성공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브랜드 관리자의 통제(control)가 잘 이뤄져야 한다. 브랜드 관리자는 제품개발 부서나 연구개발(R&D) 부문, 디자이너, 광고 대행사 등 여러 분야와 협업을 통해 브랜드를 개발하거나 관리한다. 브랜드를 둘러싼 각 분야의 전문가를 제대로 통제해야 브랜드 개발과 관리 프로세스를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브랜드 관리자는 브랜드의 밑그림(브랜드 콘셉트와 브랜드 아이덴티티)을 설계하고, 그 설계도에 따라 브랜드 개발과 관리에 연관된 전문가들을 통제해야 한다.

브랜드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조정(coordination)하는 역량도 중요하다. 브랜드는 제품ㆍ디자인ㆍ브랜드 이름ㆍ슬로건ㆍ심벌 등의 요소들로 구성돼 있다. 히트 브랜드일수록 이런 구성 요소들은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그래야 소비자에게 ‘통합된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고, 브랜드를 일관성 있게 관리할 수 있다.

 
어떤 브랜드의 제품이 남성 취향을 담고 있으면서 디자인은 섹시하고, 브랜드 이름은 한국적인 감성을 담고 있다고 해보자. 이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특별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까. 브랜드 관리자가 브랜드 콘셉트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각 분야의 전문가를 통제하되, 브랜드 구성 요소들이 브랜드 콘셉트를 중심으로 최적화할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소통(communication) 역량이다. 브랜드 관리자와 제품 개발자나 디자이너 등 전문가들 간 소통이 잘 되면 성공 브랜드가 나올 확률이 높다. 조직별로 차이가 있지만 국내 기업은 직능에 따른 수평 조직 형태가 많기 때문에 소통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실제로 필자는 제품 개발자에게 브랜드 개발의 의도를 설명하기 위해 수십 차례 지방 연구소를 방문하기도 했다. 효과적인 소통 방법 중 하나는 제품 개발자ㆍ디자이너ㆍ광고 제작자 등을 브랜드 기획 단계부터 참여시키는 거다. 글로벌 기업들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참여가 조직과 시스템으로 담보돼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아직 이 단계까지 이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브랜드 관리자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이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소통의 폭과 깊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임왕섭 브랜드 컨설턴트 kingp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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