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에 부는 脫부동산 바람

수익형 부동산의 투자자가 갈수록 젊어지고 있다. 50~60대 주도에서 30~40대로 낮아졌다. 경기침체 장기화, 불확실한 집값, 수도권 아파트 전세상승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집을 바라보는 인식이 ‘사는 것’에서 ‘사는 곳’으로 바뀐 것도 이유다. 젊은층에서 부는 탈脫아파트 바람을 살펴봤다.

▲ 수익형 부동산의 공급과잉현상이 심화되면서 허위광고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30대 후반의 공인회계사인 이진희씨는 얼마 전 강남역 인근에 분양 중인 오피스텔 한채를 분양받았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전문직에 종사하지만 미래가 불안한 건 마찬가지. 그래서 그는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는 상품에 투자를 결심했다. 2억원대로 투자를 할 수 있는데다 역세권에 위치해 이만한 투자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대수익형 부동산 투자는 과거 50~60대가 주도했다. 하지만 상황이 변했다. 최근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강서구 마곡지구의 계약자를 분석한 결과, 40대 이하가 60%를 넘었다. 이처럼 장년층과 노년층이 주를 이루던 임대상품 시장에 30~40대와 주부층이 부쩍 늘었다. 이는 투자금액이 많이 소요되는 주택을 사는 걸 보류하고 임대투자로 눈길을 돌리는 젊은층이 많다는 것을 반증한다. 30~40대 젊은층이 수익형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은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임대수익형 부동산 노리는 젊은층

불안한 주식, 불확실한 집값, 불투명한 경기, 뛰는 물가 등이 임대수익형 부동산의 선호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마곡지구 오피스텔에 투자한 주부 최미성(38ㆍ양천구 목동)씨의 말은 이를 잘 대변한다. “집을 사려고 모으던 여윳돈으로 오피스텔을 분양받아 임대를 놓고 임대료는 자녀 교육비로 활용할 생각이에요.” 수익형 부동산에 아이콘으로 떠오르는 상가시장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의 연령대가 과거보다 낮아지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중인 포스코건설의 ‘센트럴파크Ⅱ 상업시설(센투몰)’은 40대 계약자 비율이 전체 계약자 중 4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50대는 29%, 30대 21%, 60ㆍ70대가 각각 4%, 2%로 나타났다. 포스코건설이 앞서 분양한 ‘센트럴파크Ⅰ상업시설(센원몰)’의 경우도 전체 계약자 중 40대와 30대가 각각 31%, 17%로, 50대(33%)에 이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센투몰 상가는 연면적 3만6920㎡(1만1187평), 지상 1~3층, 3개 동, 총 200개 점포로 구성된다.

 
전통적으로 상가투자는 자금보유력이 있는 50대와 60대의 연령대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30~40대 젊은층의 투자가 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집을 바라보는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집의 가치가 ‘사는 것’에서 ‘사는 곳’으로 변화하면서 집을 투자대상으로 여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정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수도권의 집을 사려면 약 7년치의 월급을, 지방에 집을 사려면 5년치의 월급을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젊은층 사이에서 집을 구매하기보다는 전ㆍ월세로 돌리고 남은 여윳돈으로 상가 등 수익형 상품을 통해 임대수익을 얻고자 하는 인식이 높아졌다. 또한 30ㆍ40대의 적극적인 투자참여 성향도 상가 투자자들의 연령대를 낮추는 데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넓은 의미의 수익형 부동산인 수도권 전원주택의 가격이 착해지면서 수요도 젊어지고 있다. 주말에는 전원생활을 하면서 평일에는 렌털용으로 수익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거 전원주택은 높은 분양가와 대형 면적 위주 공급으로 일반 수요자에게는 ‘꿈’에 불과했다. 자녀교육, 출퇴근, 생활기반시설 부족 등의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최근엔 수도권을 중심으로 ‘실속형 전원주택’이 속속 공급 중이다.

실제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일대에 공급된 한 전원주택의 토지 분양가는 3.3㎡(약 1평) 당 120만〜150만원, 건축비는 400만〜500만원대다. 대지 430㎡(약 130평) 구입에 1억3000만〜1억5000만원, 건축면적 100㎡(약 30평)에 1억2000만〜1억5000만원으로 집을 지을 수 있다. 3억원대 전원주택 마련이 가능해진 것이다. 더욱이 요즘은 건축주가 직접 짓는 DIY 방식 등 시공법도 다양해지면서 건축비 거품이 빠지는 추세다.

전세가 껑충 뛰자 전원주택에 관심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것도 전원주택 수요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전세금 수준인 2억~3억원대면 구입 가능한 도심형 전원주택들이 생기면서 자신만의 개성이 가득 담긴 전원주택을 소유할 수 있다는 매력은 이 같은 수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전원주택 가격이 낮아져 5060세대는 물론 3040세대와 신혼부부까지 수요층이 두꺼워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분양이 끝난 용인의 A전원주택 단지는 30〜40대 계약자가 전체 70%를 차지했다.

탈脫아파트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다양한 수요층은 자신들만의 주택에서 살기를 원하고 있다. 30~40대 젊은층이 전원주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특히 도심형 전원주택은 자녀교육과 경제활동 때문에 도시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는 젊은층이 주도하고 있을 정도다. 부동산 시장, ‘판’이 바뀌고 있다.

Issue in Issue | 전원주택 투자시 주의사항

자가형? 단지형? 장단점 뚜렷

전원주택을 마련할 때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 우선 부부가 함께 예산을 짜야 한다. 땅값ㆍ건축비뿐만 아니라 토지와 주택의 취득세, 건축허가비용, 개발부담금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대출을 얼마나 받을지도 부부간에 협의해야 한다. 그다음 지역선정을 해야 한다. 이왕이면 기반ㆍ문화시설 수준이 높은 곳일수록 유리하다. 시ㆍ군에서 점차 동ㆍ면지역, 마을로 압축해 나간다. 예산과 지역이 정해지면, 일반 토지를 매입해 자가형의 전원주택을 지을지, 아니면 단지형 전원주택단지를 선택할지 고민해야 한다.

자가형은 이웃간 간섭없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으나 기존 마을 주민과의 융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단지형의 경우는 토목공사가 완료돼 건축공사가 용이하다. 관리실 등이 공동 운영돼 관리측면에서 수월한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이웃간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재테크를 염두에 둬야 한다. 미래 특정시점에서 현금화할 수 있는 환금성이 있는지, 향후 개발계획 등으로 투자가치적인 요소가 있는지를 꼼꼼하게 체크해 재테크에 유리한 전원주택을 선택해야 한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2002c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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