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3 해외에선…

해외사이트에서 국내 제조사의 스마트 기기 값을 보면 화들짝 놀란다. 출고가격이 워낙 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의 경우, 3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제조업체 측은 기능, 소품, 서비스가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갤럭시노트3의 해외가격을 살펴봤다.

▲ 국내 제조업체의 휴대전화 단말기는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비싸게 팔린다.[사진=뉴시스 제공]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갤럭시노트3 공기계(N9005)를 아마존에서 구매하면 배송비(미국 내 배송비) 포함 589.99달러(60만2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베스트바이 같은 양판점에서도 699.99달러(약 71만4000원), 대형마트인 월마트에서도 700달러가 안 되는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갤럭시노트3 공기계는 얼마에 살 수 있을까.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는 무려 116만7000원에 팔고 있다. 가뜩이나 비싼 출고가(106만7000원) 대비 무려 10만원이 비싸다.

이곳 판매사원은 “회사 정책에 따라 단말기 출고가 대비 10만원씩 비싸게 받고 있다”고 말한다. 휴대전화 판매점에서 구입을 시도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휴대전화 판매점에서 갤럭시노트3 공기계 가격을 물었다. 한 판매점에서는 “출고가에 10만원을 추가로 받는다”고 했고, 또 다른 판매점에서는 “출고가만 받겠다”며 선심쓰듯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고 갤럭시노트3는 70만원까지 깎아줄 수 있다고 했다. 예상대로 그는 약정 구매를 권유했다.

“24개월 약정에 단말기를 구매하면 단말기 가격을 5만원 할인해주고 6만9000원 요금을 쓰면 매달 1만9250원을 지원해주겠습니다.” 약정구매를 선택하지 않으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단말기를 비싼 가격에 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문제는 갤럭시노트3의 해외 출고가가 상당히 낮다는 점이다.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해 말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갤럭시노트3의 해외 출고가는 70만~90만원으로 국내 출고가보다 훨씬 낮다. 해외이동통신사의 국가별 홈페이지를 봐도 비슷하다.

갤럭시노트3의 미국 출고가는 724.99달러(74만원), 인도와 싱가포르는 4만7900루피(83만1000원), 1048싱가포르달러(85만2000원)다. 홍콩 역시 마찬가지다. 홍콩 삼성 리테일스토어에서 갤럭시노트3는 5898홍콩달러(77만4000원)에 살 수 있다. 국내 출고가와 많게는 3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갤럭시노트3를 해외에서 직접구입(해외직구)하면 훨씬 싸게 살 수 있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에서만 유독 높게 책정된 출고가 탓에 애먼 소비자들만 손해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갤럭시노트3 제조업체 삼성전자는 다른 말을 한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제품의 경우, DMB기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예비 배터리, 충전용 거치대, 이어폰 등 제공하는 소품이 다르다”며 “국가마다 유통구조가 다르다기 때문에 출고가만으로 가격을 비교해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는 설득력이 약하다. DMB 기능과 소품 때문에 차이가 난다고 하기엔 가격차가 워낙 커서다. 강동원 의원은 “동일 제품의 스펙이 국가마다 다르다는 이유로 수십만원에 달하는 가격 차이를 정당화할 수 없다”며 “국내 단말기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출고가를 하향 조정하고 국내 소비자를 역차별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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