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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는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게 훨씬 현명한 선택이다.[사진=뉴시스]
주택시장이 바닥을 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부동산에 투자하라’는 말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온갖 대책을 쏟아냈음에도 살아나지 않는 부동산 시장은 이제 투자대상이 아니다. 미래를 준비하려면 금융자산을 늘리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백약이 무효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주택시장의 반응을 보면 이 말이 절로 나온다. 정부의 다양한 처방에도 침몰한 정부처럼 주택시장도 좀처럼 떠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수도권 주택시장은 급격한 하락 이후 반등 기미가 없다. 최근 몇년간 상승세를 보였던 부산을 비롯한 지방 주택시장도 거래량이 급감해 실거래가격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왜 뜬금없이 부동산 얘기인가’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현재 주택으로 대표되는 부동산이 당신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이 부동산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얘기를 하려는 거다. 더구나 이 리스크는 당신의 현재와 노후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 국민의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비정상적으로 높다. 2011년 기준으로 호주가 63%, 캐나다가 42%, 영국이 33%, 미국이 25%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74%에 달한다. 2012년에는 75.1%로 더 늘었다. 문제는 이런 자산구조의 편중이 여러 위험에 당신을 노출시킬 것이라는 점이다.

먼저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주택가격은 주택담보대출 급증을 불러온다. 사상최저금리 수준에도 원리금을 갚기 힘들어 이자만 내는 가계가 79%에 이른다. 주택은 ‘내 자산’이 아니라 ‘은행 자산’이라는 말이다. 둘째, 자산 유동성의 경직과 상대적으로 큰 가격 변동의 위험성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많은 이들이 자산가치 하락을 경험했다. 자녀의 결혼 이후 큰 평수에서 작은 평수로 옮기고 싶어도 거래가 없어 아파트를 팔지 못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할 정도다. 

부동산보다 금융자산이 안전

마지막으로 급격한 인구구조의 변화, 저출산과 노령화, 저성장의 지속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15~64세)는 2016년을 정점으로 가파르게 줄어들 전망이다. 주택매입 연령인 35~54세 인구는 2011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집을 살 사람은 줄고, 팔 사람은 늘어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거다. 이런 주택수요층의 감소는 부동산 시장을 장기침체로 끌고 가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물론 인구가 줄어도 단위가구수가 늘기 때문에 주택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는 60~70대 노령가구를 염두에 두지 않은 주장에 불과하다. 현재 주택을 보유한 노령가구에서 향후 매물을 내놓는다면 이 매물은 부동산 시장의 폭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가격 하락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정리하자면 가계자산의 지나친 부동산 편중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거다. 가치변동 위험에 자신을 노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현재 대부분의 경제지표들은 이런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혹시 지금 빚을 내 집을 살까 고민하고 있는가. 참으라. 지금은 때가 아니다. 그보다 단ㆍ중ㆍ장기 금융자산을 늘려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오히려 현명한 선택이다. 
곽상인 재무컨설턴트 marx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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