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1] 상위 1% 소득 집중이 위험한 이유…

 

▲ 소득의 불균형 현상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키웠다는 시각도 있다.

경제구조의 상위계층에 소득이 집중되면 경제가 어려워진다. 다수 소비자의 유효 수요가 감소하고 소비가 줄어들어서다. 1929년 대공황,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예외 없이 이런 전철을 밟았다. 2012년 지금, 한국경제는 어떤가. 상위 1%에 소득이 집중되고 있진 않는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소득 불평등을 경제성장의 불가피한 결과로만 인식하는 주류 경제학의 이론적 조류가 강했다. 심지어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자는 주장을 ‘부자의 것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에게 주는 것’과 동일하게 치부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불평등을 없애면 기업 활동과 투자의 동기마저 제거되고, 능력에 따른 보상을 부여할 수 없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과연 문제는 무엇일까.

 

미국의 소득 상위 1%의 집중도는 역사상 최고였던 대공황 당시의 수준에 근접해 있다. 현재의 경제위기를 단순한 경제침체로 볼 수 없는 것은 1930년대 대공황의 핵심적인 특징이 거의 비슷하게 나타나기 때문인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대공황이 시작되기 직전인 1928년 미국 소득 상위 1%의 소득 점유율은 19.6%를 기록한 바 있고, 이를 제외하면 2007년 금융위기 폭발 직전 18.3%가 역사상 최고 기록이 된다.

 

소득 불평등이 극단적 수준에 이르면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 경제는 언제나 생산과 소득, 그리고 소비가 하나의 사이클을 이루면서 순환돼야만 한다. 그런데 99% 다수의 소득이 악화되면 소비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이것은 다시 생산 감소로 이어진다. 만약 경기 하강이 실업 확대와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면 침체의 국면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소득 불평등이 확대된 지난 30년 동안 크고 작은 경기침체가 터졌고, 그 원인은 99% 다수의 유효 수요 부족이었다.

 

우리나라는 상위 1%로의 부의 집중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비공식적인 연구 등에 따르면 미국의 수준에 근접해 가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반성해야 할 것이 있다. ‘경제성장이라는 미명 아래 너나 할 것 없이 부자가 될 꿈만 키워 온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일부의 성공 사례가 부풀려지면서 소득 계층을 막론하고 일확천금을 꿈꿨던 것도 사실이다. 한국경제가 투기 성향을 띄 는 데도 일부 사람은 동참했다. 서민경제는 분명 먹고 살기 힘든 수준에 다다랐는데,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나고 있는 것은 이런 투기 성향 때문이다. 1930년대 대공황 때에도 그랬고, 1990년대 이후 크고 작은 글로벌 침체 때도 그랬다. 과잉 유동성은 언제나 세계경제 붕괴의 도화선이 됐다.

이상동 새사연 센터장 sdle@saesayo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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