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인생에는 연습이 없다. 열심히 살도록!” 전역 인사말치고는 정말 간단한 사단장의 한마디였다. 이 말을 끝으로 필자의 30개월 군 생활은 막을 내렸다. 그 뒤로 30여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그 메시지는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우리 주위에는 인생이 여러 개라도 되는 양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흡연가들은 설 자리가 좁아지다 보니 담배를 한번에 아예 여러 대를 피우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니 니코틴이라도 충분히 공급받고자 한단다.

▲ 술, 담배는 당장 끊는 게 건강에 좋다.[사진=뉴시스]
저녁 회식이 위안이 될까 싶지만 술을 마시다 보면 일과 시간 중 피웠던 것 이상의 담배를 또 피우기 십상이다.  육체 노동자에 비해 좌식 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사고 능력이 중요시되는 탓인지 정신적 스트레스가 훨씬 더 커 보인다. 하루 중 앉아있는 시간이 잠자는 시간을 훌쩍 넘어서는 사람들의 건강이 특히 문제다. 움직이도록 설계된 우리 몸이 활동을 하지 않으면 육체적 몰락은 시간문제다.

필자 역시 한때는 술, 담배를 무척 즐기던 사람이다. 담배를 피울 때는 니코틴이 회충을 없앤다며 위안했고 술을 마실 때는 혈액순환을 돕는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했다. 술을 마실 때의 생활은 엉망이었다. 밤늦게 귀가하면 냉장고의 술과 음식을 찾아내 나만의 술자리를 또 갖는다. 그러다 거실 바닥에 대충 쓰러져 자면 집사람과 아이들이 안방 침대로 옮긴다. 가정을 이루고 건강을 챙겨가며 잘 살아가야 될텐데 이런 생활패턴으로 가능할까 스스로 의문을 품으면서도 생활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밤중에 집에 불이라도 나거나 강도라도 들면 어떻게 될까”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가족을 안전하게 대피시킬 가장이 술에 곯아떨어져 자고 있으면 필자가 되레 짐이 되겠구나. 결국 이 생각이 술을 끊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강도나 화재야 극단적인 경우일 것이고 역시 40~50대 가장을 위협하는 것은 심장, 혈관, 뇌와 관련된 각종 질환들이다. 어느 순간 자기 몸을 스스로 제어하지 못할 상황에 처하면 육체적ㆍ정신적 고통은 가족의 몫이 될 것이다. 결국 우리가 자신의 몸 관리를 잘하는 것은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에 대한 큰 사랑의 실천이라 할 수 있다.

지고지순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음주, 흡연 등 나쁜 생활습관부터 하나씩 줄여 나가야 한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거나 운동을 하는 것은 그다음 문제다. 방 안이 오물로 가득한데 커튼을 새 것으로 교체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방 안 오물을 먼저 치우듯 건강하지 못한 생활 패턴을 바르게 가져가는 게 순서다. 내 몸도 내가 관리를 잘해주길 바랄 것이다. 온도와 습도, 양분을 잘 공급해 한 떨기 꽃처럼 자신을 가꿀 것인가, 길옆에 구르는 돌처럼 몸을 함부로 할 것인가의 선택은 당장 오늘 내려야 한다. 내일이면 늦는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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