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세계경제 관전포인트

▲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유로존이 돈을 풀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더.[사진=더스쿠프 포토]

올 상반기 한국경제를 못살게 군 주범은 ‘원고’다. 달러와 가치가 떨어지면서 원화가치가 치솟았고, 이는 기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하반기엔 어떨까. 다행스럽게도 원고현상은 재연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흥미롭게도 유로존 양적완화 정책과 연관성이 깊다.

5월 국내 주식시장은 환율, 가격, 수급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등락을 반복했다. 무엇보다 원•달러 환율의 흐름이 핵심변수로 작용했다. 5월 원ㆍ달러 환율은 1020원까지 하락했다. 원화강세로 인한 기업의 채산성 악화 우려가 외국인의 매수세를 가로막았다. 다행히 환율 급락은 유로존에 의해 진정됐다. 6월 글로벌 증시의 최대 관심사는 유로존이 통화정책을 사용할지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부양 관련 발언을 하면서 ECB의 추가정책 기대감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유로존이 디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양적완화 정책의 사용을 준비하고 있는 거다.
 
기준금리 추가인하, 마이너스 예금금리정책, 미국의 양적완화와 유사한 자산매입 중에서 적절한 조합을 찾아 6월 중 시행할 공산이 크다. 유로존의 통화정책은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원화강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원화강세의 원인이던 달러화 가치하락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ECB의 정책은 디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서 실물경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화공급으로 상업은행의 대출 여력이 커지면 투자가 확대되기 때문에 경기회복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정책결정 시점에는 부정적인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양적완화처럼 국제금융시장에 꾸준히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달러약세로 인한 외환시장의 혼란은 줄어들 것이다. 유로존의 양적완화로 달러화가 안정되고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적정수준으로 떨어지면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질 것이다. 이는 신흥국으로의 유동성 공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브라질 시장 등 주요 신흥국 시장에서의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규모는 4ㆍ5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이렇게 국제금융자금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면 국내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하반기 환율변수 약해질 듯

미국과 유로존, 신흥국이 서로 다른 이유로 안정을 찾는 것과 달리 중국시장의 부진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중국은 선진국과 달리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지면서 저성장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중국의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4%에 그쳤다. 2014년도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7.5%를 달성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확산되는 이유다. 하지만 부진한 경제지표가 새로운 정책의 추진을 자극할 수도 있다. 최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자금흐름 위축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정책을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으로 경기부양책의 시행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가 전격적으로 경기부양책을 시행할 가능성은 작지만 경기둔화를 막기 위한 단기정책이 사용될 여지는 있다. 이런 정책이 단기수출회복세와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중국경제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은 점차 수그러들 것이다.

대외 환경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에도 국내 주식시장의 반응은 아직 더디다. 코스피지수 2000포인트 이상에서 수급여건 등의 저항이 일어나고 있다. 증시 상승기 차익실현성 펀드환매가 이어져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더 부담스러운 건 기업이익에 경기회복기대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기업이익 전망은 지난 연말에 비해 13.6%나 하향 조정됐다. 2012~2013년보다 조정세가 훨씬 가파르다. 연초 IT부문의 실적 충격 등으로 큰폭으로 하향조정된 후 안정적인 모습을 잠시 찾았지만 4월 중순 이후 ‘환율충격’이 가해지면서 조정폭이 확대되고 있다. 분기별 실적전망이 비슷한데도 그렇다. 이는 환율하락이 실적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방증이다.
 
반대로 보면 환율변수의 영향력이 줄어들면 국내 주식시장에 봄바람이 깃들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로 한국경제를 뒤흔든 ‘환율변수’는 조금씩 약화되고 있다. 원고를 불러일으킨 ‘달러약세’가 유로존의 양적완화정책으로 멈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 당국이 개입해 원ㆍ달러 환율이 1020원대에서 추락하지 않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급격한 원화절상이 재연될 공산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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