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이어폰 업체 ‘비츠’ 인수한 까닭

▲ 팀쿡 애플 CEO는 이번 M&A에 대해 “실리콘밸리와 LA 간의 시각격차를 줄이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iTV와의 시너지를 언급했다.[사진=뉴시스]
애플이 이어폰 업체 ‘비츠’의 인수ㆍ합병(M&A)에 가장 많은 돈을 풀었다. 표면적으론 시장지배력이 약해진 ‘아이튠즈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서지만 속내가 다른 데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츠의 공동설립자 ‘지미 아이오빈’의 인맥을 활용해 iTV 사업에 속도를 붙이려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다.

애플이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ㆍ합병(M&A)에 성공했다. 애플은 5월 28일 고급 헤드폰ㆍ스피커ㆍ오디오 소프트웨어 생산업체인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30억 달러(약 3조원)에 M& A했다. 비츠의 공동설립자인 지미 아이오빈(음반제작자)과 닥터 드레(래퍼)를 함께 영입하고, 비츠 브랜드도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애플은 이번 M&A를 통해 시장지배력이 약해진 아이튠스 서비스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2001년 ‘아이튠스’라는 플랫폼을 만들고, 2003년에는 온라인마켓 ‘아이튠스 스토어’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다운로드 기반의 음악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음원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하지만 최근 다운로드 기반의 음악 서비스는 스트리밍(인터넷 실시간 재생) 서비스에 밀리고 있다. 국제음반산업연맹(IF PI)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음악산업 매출은 150억 달러였다. 이 중 정액제 스트리밍 서비스 매출은 전년 대비 51% 증가한 반면 디지털 다운로드 매출은 같은 기간 2.1% 감소했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튠스 라디오’를 출시해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도 뛰어들었지만 아직까지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08년 설립된 비츠는 가수 닥터 드레의 이름을 단 고음질의 헤드폰을 출시해 현재 미국시장 점유율 27%를 차지하고 있는 이어폰 업계 선두주자다. 지난해 론칭한 광고 없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월정액 서비스 ‘비츠뮤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비츠뮤직이 최초의 고객 맞춤형 음악서비스를 실현해서다. 사용자가 위치ㆍ기분상태 등 특정 상황을 지정하면 DJ처럼 음악을 골라주는 ‘큐레이션(curation)’ 기능 덕분이다. 비츠뮤직은 올 1월부터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해 25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이번 M&A가 애플의 ‘힘 빠진 음악 콘텐트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거라는 기대감을 주는 이유다. 애플 아이튠즈는 세계 최대 음원 다운로드 클라이언트이고,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M&A를 애플의 iTV 출시와 연결하는 시각도 있다. 지미 아이오빈의 영향력을 십분 활용하면 주요 방송과 영화 콘텐트를 확보할 수 있다는 거다. 지미 아이오빈은 20 02년 아이튠즈 스토어의 음원 확보를 위해 대형 음반사들과 협상을 도왔고, 2004년 아이팟 U2 스페셜 에디션을 만들 때 U2를 설득했던 인물이다. 2003년 잡스가 유니버설 뮤직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할 때도 협상을 중재하기도 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M&A가 실리콘밸리와 LA간의 시각격차를 줄이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언급한 팀쿡 애플 CEO의 발언을 고려할 때 이번 인수는 iTV 출시에 중요한 작용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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