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호의 유쾌한 콘텐트

유튜브ㆍ페이스북ㆍ트위터는 넓은 전파가 목적이다. 만든다는 것보다 옮긴다는 개념이다. 단방향적 매체라 볼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아프리카TV와 SNS는 쌍방향적 소통을 목적으로 한다. 어떤 나라의 SNS보다 창의적이며 창조적이다.

▲ 콘텐트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어떤 나라보다 훨씬 더 창의적이다. [사진=뉴시스]
동영상 사이트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유튜브(Youtube)다. 2005년 2월 창업한 유튜브는 이듬해 10월 구글에 인수된 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 세계 최고의 동영상 사이트가 됐다. 유튜브의 성공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웹 2.0의 개념이 반영돼 있다. 이제는 고전古典이 된 웹 2.0은 2003년 오라일리 미디어(O'Reilly Media Inc.)가 개념을 정립했다. 콘텐트 생산주체를 새롭게 해석한 현대적인 개념이다. 전문가들만이 아닌 일반인도 콘텐트를 만들 수 있다는 환경을 제시했다.

웹 2.0 콘셉트 반영한 유튜브

웹 2.0에 따른 신개념의 등장은 콘텐트 창작 환경은 물론 인터넷 비즈니스 전반에 거대한 반향을 일으켰다. 동영상 분야에 유튜브, 지식정보 분야에 위키피디아(wikipidia) 등이 대표적인 웹 2.0 개념의 비즈니스들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유튜브가 탄생할 때 우리나라에도 만들어진 동영상 사이트가 있다. 2006년 인터넷 방송을 모토로 출범한 아프리카TV이다. 유튜브가 동영상이라면 아프리카의 콘셉트는 방송(broadcasting)이다. PC통신 나우콤을 모태로 한 아프리카TV는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이다.

아프리카TV 론칭 초기에는 ‘복잡한 방송을 개인이 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있었다. 하지만 8년이 지난 현재 35만명의 비디오자키(BJ)와 1일 350만명의 시청자를 거느린 거대 방송 집단으로 거듭났다. 단순 창작을 넘어 커뮤니케이션까지 하는 ‘1인 방송 미디어’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유튜브와 아프리카TV의 성장을 보면서 우리나라 콘텐트 환경, 우리나라 사람들이 콘텐트를 대하는 태도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웹 2.0에서 중요한 것은 ‘참여정신’, 그리고 ‘참여수준’이다. 유튜브의 콘텐트는 ‘만든다(make)’는 것보다 ‘옮긴다(move)’에 가까운 행동이다. 새롭게 만들어진 콘텐트도 물론 있지만 상업적으로 만들어졌거나 단순 촬영 수준이 대다수다.

반면 아프리카TV의 방송은 새롭고 독창적으로 ‘만드는’ 콘텐트다. 유튜브가 ‘전파(propagation)형’이라면 아프리카TV는 ‘공유(share)형’이다. 전파형 콘텐트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넓게 퍼진다. 접촉한 그 순간에 교감이 일어난다는 것도 특징이다. 상시적 교감 상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공유형 콘텐트는 상시교감할 수 있는 폐쇄적 성격을 갖고 있다. 이런 차이는 SNS 환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서구형 SNS인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넓은 전파가 특징이다. 트위터는 의견의 전달인 리트윗(re-tweet)으로 대표된다. 페이스북은 공감을 통한 네트워킹을 핵심으로 한다. 둘은 쌍방향적 소통보다는 단방향적 전파에 우월한 매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SNS가 훨씬 창조적

반면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고 히트를 친 SNS는 불특정 다수보다는 자신(I)이 중심이다. 친밀도가 높은 사람들과의 잦은 교감이 특징이라는 얘기다. 온라인 모임이 오프라인 모임으로까지 확산된 다음카페, 미니홈피로 대변되는 싸이월드, 나를 중심으로 모이는 1대1 또는 소수그룹 내 대화가 주된 카카오톡, 모임ㆍ단체방 중심인 밴드(band) 등. 우리의 SNS는 훨씬 더 선별적이고 집단적이다. 또한 훨씬 더 쌍방향적이며 참여자들의 동등성을 강조한다. 콘텐트의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나라는 그 어떤 나라보다 훨씬 더 창의적(originality)이다. 그리고 그 창의성은 창조성(creation)과 직결돼 있다. 발상만 창의적인 게 아니라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조성을 가지고 있다. 이를 어떻게 부각하고 살려내느냐가 우리의 몫이다.
류준호 서울과기대 연구교수 junhoy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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