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

▲ 유럽중앙은행(ECB)이 실시한 통화정책이 원ㆍ달러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사진=뉴시스]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완화정책의 추진을 결정했다. 유로존은 유동성 확대를 통한 유로화의 가치하락을 꾀하고 있다. 이는 원ㆍ달러 환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유로화의 약세가 달러화의 강세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다. ECB 통화정책이 원ㆍ달러 환율에 미칠 영향을 살펴봤다.

원ㆍ달러 환율이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심리적 지지선인 1030원이 무너진 5월 2일 이후 23거래일만에 1020원대마저 뚫렸다. 원ㆍ달러 환율은 6월 11일 1015.70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 초에 비해 35원 이상, 지난해 6월 1130원대보다는 120원 가까이 하락한 수치다. 원ㆍ달러 환율이 1020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8년 8월 이후 5년10개월 만이다. 문제는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 속도가 빠르다는데 있다. 원화의 가치상승률(원ㆍ달러 환율 하락)은 6월 9일 종가기준으로 3.7%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 17개국 통화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ㆍ달러 환율이 1000원 아래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기업의 채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미 원달러 환율은 주요 수출 업종의 손익분기점을 밑돌고 있다. 일례로 조선업의 손익분기점은 현재 환율과 100원이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이 원ㆍ달러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쏠려 있다. 유로존 역시 ‘유로화 강세’를 경계했다. 통화가치가 상승하면 경기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을 중심으로 경제회복에 나선 유로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우려도 커진다. 실제로 유로존의 5월 물가상승률은 0.5%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째 0%대로 ECB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에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이에 따라 유로존은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기업의 경쟁력과 내수소비 향상을 꾀하고 있다. 이런 유로화 약세는 원ㆍ달러 환율 하락세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ECB의 통화정책으로 달러화는 강세를 띨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환율은 상대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달러화 강세는 원화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환율 흐름 예상하기 어려워

이지형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화 강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자산이 늘고 ECB의 자산은 감소하기 때문에 나타난다”며 “ECB의 통화정책 실시와 미 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으로 하반기 달러화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반론도 있다. 환율의 흐름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미 연준의 테이퍼링으로 달러화 강세를 예상했지만 보기 좋게 빚나갔다. 이상한파의 영향으로 경기회복세가 둔화됐고 연준의 금리 조기 인상 기대감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진은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매도 심리에 강한 쏠림 현상을 생각할 때 일시적으로 1000원 밑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상수지 흑자가 기조도 유지되고 있어 원화 강세 압력은 계속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 풀린 막대한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경우 원ㆍ달러 환율의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달러화가 국내로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이 이전보다 좋아졌다”며 “외국인 투자자본의 국내 순유입 기조의 영향으로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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