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뉴트렌드 조망권

▲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해운대 아파트 전경. [사진=더스쿠프 포토]
‘조망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조망권 프리미엄이 아파트 가격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삶의 질에 대한 사람들의 고민과 쾌적한 삶을 원하는 수요가 늘어날수록 조망권의 가치가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 호수공원 조망이 가능한 경기 일산 주엽동 강선마을 19단지 ‘우성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125㎡(약 37평)는 7억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반면 공원 조망이 불가능한 다른 단지들은 5억원 가량이다.
# 대표적인 골프장 조망권 아파트인 경기 용인 보정동의 ‘죽현마을 LG자이’는 인근에서도 가장 비싸다. 골프장 조망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용면적 160㎡(약 48평)의 평균 매매가는 9억6000만원이다. 하지만 골프장 조망권이 안 되는 인근 대림2차 164㎡(약 49평)는 6억5000만원이다. 3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 대전에 거주하는 허모(43)씨는 지난해 3월 세종시 1-5생활권에 위치한 A오피스텔을 분양받았다. 허씨의 오피스텔은 세종시 청사 인근에 위치해 공무원 등 임대수요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호수공원이 인접해 있다. 이 오피스텔은 평균 53대 1, 조망권이 확보된 층수는 최고 183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현재 1000여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조망권’이 주택을 구입할 때 최고의 프리미엄으로 떠오르고 있다. 같은 단지 내에서도 조망권 여부에 따라 집값이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원까지 차이가 난다.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조망권이 좋은 단지는 대부분 경쟁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있다. 일례로 조망권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는 한강변 아파트들은 경기가 좋을 땐 1억원 이상 웃돈이 붙기도 했다. 경기침체 때문에 프리미엄이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조망권은 여전히 프리미엄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한강변 초고층아파트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조망권이 좋은 아파트의 가격이 오를 뿐만 아니라 거래도 활발하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부터 같은 아파트 단지의 같은 크기 아파트라도 조망권 등에 따라 담보대출을 달리하는 ‘주택담보대출 담보가치평가 강화방안’을 시행키로 했다. 아파트 로열층은 조망권이 있는데다 시세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땐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이번 방안으로 조망권 프리미엄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조망권 프리미엄 상한가

금감원의 새로운 방안에 따르면 아파트의 층과 방향, 주변 경관, 조망권, 일조량, 소음 등에 따라 실질 가치를 반영해 대출한다. 로열층의 매매 접근성이 용이해진 것이다. 시중은행들도 대출을 할 때 각사의 자체 기준에 따라 1층은 다른 층보다 대출을 적게 해주는 등 어느 정도 층수나 조망권을 고려하고 있다. 아파트뿐만이 아니다. 수익형 부동산에도 조망권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아파트와 같은 주거상품인 오피스텔 시장 안팎에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는 조망권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수익률 극대화에 초점이 있던 수익형 부동산은 교통ㆍ편의시설을 수월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도심지에 주로 건설됐다.

때문에 친환경ㆍ쾌적성을 누릴 수 없다는 게 단점이었다. 하지만 최근 공급되는 수익형 상품은 도심에서도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는 입지에 만들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상품가치가 높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견해다. 수익형 부동산이 ‘조망권’을 앞세워 인기를 모으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은 세종시, 서울 마곡지구, 인천 송도지구 등이다.

일명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리는 지식산업센터에도 조망권이 강조되고 있다. 공급과잉에 따른 미분양 우려가 커지면서 수요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조망권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조망권이 유독 강조되는 곳은 또 있다. ‘골프장’이다. 리베라, 기흥, 상록, 한원CC 등으로 둘러싸인 동東동탄은 특혜 논란만 없다면 골프장 조망권의 대표 신도시로 떠올랐을 것이다. 당시 정부는 골프장을 신도시에서 제외한 이유로 “녹지율을 높이고 공기를 정화하는 등 도시기능을 보완하는 기능 때문”이라고 밝혔다.

골프장 조망권 가격은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적게는 5000만원, 많게는 1억원 정도다. 예를 들면 용인 죽전 한성CC 조망권인 동아 솔레시티의 경우 주변 아파트보다 최고 1억원 정도 비싸다. 판교신도시 분양 때도 남서울CC에 붙어 있는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이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고 한다. 하지만 조망권이 좋다고 시세가 높아지는 건 아니다. 조망권은 강ㆍ하천ㆍ바다ㆍ호수ㆍ산ㆍ공원ㆍ골프장 등 크게 7가지로 나눌 수 있다. 조망권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아파트 등을 선택할 때 자신의 취향에 맞게 고르는 게 포인트다.

최근 떠오르는 ‘골프장 조망권’

강은 오래 보면 지루할 수 있지만, 산은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광이 매력적이다. 공기가 훨씬 좋고, 등산을 즐길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공원 조망권도 무시할 수 없다. 외국에서는 공원 조망권을 최고로 치는 경우가 많다. 조망권마다 단점도 있다. 최고의 조망권 가치로 인기가 높은 한강변 아파트는 차량으로 인한 소음과 먼지가 적지 않다. 따라서 저층부는 집값이 낮고 선호도가 떨어진다. 산이 가까운 경우는 여름에 모기가 들끓는다. 등산로에 인접한 단지는 등산객 때문에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바다에 인접한 아파트는 태풍이나 비바람이 잦고, 짠 바닷바람에 고생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조망권이 좋은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아파트 위치마다 전망이 다르기 때문에 현장방문은 필수다. 우월한 조망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아파트의 평면도와 배치도만으로는 잘 파악할 수 없다. 따라서 발코니ㆍ부엌ㆍ거실 등에서의 전망방향 여부와 공간 배치 조건 등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변에 대형건물 등 개발 계획이 있는지도 따져야 한다. 대형건물 등이 들어설 경우 조망권이 가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2002c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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