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길 찾아 ‘프리미엄 러시’
살 길 찾아 ‘프리미엄 러시’
  • 김미선 기자
  • 호수 98
  • 승인 2014.06.23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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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 업체는 사업재편 중

식음료 업계가 위기다. 애써 출시한 신제품은 시큰둥한 반응을 받기 일쑤고, 영업이익률은 갈수록 떨어진다. 기존 사업을 재편하거나 신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프리미엄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식음료 업체들이 늘어나는 까닭이다. 식음료 업체들의 ‘변신’이 시작됐다.

▲ 이중고를 겪고 있는 식음료 업체들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식음료 업계가 단일제품으로 ‘대박’을 터뜨리긴 쉽지 않다. 한번 인기를 얻은 제품이 장수할 보장도 없다. 라면업계의 사례는 대표적이다. 2011년 돌풍을 일으킨 하얀국물 라면은 이듬해까지 없어서 못 팔았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의 진열대는 하얀국물 라면으로 가득했다. 지금은 다르다. 시장조사업체 AC닐슨에 따르면 2012년 1월까지 하얀국물 라면 3종(나가사끼짬뽕ㆍ꼬꼬면ㆍ기스면)은 라면 매출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같은 해 8월부터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후 더 강한 매운맛으로 무장한 ‘진짜진짜 라면(농심)’ ‘남자라면(팔도)’이 인기를 끌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지금은 ‘불닭볶음면(삼양식품)’ ‘불낚볶음면(팔도)’ 등의 볶음면이 인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제품을 야심차게 개발해 내놓더라도 얼마 가지 않아 기억에서 사라지기 일쑤다. 매일유업이 2007년 론칭한 인도의 전통 음료 ‘라씨’는 소비자 반응이 미적지근하자 종적을 감췄다. 2009년 출시한 프리미엄 디저트 ‘데르뜨 푸딩’ ‘퓨어콜라겐 베리믹스(2012년)’도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롯데제과가 야심차게 내놨던 마더스핑거(2009년), 라세느(2009년)도 시중에서 찾아볼 수 없다. 삼양식품이 2012년 론칭한 돈라면은 출시 1년 만에 생산을 중단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리뉴얼한 제품이나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지만 모든 제품이 까다로운 소비자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도 “프리미엄 컵커피 ‘바리스타’처럼 대박상품을 내놓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식음료 업계의 고충은 또 있다. 신제품을 출시해도 매출이 쉽게 늘지 않는데 영업이익률까지 하락세를 타고 있다. 롯데제과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11.2%에서 지난해 6.8%로 하락했다. 오리온의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9.5%에서 6%로 3.5%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일유업과 삼양식품의 영업이익률 역시 각각 0.5%포인트 1.7%포인트 떨어졌다. 최근 기존 사업을 재편하거나 다른 사업에 뛰어드는 식음료 업체가 늘어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삼양식품은 ‘크라제버거’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도 지난해 10월 농협과 손잡고 서울 중랑구 본사 근처에 정육식당 ‘열려라참깨’ 1호점을 오픈했다. 2007년 외식시장에 진출한 매일유업은 인도레스토랑 ‘달’, 스시전문점 ‘하카타 타츠미’ 등을 정리하고 ‘폴바셋’ ‘골든버거 리퍼블릭’ ‘크리스탈제이드’ ‘더 키친 살바토레’ 등 알짜 외식사업체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외식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개편해 선택과 집중을 꾀하겠다는 거다.

프리미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식음료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이 날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인기를 끄는 상품의 상당수는 프리미엄 제품이다. 롯데제과에서 잘나가는 대표 상품은 파리풍 케이크 제품인 갸또로 연 매출은 200억원 이상이다. 롯데제과의 간판상품이라는 자일리톨은 2000년 출시돼 매년 10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자일리톨도 껌 제품만 놓고 보면 사실상 프리미엄 제품이다. 매일유업의 프리미엄 컵커피 바리스타는 성장세가 빠르기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만 7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42% 성장세를 보였다. 바리스타는 편의점 기준 1900원으로 기존 컵커피 제품인 카페라떼(1300원)보다 600원 비싸다. 최근 월매출 약 70억원을 올리며 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도 프리미엄 제품이다. 삼양식품의 스테티셀러 상품인 삼양라면 봉지면은 760원인데 불닭볶음면은 1000원이다. 식음료 업체들이 프리미엄 제품에 신경을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올 6월 롯데제과는 ‘통팥담은 찹쌀떡 파이’를 출시했는데 6개들이 제품가격이(편의점 기준) 3600원이다. 개당 가격이 600원인 셈이다. 오리온은 슈크림 케이크 ‘슈폰’을 최근 출시했다. 가격은 4개입이 2400원, 개당 가격은 역시 600원이다. 매일유업은 올 4월 ‘도마슈노 프리미엄 후르츠 체리&복숭아’를 출시했다. 180mL 한컵당 1800원으로 비싸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돌파구’

서울우유협동조합은 2014년을 ‘발효유 원년’으로 정하고 프리미엄 발효유를 내놨다. 올 2월 출시한 발효유 ‘그녀를 3번 생각한 저지방 요구르트’는 소비자 가격(310mL 용량 기준)이 1800원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최근 원유 재고량이 넘쳐나고 있는 데다 우유 소비가 주춤한 상태로 수익성이 좋지 않다”며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통해 발효유 시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오리온은 ‘닥터유’ ‘마켓오’ 프리미엄 제품에 ‘TPO(시간ㆍ장소ㆍ상황) 마케팅’이라는 새 전략을 덧붙였다. TPO마케팅은 시간(Time)ㆍ장소(Place)ㆍ상황(Occasion)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말 그대로 시간과 상황에 따라 고객의 니즈에 딱 맞는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고 알리는 마케팅 기법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최근 불황인데다 대형마트 의무휴무제 등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며 “원료 차별화와 TPO 마케팅으로 고객층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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