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철 할리스에프앤비 대표

커피전문점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르고 있다. ‘50m마다 커피전문점이요, 그 커피가 그 커피’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토종 커피전문점 브랜드 ‘할리스’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무기는 ‘손맛’ 커피다. 신상철 할리스에프앤비 대표를 만났다.

▲ 신상철 할리스에프앤비 대표는 6월 17일 대학로 커피클럽 1호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급커피의 대중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사진=지정훈 기자]
할리스커피. 외형은 화려하지 않다. 매장은 가맹점을 포함해도 455개(올해 3월 기준)에 불과하다. 100%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스타벅스 매장수(650곳)보다 훨씬 적다. 하지만 내실은 알차다. 가맹점 매출을 포함한 할리스커피의 2009년 매출은 873억원에서 지난해 1700억원으로 2배 넘게 성장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할리스에프앤비(본사) 영업이익률은 10.8%로 업계 최고였다. 같은 기간 스타벅스의 영업이익률은 6.3%, 카페베네는 4.8%였다.

한편에선 지나치게 안전경영을 추구하는게 아니냐는 평도 나온다. 공격적으로 매장확장을 꾀하기 보단 영업이익률 끌어올리기에 급급해 보여서다. 공인회계사 출신인 신상철 대표는 ‘양적성장’보다는 ‘질적성장’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그의 목표는 가맹점을 무작정 늘리는 게 아니라 ‘좋은 매장’을 만드는 거였다. 목표는 하나둘씩 이뤄지고 있다. 할리스커피는 지난해부터 테마형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경주 지역에 ‘한옥’ 콘셉트의 매장을 오픈하고 9월에는 교보문고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북카페 콘셉트의 매장도 오픈했다. 올해들어선 가로수길에 강연문화 소셜벤처 마이크임팩트와 손잡고 ‘스쿨 인 할리스’를 열었다.  핸드드립 커피전문점 ‘할리스 커피클럽’도 지난 6월 17일 오픈했다. 서울 대학로 민들레영토가 있던 자리에 1호점을 열었다. 신 대표는 “할리스 커피클럽을 통해 고급커피의 대중화를 꾀하겠다”며 “소비자들이 가까운 곳에서 원하는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 신개념 핸드드립 카페를 오픈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
“진짜 소비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커피를 마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가 무엇인지 깨달았으면 한다. 할리스 커피클럽을 통해 신맛이 조금 강한 ‘케냐 은고마노 AA’를 좋아한다는 걸 스스로 알게 되는 식이다.”

✚ 기존 핸드드립 전문 카페랑은 뭐가 다른 건가.
“내용면으로 보면 크게 다를 건 없다. 하지만 ‘장소’라는 관점에서 다르다. 보통 핸드드립 커피전문점은 거점지역이라고 할 만한 곳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높은 임대료 때문이다. 우리는 거점지역에 할리스 커피클럽을 오픈해 소비자들이 가까운 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커피를 즐길 수 있게 할 작정이다.”

 
✚ 출점 계획은 어떻게 되나.
“연내 5개의 할리스 커피클럽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서울 거점에 4곳, 지방에 1곳을 열 계획이다. 다음 점포는 강남권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매장 늘리기에 급급하지 않을 것”

할리스 커피클럽은 기존 커피전문점과 다른 점이 있다. 일단 매장 레이아웃이 독특하다. 매장에 들어서면 카운터ㆍ메뉴판이 아닌 오픈 드립바부터 보인다. 그 드립바엔 에스프레소 머신 대신 드리퍼가 일렬로 늘어서 있다. 드리퍼는 필터 안에 여과지를 깔고 분쇄된 에스프레소 가루를 넣고 끓인 물을 부어 커피를 우려내는 기구다.  핸드드립이 가능한 ‘커피’는 다섯가지인데, 가격도 저렴하다.

‘2014 썸머 블렌드(4500원)’ ‘콜롬비아 토리마 슈프리모(4500원)’ ‘케냐 은고마노 AA(4500원)’ ‘에디오피아 모모라 G1(5000원)’ ‘과테말라 엘 리모날 COE#7 (7000원)’ 등이다. 모두 우수한 품질의 제철 스페셜티 원두다. 이곳을 찾은 고객은 바리스타에게 원하는 커피향과 맛만 설명하면 된다. 그러면 바리스트가 적당한 메뉴를 추천해주고 그 자리에서 원하는 커피를 핸드드립으로 내려준다.  주문 후 커피를 받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3분(커피 내리는 시간은 2분). 기존에 핸드드립 커피를 주문하고 받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10분가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이다.

✚ 2분 안에 커피를 내린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
“드리퍼에 노하우가 있다. 여러번 테스트를 통해 가장 맛있는 커피를 빠르게 추출할 수 있는 드리퍼를 선정했다. 또 최적화된 맛을 내기 위해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한다. ‘2분이라는 시간에 내렸는데도 맛이 깊다,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될 거라고 자신한다.”

✚ 국내에서는 커피전문점이 포화상태에 달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치열한 경쟁 속 할리스만의 ‘전략’이 있다면.
“국내 커피시장은 성장세를 넘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할리스커피는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질적성장에 더 초점을 맞출 거다. 커피를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브랜드 비전, 스토리를 만들고 있다. 할리스 커피클럽도 이런 맥락에서 탄생했다고 보면 된다.”

✚ 해외 여러 국가에 진출했다. 국가별 진출 상황은 어떤가.
“지금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국가는 중국이다. 최근에는 그 반응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규모면으로 따져도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해외진출에 있어 특별한 전략이 있나.
“중국시장의 경우 능력 있는 마스터프랜차이즈를 통해 진출했다. 국내시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고스란히 전수할 작정이다. 해외시장에서의 전략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글로컬라이즈(Glocalize)’다. 각 지역에 맞는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할리스커피는 커피원산지인 남미 페루에 2011년 진출해 2개 매장을 두고 있다. 중국(2012년ㆍ9곳), 태국(2013년ㆍ2곳), 필리핀(20 11년ㆍ2곳) 등에서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11개국에 추가 진출을 준비 중에 있다. 지난해 7월 할리스커피는 국내 사모펀드 운영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에 인수됐다. IMM는 할리스커피 운영사 할리스커피에프앤비 지분 60%를 취득하고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몇가지 변화가 있었다. 로레알 코리아 마케팅 담당, 보스턴컨설팅 그룹의 컨설턴트 경력을 갖고 있는 이지은씨를 마케팅 본부 이사로 영입한 게 대표적이다.

사모펀드 인수 후 할리스커피는…

✚ 지난해 사모펀드가 인수했다. 특별한 변화가 있나.
“할리스는 16년 동안 기초를 지키며 꾸준한 성장을 해왔다. 2012년도 커피숍 중 영업이익률이 최고였다. 사모펀드 IMM도 이런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본다. 앞으로도 질적성장에 가치를 둘 작정이다.”

✚ 과거 이력을 보면 커피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인다. 커피전문점 대표가 되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나.
“삶이 즐거워졌다(웃음). 원래부터 커피를 좋아했다. 늘 좋아하는 커피를 가까이 보면서 사람들에게 커피이야기를 해줄 수 있다는 게 즐겁다.”

✚ 앞으로의 목표를 말해 달라.
“국내에서는 질적성장을 통해서 고객들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또 다른 신사업이라고 하면 해외로 진출해 국내에서 이룬 성과를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선보이는 게 목표다. 일단 이 두가지에 집중할 거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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