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사회 히든카드 ‘블루투스’

대학교 기숙사에 설치된 세탁기는 학생들의 숙소와 인터넷으로 연결돼 있다. 세탁 가능 시간과 세탁물 정보를 학생들에게 실시간 메시지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머지않아 사물인터넷(IoT) 서비스가 발달해 눈앞에 닥칠 ‘초연결사회’의 모습이다. 초연결사회를 실현할 핵심기술로 ‘블루투스’가 유력하게 꼽힌다. 무선 헤드셋에나 통할 줄 알았던 블루투스가 알고 보니 엄청난 기술이었던 것이다. 블루투스는 기존 기술과 어떻게 다를까.

▲ 초연결사회의 실마리는 블루투스가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모든 사물이 거미줄처럼 인간과 연결되는 ‘초연결사회’가 다가오고 있다. 공상과학 소설에나 나올 법한 얘기가 아니다.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14’에서는 스마트홈ㆍ스마트카ㆍ웨어러블 등 전시돼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한국정부도 이곳에서 ‘초연결 창조한국’을 모토로 한 ‘정보통신진흥ㆍ융합 활성화 기본계획(ICT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인터넷으로 사람과 사물, 데이터 등 모든 것을 연결하는 초연결사회를 이루는 근간은 ‘사물인터넷(IoT)’이다. 사물인터넷은 인터넷으로 사람과 사물, 데이터 등을 연결하는 기술이다. 이를테면 TVㆍ냉장고ㆍ세탁기 등 가전이나 길거리의 신호등ㆍ고속도로 하이패스 등을 인터넷으로 연결한다. 만물萬物을 연결하는 기술인 셈이다.
 

초연결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3가지의 전제조건을 갖춰야 한다. ‘사용성’ ‘범용성’ ‘보안성’이다. 사용성은 초연결사회로 진입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편리해야 한다. 불편한 서비스는 결국 외면당하기 때문이다. 어떠한 서비스를 사용할 때 사용자경험(UX)이 불편하거나 휴대전화 배터리가 빨리 소모된다면 그 서비스의 사용자는 결국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용하기 쉬운 기술이 살아남는 법이다.

 
보급률과 직결되는 범용성은 사용성과 함께 중요한 조건이다. 사물인터넷의 시발점인 전자태그(FRID)는 기기 가격과 보안성 등의 문제로 보급률 한계에 봉착했다. 전자태크는 바코드처럼 물류 등 산업 분야에선 활용이 가능하지만, 개인에 적용하는 것은 윤리문제와 보안성에 취약한 문제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범용성이 낮은 기술은 확산되는 데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보안성은 초연결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 조건이다.

스마트카를 예로 들어보자. 나의 스마트카를 낯선 사람이 해킹해 운전하다가 사고가 발생했다면 사람들은 스마트카를 이용할 수 있을까. 대부분 망설일 것이다. 모바일시대의 초연결사회는 모바일에 적용돼야 의미가 있다. 관건은 모바일에 적용될 때 앞에서 언급한 3가지 전제조건을 갖춰야 한다는 거다. 현재 이를 충족하는 기술은 두가지다. NFC와 블루투스다. NFC는 단말기 간의 거리가 10㎝ 이내면 무선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비非접촉식 통신기술이다. RFID보다 보안성과 개인성이 우수하다. RFID는 칩을 갖고 있기만 해도 보안을 통과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에 탑재돼 공급되는 NFC는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지문인식 등 별도의 보안 절차를 거쳐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NFC보다 장점이 많은 기술이 있다. 블루투스다. 블루투스는 NFC와 RFID의 장점을 각각 갖고 있다. NFC처럼 보안절차를 추가할 수 있고, RFID처럼 접촉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블루투스가 가장 주목받는 기술로 꼽히는 이유다.

초연결사회의 3가지 전제조건

블루투스는 혁신적인 두가지 연결 방식을 갖고 있다. 블루투스 기술주관 국제 표준단체인 블루투스 SIG(Special Interest Group)의 BLE(Bluetooth Low Energy)와 국내 벤처기업 이케이웍스가 개발한 ADS(Active Detecting System) 방식이다. 국내 벤처기업의 기술이 국제표준단체의 기술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핵심기술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BLE는 애플ㆍ퀄컴ㆍ페이팔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데, 이를 구현한 기기가 ‘비콘(Bea con)’이다. BLE는 낮은 대역폭을 필요로 하는 헬스케어 기기나 홈오토메이션 기기, 메시지 브로드캐스팅에 적합하다. 이를 활용해 광고ㆍ결제 등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콘의 장점은 실내위치를 지원해 실내공간의 연결성을 향상시킨다는 거다.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에 비해 배터리 소모량이 낮다는 점도 강점이다.

 
하지만 사용성과 보안성은 BLE가 극복해야 할 문제점이다. BLE는 하나의 비콘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에 기존 전단기가 모바일로 형태만 달리한 것에 불과하다. 문제는 BLE는 개인화 혹은 양방향에 맞춰 마케팅을 전개할 수 없다는 거다. 보안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공개된 신호를 모두에게 전송하기 때문의 위조의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보자. 누군가 극장 입구에 있는 에어플레인 모드(휴대전화를 끄지 않고도 비행기에 영향 주는 모든 기능을 한번에 오프하는 기능)의 비콘을 복제해 휴대전화로 시뮬레이션을 가동한다면 주위에 있는 사람 중 이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한 휴대전화는 위조 비콘에 의해 조종될 가능성이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에어플레인 모드가 작동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에어플레인 모드가 아니라 결제 모드를 복제한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배터리 소모를 유발하는 반복성도 BLE의 문제다. 비콘은 휴대전화가 비콘을 탐색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는 수만개의 비콘이 설치됐을 경우 사용자의 휴대전화가 수만개의 비콘 중 더미(dummy) 비콘과 필요한 비콘을 일일이 판별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경우 휴대전화 배터리는 사용자가 모르는 사이에 급격하게 소모된다.

반면 국내 벤처기업 이케이웍스의 ADS는 비콘과 반대의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 휴대전화가 비콘을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디텍터가 휴대전화를 탐색하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휴대전화의 블루투스 디바이스(BD) 주소를 서버에 저장하고, 디텍터 기기가 휴대전화를 계속 탐색한다. 이케이웍스는 2011년 스마트폰 센싱 기술인 ADS를 개발했다. 올해 원천기술의 특허 등록을 완료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디텍터 기기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ADS 방식을 차용한 디텍터는 서버에 자신의 정보나 자신이 검출한 스마트폰 혹은 웨어러블 기기의 BD 어드레스를 지속적으로 발신한다. 그러면 서버는 이것이 어떤 사람의 기기인지 판단한다. 이런 정보를 통해 성별과 연령 등 등록된 정보를 해석할 수 있다. 비콘과 달리 하나의 디텍터가 모든 사람에게 각기 다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 개인화ㆍ양방향 마케팅이 가능하다.

더욱이 ADS는 현장성을 증명할 수 있는데다 서버를 통해 보안을 제공하기 때문에 고도의 보안성을 유지한다. 모바일 월렛과 결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케이웍스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대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센싱 기술을 탑재한 3P ONS(Offline Networking Service) 스테이하이의 개발을 완료했고, 출시를 앞두고 있다.

초연결사회 실마리는 ‘블루투스’

초연결사회의 실마리는 블루투스가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블루투스는 NFC보다 편리하면서도 보안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RFID처럼 비접촉 연결성을 가졌고, 사용자의 조작 없이도 NFC 등 보조수단의 유발장치(트리거)가 될 수 있다. 배터리 소모가 NFC나 GPS, 와이파이에 비해 높지 않다는 것도 장점이다. 초연결 보안성을 실현하는 조건 중 하나는 ‘사용자가 현장에 있는지’를 검증할 때 GPS보다 높은 정밀성을 가졌는지, 실내에서 사용하기에 문제가 없는지 여부다. 이런 점을 감안해 블루투스를 통해 초연결사회를 실현한다면 장애물 대부분이 사라질 것이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블루투스 기술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적용 사례가 나오는 실정이다. 올해에는 국내에서도 상용화된 서비스들이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가 초연결사회의 원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신동민 이케이웍스 대표 kizz@ekaywork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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