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편리함의 무덤’에 갇히다
인간, ‘편리함의 무덤’에 갇히다
  • 김권영 이케이웍스 이사
  • 호수 100
  • 승인 2014.07.09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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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사회의 무서운 자화상

초연결사회는 모든 걸 편리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림자도 있다. 무엇보다 초연결사회의 수혜를 입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나뉠 것이다. 기계에 자리를 뺏긴 인간은 소외될 수 있고, 정보를 조작하는 해커는 더 날뛸 게 뻔하다. 하지만 이런 문제점 때문에 초연결사회로의 진입을 늦춰선 안 된다.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하는 몫은 우리에게 있다.

▲ 스마트 시대가 진화할수록 인간은 소외될 수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빛에는 그림자가 따르게 마련이다. 밝은 미래로 보이는 초연결사회에도 문제점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불평등’이다. 이용하는 기기와 서비스가 사람의 생산성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정보 양극화와 마찬가지다. 정신적인 부분은 물론 육체적인 부분까지 ‘상황인지’의 서포트를 받으면 그만큼 다른 부분에 쏟을 여력이 많아진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간의 생산성은 차이가 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건강을 관리하는 기기의 조작이 자동화돼 체중ㆍ혈압 등의 데이터를 쉽게 제공받을 수 있다고 치자. 해당 기기를 가진 사용자는 병원을 자주 찾지 않아도 보다 체계적인 건강관리가 가능하다. 질병 징후 또한 빨리 발견할 수 있다. 이외의 많은 서비스를 통해 서비스 사용자는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많은 가치탐색의 시간을 가질 것이다. 이를테면 구매력의 차이가 초연결사회에선 더 크게 증폭될 것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또 있다. 초연결사회의 인간은 인간소외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인간이 만든 기술들은 때론 인간을 소외시켜 인간을 삶의 본질로부터 떨어뜨리기도 한다. ‘상황인지’라는 편리함의 이면에 기술의존적인 인간이 생겨나고, 기술과 인간의 관계가 불평등해질 수 있는 것이다. 소비자는 인간이며 모두 사생활을 갖고 있다. 하지만 방대한 영역에서 초연결사회의 간섭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편리함을 누리기 위해 감수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 생길 것이다. 신용카드 정보 유출을 겪으면서도 신용카드를 쓸 수밖에 없는 것처럼 말이다.

▲ 세계 각국이 ICT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올 5월‘ICT발전 대토론회’에서 기조발표를 하고 있는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의 모습.[사진=뉴시스]
이런 문제점들로 보안산업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자조적인 입장도 있다. 정보 유출을 경험한 사람들이 ‘정보는 어차피 털리게 마련’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그렇다. 마켓 플레이어들은 이 틈새를 이용하여 거래를 시도할 것이다. 앞으로 보안을 강화하겠다는 등의 설득을 하는 것이 아니라 편리함만을 강조해 거래를 시도할 것이라는 얘기다.

개인화가 불가능해 동일한 메시지를 모두에게 전송하는 비콘의 보급이 확대되면, 거리는 스팸 정보로 넘쳐날 것이다. 소비자들이 필터링을 해도 마켓 플레이어들은 그를 피해 메시지를 발송하는 노하우를 구사할 것이며, 결국 이 기술들과 소비자는 거리에서 직접적으로 투쟁할 것이다. 해커의 활동범위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모든 것이 연결돼 있으니 해커가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해커가 냉장고의 음식을 상하게 한다거나, 영업장의 청소기를 고장낼 수도 있다. 결제와 보안 역시 해킹에 의해 여러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편리함과 사생활 침해의 ‘공존’

현재의 결제시스템은 본인 인증을 거치면 이후부터는 처음 인증과정에서 설정한 비밀번호만으로도 거래가 가능하다. 본인 인증 방법은 대표적으로 카드번호와 CVC값을 입력하는 ‘실물카드’ 방법, ‘공인인증서’ 방법, ‘스마트아이디’ 등이 있다. 최근 문제가 된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는 공인인증서나 실물카드 방법 중 하나를 택해 본인 인증이 가능했다. 그 때문에 스미싱을 통해 공인인증서가 유출되고 실물카드가 없어도 내 카드처럼 도용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문제점이 부정적 결과만 양산할 거라는 얘기는 아니다. 동전에 양면이 있듯 우리는 초연결사회의 비전을 이야기할 수 있다.

 
결제의 현장성을 담보하는 NFC와 블루투스 ADS는 스펙과 프레임워크 상 비콘에서 일어나는 보안의 문제를 대부분 해결하며 지금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결제시스템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언급한 것처럼 체중ㆍ혈압 등을 분석해 제공하면 사람들은 의료기관을 보다 현명하게 이용할 것이다. 예방적 의료 서비스에 더욱 가까워지고, 의료 서비스는 반드시 필요한 곳에 집중될 공산도 있다. 그렇다면 의료 불평등 역시 해소될 수 있다.

정부 역시 사물인터넷 시대에 맞춘 정책을 펼쳐 가고 있다. 대한민국 전체를 시험무대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가려는 정책적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 역시 이런 추세를 따라 지능형 도시와 지능형 관광사업에 90조원가량의 예산을 투입하려 하고 있다. 한국도 IT 강국으로서 관련 투자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한국은 지난 30여년간 아타리 게임기, 닌텐도 게임기, 애플 컴퓨터 등을 일찍이 접한 40대 초반의 디지털 키즈들이 사회의 주요한 세력으로 등장했다. 이미 선전하고 있는 제조업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글로벌 스케일의 서비스를 제공할 때가 온 것이다.

한국인은 편리함을 남보다 빠르게 생활에 도입하려는 경쟁 심리를 갖고 있고, 이로 인해 얼리어답터(early adopter)의 기질을 가졌다. 초연결사회는 그 부작용이 상쇄된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이런 생태계는 한국인의 체질에 맞다. 기업의 투자와 증시의 움직임을 보아도 스마트폰의 도입보다 더 큰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기회를 잘 이용할 때, 한국이 세계 속에서 IT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초연결사회가 사생활을 박탈하고 스팸이 범람하는 우울한 미래가 될지, 아니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과 가치를 창조하는 비전이 될지는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초연결사회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하는 몫은 우리에게 있다.
김권영 이케이웍스 이사 sourlrider94@ekaywork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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