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왈종의 판화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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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제주의 풍정風情에 매료돼 서귀포에 눌러앉았다. 그곳에서 그림을 그리며 ‘인간에게 행복과 불행한 삶은 어디서 오는가’를 고찰했다. 숱한 생각과 고민이 머리를 괴롭혔다. ‘세상에 태어나서 잠시 머물다 덧없이 지나가는 나그네가 인간이다’ ‘참으로 험난하고 고달픈 것이 인생이다’ ‘슬픔과 기쁨, 행복과 불행 모두가 마음에서 비롯됨을 누구나 알지만 그 마음을 비우는 것은 결코 쉽다’ 등등.

그러던 중 ‘세상 만물은 모두 평등하다’는 중도中道의 철학을 익혔다. 1945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중앙대 회화과(1970년), 건국대 교육대학원(1988년)을 졸업한 이왈종 화백은 한국미술 작가상, 국전 문화공보부 장관상 월전미술상(대장에서 체크) 등을 수상한 미술계 거장이다. 이 화백이 말하는 ‘중도’는 꿈과 현실이 조화로운 이상적인 세계다.

자연의 원색적인 아름다움을 배경으로 회화와 입체를 아우르는 작가의 조형세계는 ‘제주생활의 중도’를 풍요롭게 선사한다. 그의 말처럼…. “행복과 불행, 자유와 구속, 사랑과 고통, 외로움을 꽃, 새, 물고기, TV, 자동차, 동백꽃, 노루, 골프 등으로 표현하며 나는 오늘도 그림 속으로 빠지고 싶다(작가노트 중).”

이런 이 화백의 특별한 판화전시회가 올 8월 10일까지 제주에 있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스페이스 닷원’에서 열린다. 전시회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라는 작가의 철학을 담은 ‘제주생활의 중도 시리즈’로 구성돼 있다. 그의 작품에는 작가 특유의 해학과 더불어 따뜻한 색채를 입힌 제주도의 자연풍광이 담겨 있다. 다양한 재료와 실험적 형식으로 전통회화에 현대적 감각을 입힌 것도 특징이다. 이 화백은 전시회의 판매수익금 전액을 북한 어린이를 돕는 데 사용한다. 그는 2012년부터 유니세프 기금모금을 위한 판화전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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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왈종 화백은…

▲ 이왈종 화백.
국내 미술계 거장인 이왈종 화백의 첫 개인전은 1985년 서울 종로구 견지동에 위치한 동산방화랑에서 열렸다. 데뷔전을 치른 그는 1년 만에 호암미술관에서 열린 한국화 100년전에 초대받았다. 이를 시작으로 현대미술 초대전(1987), 현대한국회화전(1988), 베이징北京국제수묵화전(1989)에 참가했다. 1990년부터 1994년까지 서울미술대전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매해 작품을 선보였다. 1993년 서울에서 개최된 한중 미술협회 교류전에 그림을 선보인 후로도 이 화백은 왕성하게 활동했다. 서울국제현대미술제(1994), 실크로드 미술기행Ⅲ전(1995), 남북평화미술전(1996), 한국미술의 앤타시스전(1997)에 참여했다.

매해 작품을 선보인 그는 1999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세계한민족작가 100인전에 초청됐다. 2000년대 들어선 개인전을 주로 열었다. 서울ㆍ일본ㆍ뉴욕ㆍ중국에서 그림을 선보였다. 그의 작품이 하늘을 난 것이다. 이 화백은 그룹 전시전도 적극 참가했다. 2002년 한국에서 미학찾기를 시작으로 2003년엔 역사와 의식, 독도진경 판화전을 개최했다. 흥미로운 전시에도 참여했다. 골프이야기전(2004) 굿모닝 백남준전(2007), 아름다운 세상을 부탁해(2009), 한국의 판타지-한국화의 감각적 재해석(2010)이다. 지난해엔 제주와 서울에서 각각 house & home: 나를 찾다와 오토픽션-한국화의 유혹과 저항 등을 전시했다.
손구혜 문화전문기자 guhs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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