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왕섭의 Brand Speech

▲ 브랜드 전략을 수행할 때는 끝까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좋은 브랜드를 잘 만들어 놓고도 시장에 내보낼 때 엉뚱한 이름으로 잘못 표기돼 나간다면 어떻게 될까. 자칫하면 제품을 전량 회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때에 따라서는 상표권 분쟁이 생길 수도 있다. 기업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브랜드 전략을 실행에 옮길 때 꼼꼼해야 하는 이유다.

세상을 살다보면 조그만 실수가 큰 화를 부르는 일이 많다. 일이 벌어진 이후에 후회를 해 본들 때는 이미 늦다. 문제는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작은 실수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러분은 살아가면서 혹시 작은 실수가 큰 문제로 번진 적이 있는가. 개인사에서도 사소한 실수가 치명적 위기를 부를 수 있지만, 기업에도 작은 실수가 기업을 존폐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이 법칙은 1931년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Herbert William Heinrich)가 펴낸 「산업재해 예방, 과학적 접근」이라는 책에서 소개됐다. 미국 트래블러스 보험사에 근무했던 하인리히는 업무 성격상 수많은 산업재해를 분석한 자료를 접하면서 하나의 통계적 법칙을 발견했다. 산업재해가 발생해 중상자가 1명이 나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이었다는 거였다. 때문에 이 법칙을 ‘1대 29대 300법칙’이라고도 부른다. 큰 사고는 우연히 혹은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게 아니라 경미한 경고성 사고들이 반복된 후 발생한다는 걸 실증적으로 밝힌 거다.

브랜드에도 이 법칙이 적용된다. 브랜드를 개발해 출시하거나 광고 등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할 때 발생하는 사소한 실수가 유무형의 손해를 부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브랜드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그 업무를 관성적으로 처리하고, 충분한 주의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사소한 부분을 놓치게 된다. 그 사소한 부분은 브랜드에 치명적인 손해를 입힐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브랜드 개발이나 출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등 브랜드 관련 업무를 수행할 때엔 조그만 것까지 꼼꼼하게 챙겨봐야 한다.

 
실제로 필자가 실무를 하면서 이런 일을 겪은 적도 있다. 디자인을 리뉴얼하는 과정에서 일이 벌어졌다.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을 공장에서 생산하기 위해서는 리뉴얼된 디자인 파일을 확정해 생산부서에 넘겨줘야 한다. 그래서 부서장은 리뉴얼 디자인에 삽입돼 있는 문구나 바코드 등에 문제가 없는지 최종적으로 검토하라고 담당자에게 지시했다. 담당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부서장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부서장이 디자인 파일을 재차 확인하는 과정에서 몇가지 문제가 발견됐다. 대표적으로 ‘cabon filter’로 적혀 있어야 할 문구가 ‘carborn filter’로 잘못 표기돼 있었다. ‘탄소 필터’가 ‘차가 탄생시킨 필터’로 둔갑하는 순간이었다.

브랜드 메시지가 고객에게 잘못 전달될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 또 다른 문제는 디자인 파일에 있는 바코드가 리뉴얼되는 브랜드와 전혀 상관없는 바코드였다는 거였다. 만약 이 바코드대로 인쇄됐다면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수도 있었다. 이 바코드로는 판매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통업체로 배송된 제품들은 전량 회수해야 하고, 그로 인해 기업은 유ㆍ무형의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다행히 문제를 사전에 발견해 조치했기 때문에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방지할 수 있었다. 브랜드
 
관련 업무를 수행할 때, 사소한 실수가 큰 문제를 불러오는 경우는 제품ㆍ이름ㆍ디자인 등 브랜드 구성요소와 연관된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업무에서 주로 발생한다. 브랜드 전략보다는 그 전략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거다. 때문에 이런 업무를 수행할 때는 꼼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임왕섭 브랜드 컨설턴트 kingp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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