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Orfeo ed Euridice

▲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만든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의 한 장면.[사진=뉴시스]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Orfeo ed Euridice)는 ‘바로크 오페라’다. 그리스 신화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크리스토프 빌리발트 글루크가 작곡한 3막의 오페라로, 대본은 라니에리 데 칼자비지가 썼다. 오페라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하지만 우여곡절도 많았다. 빈에서 열린 초연에선 거세 가수, 다시 말해 ‘카스트라토’들이 역을 맡아 공연했다. 반면 프랑스에선 남성 역할의 거세가수들이 청중들로부터 사랑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프랑스 파리에서는 테너가 오르페오 역할을 맡았다.

[1막] 월계수 나무가 우거진 숲속. 오르페오(Orfeo)의 신부 에우리디체(Euridice) 무덤 앞에서 목동들과 요정들이 에우리디체의 죽음을 슬퍼하며 울고 있다. 혼자 남은 오르페오는 자신의 고통을 달래기 위해 모두를 돌려보낸다. 더 이상 사랑하는 신부 없이는 살 수 없다고 흐느끼던 그는 에우리디체가 있는 지옥으로 가겠다고 다짐한다. 바로 그때, ‘결혼의 신’ 조베(Giove)의 메신저인 ‘사랑의 신’ 아모레(Amore)가 절망한 그의 앞에 나타난다.

“신들이 당신의 고통을 가엽게 여기고 있습니다. 죽은 자들이 있는 영혼의 세계로 가는 걸 허락합니다.” 하지만 조건이 있었다. 만약 그녀와 함께 지옥을 빠져나온다면 절대 뒤돌아봐선 안 된다는 거였다. 또한 비밀 얘기는 할 수 없으며, 약속을 어기면 신부를 영원히 잃게 된다고 경고했다. 오르페오는 매우 기쁜 나머지 그대로 따르겠다며 여행을 떠난다.

[2막] 호수가 저편의 깊고 음산한 곳. 춤을 추고 있던 죽은 영혼들과 복수의 여신들은 오르페오가 나타나자 들어오지 못하게 방해를 시작한다. 하지만 오르페오가 부르는 부드러운 노래소리에 혼을 빼앗긴 이들은 그가 지옥으로 들어가는 것을 허락한다. 오르페오는 ‘축복의 땅’ 에류시온(그리스 로마신화에 따르면 신에게 사랑받은 인간들이 사후에 거주하는 평온하고 꽃이 만발한 축복의 땅)으로 들어간다. 그가 사랑하는 에우리디체를 만나게 된 오르페오.  약속대로 그녀의 손을 잡고 급하게 에류시온을 빠져나온다. 뒤돌아보지 않은 채 말이다.

[3막] 두 사람은 경사가 심한 미로를 함께 헤치며 지옥을 빠져나간다. 에우리디체는 남편의 이상한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질문을 한다. “죽은 영혼들의 세계에 어떻게 오게 됐어요? 왜 나를 쳐다보지 않나요?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건가요?” 대답 없는 그에게 지친 에우리디체는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고 말한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한 오르페오가 그녀를 바라보는 순간 에우리디체는 죽고 만다.

그녀를 껴안고 한없이 절규하며 함께 죽으려던 오르페오. 그 순간 ‘사랑의 신’ 아모레가 나타나 “신들이 오르페오의 사랑에 감동해 에우리디체를 다시 돌려줄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아모레 신전 앞에서 모인 영웅들과 헤로인, 요정들은 두 사람의 귀환과 사랑을 축복한다. 
김현정 체칠리아 sny4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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