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둠’이 분석한 하반기 경제

2014년의 나머지 절반이 시작됐다. 많은 경제전문가는 하반기 글로벌 경제의 회복을 점치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 경제정책의 문제점을 꼬집으며 비관적 전망을 내놓는 닥터 둠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누구의 전망이 맞을까. 더스쿠프가 비관론적 입장에서 한국경제의 민낯을 들여다봤다.

하반기 선진국 경기 회복에 힘 입어 글로벌 경제도 회복세를 띨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하반기 선진국 경기 회복에 힘 입어 글로벌 경제도 회복세를 띨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두가지다. 회복과 성장을 예상하는 긍정적인 시각과 악화되고 침체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전 세계는 경기회복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사용했다. 가장 먼저 미국이 무제한 양적완화를 통해 경기부양에 나섰다.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일본도 아베정권 등장 이후 양적완화정책을 폈다.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부진의 늪에 빠진 유로존도 최근 경기부양 통화정책을 쓰고 있다. 경기부양책의 효과는 각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가장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미국경제는 2009년 6월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60개월의 경기확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2009년 10%까지 상승했던 실업률은 지난 6월 6.1%까지 떨어졌다. 양적완화정책의 영향으로 주가와 부동산 등 자산가격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다우존스지수는 지난 3일 1만7068.26포인트를 기록, 출범 118년만에 1만7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1만6000포인트를 넘어선 지 7개월만이다. 수출부진과 이상한파의 영향으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마이너스 2.9%를 기록했지만 민간소비가 강세를 띠면서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다. 기업의 투자활동도 증가세다.

올해 상반기 이뤄진 미국기업의 인수ㆍ합병(M&A)규모는 7440억 달러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시장은 올해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M&A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만큼 경기를 바라보는 전망이 낙관적이라는 얘기다.

 

오랜 침체를 겪은 유로존의 경기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역시 오랜 ‘디플레이션’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하반기 글로벌 경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늘어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은 기업의 생산활동와 투자확대의 영향으로 고용이 늘어나고 소득은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민간소비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유로존의 회복세도 기대대된다.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의 기대감이 현실화되면서 시장에 봄바람이 불 거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경제를 바라보는 두가지 시각

특히 하반기 예상되는 ECB의 양적완화 정책이 소비증가와 기업투자 환경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의견도 많다. 투자ㆍ소비ㆍ수출 등 경제 전반에서 하락세를 겪고 있는 중국경제도 하반기에는 개선될 전망이다. 경기회복을 위한 ‘미니 부양책’, 도시화 계획를 비롯한 인프라 건설정책이 힘을 보탤 것이다.

물론 보수적인 전망도 있다. 비관론적인 전망으로 ‘닥터 둠’이라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의 영향으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1%가 아닌 2%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경제가 둔화 상태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글로벌 경제 회복이 더딜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중국의 GDP 성장률이 올해 7% 수준에서 내년 6.5%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과 개혁이 실패하면 경제성장률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경제를 첫째 변수로 본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금리인상 시기가 우려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리가 지나치게 빨리 인상되면 디플레이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반대로 늦게 올리면 시장에 거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다. 아시아 민족주의도 세계경제 흐름에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사태ㆍ이라크 내전 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 열도 문제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연준의 양적완화정책 자체가 경기회복이 아닌 침체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피터 쉬프 유로퍼시픽캐피털 최고경영자는 “연준이 한 일은 버블을 다시 양산한 것으로 자산가격 팽창으로 발생한 일시적인 ‘부의 효과’는 일부 사람에게 수혜를 줬다”며 “미국인 대다수는 삶의 질 저하와 생활비 상승 등 양적완화의 부정적인 영향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낙관적 전망이 버블 키울 수도

2014년 하반기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긍정적인 관점과 비관론적인 관점이 혼재돼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회복세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많다.

기업의 이익은 늘어나고 있지만 가계의 소비여력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빚을 내 집을 사고 빚을 내 생활하는 가정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경제 회복이라는 명목아래 경제민주화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경기침체로 인한 소득불균형은 더욱 심화됐고, 취업난은 세대 갈등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처럼 똑같은 경제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은 두가지다. 두 시각 모두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 긍정적인 시각은 경제 회복에 도움을 줄 공산이 크다. 실물경제 만큼 중요한 것이 심리경제라서다. 경제상황이 개선될 거라는 긍정적인 전망은 소비심리 회복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는 기업의 생산성 증가→수익 증가→투자증가→고용증가→소비증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경기회복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부작용도 있다. 경기회복 낙관론은 투기심리를 부추길 수 있다.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유동성 공급과 자산가격의 과도한 상승은 거품을 만들어낼 공산도 크다. 문제는 거품이 붕괴되면 경제는 헤어나기 힘든 침체의 늪에 빠진다는 것이다.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20년이 넘는 침체를 겪은 일본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비관론 역시 부정적인 면이 있다. 경제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보면 소비와 투자가 위축돼 ‘선순환 구조’가 깨질 수 있다. 그럼에도 경제는 ‘민낯’을 보는 게 중요하다. 민낯을 봐야 문제점이 보이고,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어서다. 민낯이 아닌 신기루만 쫓는다면 거품이 양산돼 경제의 펀더멘털이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경제의 민낯, 우리는 그걸 봐야 할 때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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