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은 아직도 ‘블루오션’

커피전문점 시장에 ‘저가풍風’이 일고 있다. 커피가격 상승세에 일격을 가하는 바람이다. 주인공은 위메이크프라이스와 더본코리아다. 두 업체는 저렴한 커피값을 앞세워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그러나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 단독브랜드 커피전문점의 힘이 더 약해질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 외식프랜차이즈 업체 더본코리아가 빽다방으로 저가커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저가커피’로 승부를 건 이디야. 2013년 말 1000호점을 오픈한 이디야의 지난해 매출은 785억원, 영업이익은 78억원이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10%를 넘기며 ‘알짜경영’에도 성공했다. 특히 성장률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매출증가율은 전년 대비 87.4%, 영업이익 증가율은 2배에 달한다. 카페베네 등 대형 커피전문점의 실적이 뒷걸음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적표다.

카페베네의 지난해 매출은 1762억원으로, 전년비 16.4% 감소했다. 이 때문인지 이디야와 비슷한 저가 커피전문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커피가격의 오름세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전략도 숨어 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7월 16일 일부 음료가격을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아메리카노는 기존(3900원)보다 200원 올라 4100원(톨사이즈 기준)에 판매되고 있다. 

커피전문점 시장에 ‘저가 바람’을 일으키는 주인공은 더본코리아와 위메이크프라이스다. ‘홍콩반점 0410’ ‘새마을식당’ ‘본가’ 등의 외식 프랜차이즈를 운영 중인 더본코리아가 저가 커피로 승부수를 걸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사장의 캐릭터를 내세운 ‘빽다방(Paik’s coffee)’이다.  논현동 본점을 시작으로 남영동ㆍ가산동에 둥지를 틀며 7개(7월초 기준)까지 매장수를 늘렸다. 위메프도 커피전문점 시장에 뛰어들었다.

강남 삼성역 근처 위메프 본사 사옥 1층에 있는 사내 커피전문점인 W카페를 오픈하고 있다. 강남을 비롯해 남영동ㆍ영등포 등 지역에 직영매장을 오픈했다. 점포수(6월말 기준)는 7개다. 빽다방의 아메리카노(앗!메리카노ㆍ이하 아이스 기준) 가격은 2000원, W카페는 1900원이다. 빽다방 아메리카노 용량은 스타벅스 벤티 사이즈보다 많다. 7월 16일 기준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톨사이즈 기준) 가격은 4100원, 카페베네 아메리카노는 3800원이다.

더본코리아와 위메프의 플랜은 시장에서 가능성을 확인 후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거다. 위메프는 올해 말까지 직영매장 위주로 20개까지 점포수를 늘릴 계획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가맹사업을 통한 점포 확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세부적인 전략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가맹사업을 확장할 지는 상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피전문점 업계의 한 전문가는 “원두커피가 음료처럼 자리 잡으면서 하루에 2~3잔씩 커피를 사마시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저가 커피전문점이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 프랜차이즈 경험이 풍부한 더본코리아나 자본력이 튼튼한 위메프가 각각의 장점을 잘 살리면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개인 커피전문점들이 대형 프랜차이즈 전문점들에 밀려 경쟁력을 잃고 있다”며 “이들까지 시장에 뛰어들면 결국 기업형 커피전문점밖에 남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 단독브랜드 커피전문점은 힘을 더 잃을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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