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인의 보험 Friendly

▲ 변액연금보험은 장기투자를 통해 노후에 안정적인 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사진=뉴시스]
당신은 변액연금에 투자했는가. 혹시 현재 수익률이 신통치 않다고 실망하고 있진 않은가. 곰곰이 생각해보자. 왜 변액연금에 투자했는지를 말이다. 아마도 노후를 보장받기 위해 투자를 했을 게다. 당장의 수익률에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변액연금은 펀드로 봐선 곤란하다.

몇년 전 한국판 컨슈머리포트가 나온 적이 있다. ‘대부분의 변액연금이 시중금리보다 못한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보고서의 파장은 상당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 침체로 보험사 변액상품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기 때문에 고객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변액상품을 향한 불신은 시장에 곧바로 반영됐다. 지금도 재무상담이나 은퇴컨설팅을 하다 보면 고객들이 변액상품에 심한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다. 변액상품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변액상품에 가입한 목적을 생각해보자. 그게 연금이었는지, 목돈 마련이었는지, 10년 이상의 장기플랜이 아니었는지를 말이다.

말 많고 탈 많은 변액상품, 도대체 무엇인지 알고 가자. 변액(variable)이란 말 그대로 금액이 변한다는 거다. 미래에 수령할 보험금 액수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매월 내는 보험료의 일정 금액이 그 상품을 구성하는 다양한 펀드에 투자되고, 수익에 따라 보험금이 변한다. 한마디로 펀드투자를 통해 추가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변액상품은 크게 변액종신보험, 변액적립보험, 변액연금보험 세가지 유형이 있다.

먼저 변액종신은 종신보험에 변액 기능을 더한 것이다. 좀 더 자세한 얘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일단 사망ㆍ질병ㆍ수술의 보장이 핵심이라는 것만 기억하자. 다음으로 변액적립이다. 흔히 변액유니버셜(VUL)이라 불리며, 이 상품은 목돈 마련이 목적이다. 변액종신이나 변액연금에 비해 공격적인 펀드 구성이 가능하다. 특히 어린이 변액유니버셜은 예전의 교육보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 투자수익률이나 비과세 측면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상품이다. 참고로 대부분의 보험회사에서 이 상품의 수익률은 상위권이다.

마지막으로 변액상품 계약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변액연금이다. 매월 납입한 보험료를 투자해서 일정시점이 되면(보통 60세나 66세) 연금으로 수령하는 것이다. 컨슈머리포트에서 문제가 됐던 건 변액연금의 수익률이 공시이율보다 못하다는 거였다. 여기서 수익률 산출방법이나 기간산정의 오류 문제는 논외다. 더 중요한 건 연금보험의 목적이 무엇인지 기본 전제를 다시 확인한다면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변액연금을 완전히 잘못된 상품이라고 지적할 수 있겠냐는 거다. 

변액연금의 목적은 노후 연금

변액연금의 가입 목적은 연금수령이다. 대부분의 연금보험은 연금 수령을 위해서 납입기간과 거치기간을 합쳐 13~15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변액연금은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상품이라는 얘기다. 때문에 펀드의 구성도 안정지향적이다. 시장의 상승기에는 일반 펀드보다 다소 상승률이 낮다. 그러나 수익률 하락기나 2008년과 같은 폭락기에는 상대적으로 손실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물론 현재의 수익률이 다소 실망스러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보다 변액연금을 목돈 마련으로 생각하고 가입한 것은 아닌지, 일반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펀드처럼 생각한 것은 아닌지 먼저 생각해 볼 일이다. 왜 변액연금에 가입했는지를 되새겨 보자. 가장 큰 목적은 노후준비를 위한 연금수령이었을 거다. 때문에 짧게는 10년, 길게는 20~30년을 바라보고 매월 보험료를 납입했다. 그리고 지난 반세기 변액연금의 수익률은 단기적인 등락은 있었을지언정 장기적으로 보면 꾸준히 상승해왔다. 투자에서 장기투자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칼럼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의 노후는 누구도 책임져 주지 않는다. 이미 국가도 손을 뗐다. 변액연금은 우리가 스스로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투자한 상품이다. 목돈을 만들거나 재테크를 위한 도구가 아니기 때문에 단기적인 성과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변액상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목적을 명확하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변액연금과 관련한 몇 가지 팁을 드린다면 다음과 같다. 변액연금도 펀드처럼 운용전략을 짜야 한다. 해당 상품이 투자하는 다양한 펀드들을 어떻게 조합하고 변경할지 담당자와 잘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익률의 차이도 여기서 나온다. 또 투자 펀드를 선택할 때는 어떤 운용사들이 어떤 펀드를 운용하는지 잘 보고 선택해야 한다. 늘 해당 펀드분야에 강한 운용사가 있게 마련이다. 끝으로 펀드변경ㆍ추가납입 등을 잘 활용하면 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할 수 있다. 주식형 혹은 채권형 펀드의 변경을 통해 가능하다. 더구나 추가납입은 비용으로 나가는 사업비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말하자면 변액연금도 펀드 투자처럼 수시로 들여다보면서 점검하고, 전략을 재설정해야 100% 활용할 수 있다는 거다. 
곽상인 ING생명 재무컨설턴트 marx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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