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 설탕, 소금, 기름, 조미료, 밀가루에 우리 입맛이 길들여져 있다.[사진=뉴시스]
외식이 늘어나고 있다. 아이들도 외식을 내심 반기고 주부들도 ‘외식합시다’란 한마디에 부리나케 따라 나선다. 시간의 효율성이나 경제적 측면을 고려해보면 외식문화를 나무랄 일은 아니다. 집에서 패스트푸드를 먹거나 냉동(즉석)식품을 데워 먹는다면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집밥이 아니다. 식전에 과일과 나물, 채소, 갈색 탄수화물, 그리고 가공되지 않은 적당량의 육류를 섭취해야 기운이 나고 근육이 생성된다. 여기에 가족 간의 유쾌한 대화가 곁들여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특히 밥상 위에 어떤 음식이 놓이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두뇌와 성격이 결정된다.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만으로 아이들의 어휘량이 늘고 청소년의 비행까지 예방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여성 사회참여율이 높은 IT산업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세끼 집밥을 고수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 됐다. 졸업식에나 짜장면을 맛볼 수 있었다는 것을 요즘 젊은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이젠 외식에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지 않는다. 반찬도 없고 귀찮을 때 배달시키거나 집에 들어가는 길에 한 그릇 해결하면 그뿐이다. 중고생들도 돈 몇푼 쥐어주면 친구들과 떡볶기 집으로 달려간다. 외식문화 천국인 홍콩을 따라잡는 게 시간문제로 보일 정도다. 대한민국 요식업 종사자가 100만명을 넘는다는 통계만 보더라도 외식문화는 대세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체 무엇을 먹고 다니는 것인가. 중요한 것은 올바른 섭생이다. 건강해야 공부든 뭐든 할 수 있으며 그 건강의 원천은 식생활에서 나온다는 명제 하에 곰곰이 생각해 보자.

식자재로 쓰이는 수만 가지 재료들은 차치하고 기본적으로 쓰이는 음식 소재 몇개를 살펴보자. 먼저 음식 간을 맞추는 소금이 있다. 동식물을 망라한 기름, 다시 말해 유지가 있다. 식물성 기름에 수소를 첨가한 변성지방도 포함된다. 이 밖에 설탕과 조미료가 빠질 수 없으며 맨 마지막에 밀가루가 제왕처럼 등장한다. 필자는 이들을 ‘외식자재 오총사’라 명명하기로 했다. 이 다섯 가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밀가루를 제외하면 음식 맛을 내는 데 아주 중요한 재료들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설탕, 소금, 조미료는 한 가지가 빠지거나 적으면 음식화음이 삐거덕거릴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전혀 들어가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식당을 하는 A란 사람이 고객 건강을 위해 이것들을 줄이려는 노력을 한다고 해보자. 아마도 A의 식당은 대박 맛집에 포함되기는 힘들 것이다.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자 노력했을 뿐인데 고객들의 냉대를 받는다는 것은 이미 우리 입맛이 자극적이며 기름지고 달콤한 맛에 빠져 있단 방증이다. 식당 주인의 노력에 고객들이 “그 집 음식 맛없어”란 반응으로 화답할 뿐이다. 좋은 식자재와 조리 방법으로 진정한 음식 맛을 내는 양심식당이 존재하기 어려운 이유는 결국 우리의 입맛에 달렸다. 이 다섯 가지 재료들의 공통점은 또 있다. 다음호에 계속 알아보자.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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