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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업과 창업, 그 중대한 간극류준호의 유쾌한 콘텐트
[104호] 2014년 08월 14일 (목) 15:43:44
류준호 서울과기대 연구교수 junhoyoo@hanmail.net

   
▲ 완전 취업이 불가능한 현대 사회에서 창업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사진은 7월 31일 열린 ‘2014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모습.[사진=뉴시스]
분업을 중시한 우리의 교육은 창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분업화가 최선이라고 배워온 이들에게 ‘모든 걸 한꺼번에 해야 하는’ 창업은 어려울 수밖에 없어서다. 창업이 취업을 못한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택하는 차선책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하지만 창업은 결코 나쁜 선택이 아니다.


에릭 바인하커는 자신의 저서 「부의 기원」에서 “수백만년을 살아온 인류가 폭발적으로 부를 증가시킨 것은 산업혁명 이후”라고 말하고 있다. 그 원인으로 물리적 기술과 사회적 기술의 진화, 그리고 디자인이라고 불리는 전략ㆍ전술의 발전을 꼽았다. 그중 사회적 기술을 대표하는 것이 분업의 발달이다.

자본주의는 분업에 의한 노동을 기반으로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업은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우리는 분업화된 전문인을 목표로 교육을 받았다. 대학의 전공은 이런 분업체제에 최적화된 인재 양성 시스템이다. 광고학과를 졸업한 사람은 기업에서 광고만을 전문으로 하면 된다. 기업에서 신제품을 출시할 때 연구소에서는 신제품을 개발하고, 공장에서는 생산을, 마케팅은 기획을, 영업은 판매에 전념하면 그만이다. 

창업 막는 장애물 ‘분업’

필요한 자금은 회계부서에 요청하면 되고, 인력은 인사부서, 공간과 용품은 총무부서에 요청하면 된다. 전문화된 분업시스템에서 우리는 주어진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그래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전문화된 나를 고용해 줄 기업에 취업하는 것이다. 분업을 중시한 고전자본주의는 원한다면 모든 사람이 취업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취업은 분업화된 무언가에 소속되는 것이다. 그래서 개인에게는 취업, 국가적으론 고용이 중요한 덕목이 된다. 반면 창업은 분업과 다르다. 스스로 모든 일을 다 해야 하는 게 창업이다. 신제품 개발, 생산, 마케팅, 판매, 자금 확보, 인력 충원, 회계, 법률 등 모든 일을 도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분업이 스페셜리스트라면, 창업은 제너럴리스트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만으로, 또는 자금만 있다고 창업을 할 수는 없다.

문제는 우리가 그동안 받은 교육은 ‘분업화’이지 ‘창업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자본주의에는 아담 스미스의 완전자유경쟁시스템과 슘페터의 영웅론이 공존하고 있다. 슘페터는 자본주의 발전을 이끄는 것은 개별 기업가들의 영웅적 노력이고, 이들의 혁신 다시 말해 ‘질풍처럼 밀려오는 창조적 파괴’가 부를 발전시킨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 자본주의의 전통은 분업이라는 전문가의 길과 혁신을 통한 창업이라는 영웅적 길, 두가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창업에 대한 사회적ㆍ국가적 관심이 늘고 있다. 하지만 창업은 멀고도 험한 길이다. 자신에게 또는 자녀들에게 취업과 창업이란 두개의 길이 동시에 열려 있다고 할 때 대부분의 사람은 취업을 선택할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불확실성, 그리고 두려움이다. 그 두려움은 어릴 때부터 받아온 ‘분업화 교육’에서 시작된다. 분업화가 최선이라고 배워온 이들에게 ‘모든 걸 한꺼번에 해야 하는’ 창업은 쉬운 선택이 아닐 수밖에 없다. 창업이 취업을 못한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택하는 차선책으로 평가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창업은 나쁜 선택이 아니다. 완전 취업이 불가능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창업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특히 문화콘텐트 분야는 창업을 통해 더욱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창업 생태계, 다시 가꿔야

문제는 소정의 자금지원과 창업공간 마련책을 효과적인 창업지원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창업은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게 많다. 개인만의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무엇보다 창업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기틀과 저변이 마련돼야 한다. 이런 고려 속에서 창업자의 보족함을 채울 수 있는 진정한 ‘창업지원정책’이 나와야 한다. 이 정도는 돼야 박근혜 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의 싹이 튼다.
류준호 서울과기대 연구교수 junhoy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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