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흔들린 아성’

“삼성전자가 우려스럽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쏟아지는 분석이다. 저가제품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약진에 삼성전자의 성장동력이 꺼지고 있다는 얘기다. 스마트폰 마진까지 줄어들면서 순이익 감소도 예상된 다. 그런데 이런 비관론이 해외에서 쏟아진다. 스마트폰 1위 삼성전자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 2분기 '어닝쇼크'급 실적을 올렸던 삼성전자에 대한 비관론이 해외에서 확산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삼성전자가 ‘글로벌 도마’에 올랐다. 각 외신이 삼성그룹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신용평가기관 피치 레이팅스가 삼성의 글로벌 스마트폰 위치가 더욱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암울한 평가가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날 ‘삼성, 더 많은 비관주의(For Samsung , More Pessimism)’라는 기사에서 “홍콩 소재 번스타인 리서치는 삼성이 더 늦기 전에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주가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피치는 중국산 저가 제품들의 빠른 부상으로 인해 삼성의 스마트폰 글로벌마켓 점유율이 지난해 31%에서 내년 25%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어 “샤오미와 레노보,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업들이 더 저렴한 제품으로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하고 있다”면서 삼성의 경쟁력이 상실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피치의 싱가포르 법인의 니티 소니 디렉터는 “삼성의 웨어러블 기기와 곡면스크린과 같은 두 가지 혁신으로는 현재의 흐름을 바꿀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마크 뉴먼 애널리스트도 삼성이 스마트폰 전략에서 과감한 변화를 실행에 옮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과거 삼성에서 근무한 뉴먼은 “삼성이 카드를 제대로 쓴다면 2015년 전반기가 ‘최악의 최악(the worst of the worst)’이 될 것이라는 예측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문제는 삼성이 저가 스마트폰의 이익에 집착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산 저가 제품들의 대대적인 공세에서도 큰 매출을 기록했지만 순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20% 떨어졌다는 것이다.

 
뉴먼은 삼성의 스마트폰 마진이 갤럭시노트2가 출시된 2013년 1분기에 25%로 정점에 올랐을 것으로 계산했다. 그 이후 스마트폰 마진은 약 19%로 줄어들었고, 내년에는 15%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도 삼성이 신흥시장에서는 토종 브랜드와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선진국 시장은 포화상태여서 불리하다고 보도했다. CNBC는 피치 레이팅스 보고서를 인용해 “신흥시장에서는 가격이 글로벌 브랜드 명성이나 첨단 기술보다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샤오미 등 저가 토종 스마트폰 브랜드는 100~300달러짜리 스마트폰에 삼성이나 애플 첨단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가격에 민감한 신흥시장 소비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도 13일 WSJ에 실린 조나단 쳉의 글을 이용해 만든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비관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 하나는 언급한 것처럼 피치가 신용등급을 하향시켰다는 점이다.

또 다른 나쁜 이슈는 다른 애널리스트가 “삼성의 경우 늦기 전에 행동에 나서야 한다”면서 목표주가를 낮춘 점이라고 밝혔다. 물론 긍정적인 전망이 없는 건 아니다. ‘삼성이 카드를 제대로 내야 할 때’라고 지적한 애널리스트 뉴먼은 삼성이 중국의 라이벌들과 정면으로 부딪힌다면 여전히 무서운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유로는 삼성이 중국 기업들에 비해 비용과 규모에서 우세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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