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에 웃고 우는 수익형 부동산

▲ 오피스텔‧주상복합상가와 아파트 단지 내 상가시장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사진=더스쿠프포토]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로 기준금리 인하조치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상가 등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리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이용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어서다.

지난해 초 27년간 대기업을 다니다 퇴직한 정태성(56)씨. 그의 현재 주수입원은 은행에 맡긴 퇴직금 10억원에서 나오는 이자다. 정씨는 지난해 9월 연 3.1%를 주는 1년 정기예금에 가입했다. 세금을 빼고 2620만원가량의 이자가 나온다. 하지만 오는 9월 예금 만기가 돌아오면서 정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기예금 금리가 1%대 후반까지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불안한 마음에 은행을 찾자 직원은 “우대금리를 최대한 받아 연 2.1%를 드려도 세후 이자수익이 1776만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년 새 떨어진 금리만큼 이자수입이 844만원 줄어들게 생겼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9%다. 금리로 얻는 수익이 물가가 오르는 폭도 못 따라가는 상황이 된 것이다. 정씨는 다른 지인들처럼 입지가 좋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정부의 ‘7ㆍ24 부동산대책’ 이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 정책으로 이르면 8월 기준금리 인하 조치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상가 등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상품인 ‘수익형 부동산’이 기대를 받고 있다. 대출 부담이 줄어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들이 금리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이용하면 임대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와서다. 부동산 업계는 대체적으로 금리 인하가 위축된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데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분양가가 1억~2억원인 수도권 수익형 상품은 대부분 중도금 대출을 받아서 매입하는데 대출금리가 떨어지면 수익률은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4~5% 이상의 임대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업시설이나 오피스ㆍ오피스텔 등 임대수익형 상품에 자금이 몰릴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다. 은행 대출금리 인하폭에 따른 오피스텔과 상가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이자율 1%포인트 인하시 오피스텔의 연간 수익률은 0.75%, 상가 수익률은 0.76% 정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수익 목적 ‘수익형 부동산’ 인기

수익률이 확연히 달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대출상환 부담이 줄어서다. 실제 경기도 성남 분당 정자동의 전용면적 30㎡(약 9평), 분양가 1억5000만원짜리 오피스텔을 대출 40%를 끼고 매입할 경우 금리 4.5%를 적용하면 월 상환액은 22만5000원이다. 현재 경기도 분당지역 오피스텔 시세대로 보증금 1000만원, 월세 65만원으로 임대를 놓을 때 투자자의 월 순익은 65만원에서 20만원을 뺀 42만5000원에 달한다. 만약 금리를 3.5%로 인하할 경우 월 상환액은 17만5000원으로 낮아지는 반면 투자가에게 돌아가는 월 수익은 47만5000원으로 늘어난다. 이를 1년치로 환산해 수익률을 책정하면 금리 4.5%일 때 6.37% 수준인 연수익률이 금리 4%를 적용하면 6.75%로 높아진다. 금리조정만으로 고수익을 누리는 투자상품으로 탈바꿈하는 셈이다.

금리인하 효과는 오피스텔보다 시세가 높은 상가 투자에 더욱 유리하다. 대출 규모가 큰 만큼 상환 부담액이 대폭 낮아지면서 수익률은 거꾸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1층에 있는 전용면적 40㎡(약 12평) 규모의 한 점포(서울 소재)를 대출 40%(2억8000만원)를 포함, 평균 시세인 7억원에 분양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금리가 1%포인트 낮아지면 월 상환액은 20만원가량 줄어든다. 이에 따른 연 수익률은 6.32%(금리 4.5%)에서 7.08%(금리 3.5%)로 상승한다. 이런 금리인하 효과를 누리기 위해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마음이 있다면 업무시설ㆍ대학가 등이 함께 있고 임대 수요가 풍부한 역세권을 살펴보는 게 좋다. 하지만 최근 몇년새 오피스텔 등 수익형 상품 공급이 크게 늘어났다. 그 결과, 오피스텔 공실률이 높아져 투자 대비 수익률도 떨어지고 있다. 공급 과잉으로 입주자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임대료를 올리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투자 전 유의해야 할 점이다.

상업ㆍ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곳의 소형 주거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도권에서는 개발 재료가 많은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주목할 만하다. 대기업의 입주가 이어지고 있어 소형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당장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도심권 소형 주거시설에 투자하는 게 좋다.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외국인 게스트하우스와 비즈니스호텔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 도심 접근이 쉬운 서울에 위치한 물량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상가도 투자할 만하다. 정부가 2ㆍ26 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을 통해 주택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있어, 상가의 몸값은 더욱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단지 내 상가는 상업용 부동산치고 2억〜3억원대의 소액으로 분양받을 수 있어 베이비붐 가구 은퇴자에게 인기가 많다.

상가 투자 수익률 기대돼

그러나 최근 200%가 넘는 고가낙찰이 속출하면서 적정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높은 가격에 낙찰받으면 임대료를 많이 받아도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주변 상가의 임대료 등을 고려해 고가 낙찰은 피해야 한다. 낙찰가격이 공급예정가보다 지나치게 높으면 임대 수입이 기대 이하로 낮아짐은 물론 투자금도 날릴 수 있다. 상가 투자는 시세차익보다 임대수입이 원칙인 만큼 적정가격 선에서 낙찰받는 게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한다고 해서 무조건 고수익이 담보되는 건 아니라는 거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유동성이 부족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실물경제의 위기감이 줄어들지 않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회복세는 실물경제 회복이 동반돼야 한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경우 금리 인하에 따른 투자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주축인 주거용 부동산 시장은 실수요 시장으로 재편된 만큼 금리 인하 효과가 적을 수 있고, 실물 경기 회복이 동반되지 않고서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 2002c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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