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잘 구하는 비법① 상권을 봐라

상권은 팔색조와 같다. 상권별 특징이 매우 다양해서다. 겨냥해야 할 대상도 다르다. 오피스상권에서 ‘주부’를 타깃으로 삼으면 십중팔구 실패할 거다. 더 중요한 건 이런 상권에 어떤 점포를 마련하느냐다. 대부분의 투자비가 들어가는 점포를 잘못 선택하면 창업이든 장사든 실패할 확률이 크다. 점포 잘 구하는 비법, 그 첫번째 편이다.

▲ 아이템과 상권만 좋으면 작은 매장에서도‘큰 수익’을 남길 수 있다. 서울 충무로에 있는 대박 커피전문점 커피빈.[사진=더스쿠프 포토]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있는 한 설렁탕 전문점은 92.56㎡(약 28평) 규모의 매장에서 월 8000만원대 매출을 올린다. 크지 않은 공간에서도 매출이 괜찮은 이유는 상권분석을 잘한 덕분이다. 교차로 인근이라 간판이 눈에 잘 띄는 데다 근처에 대형 쇼핑몰이 있어 유동인구가 많다. 쇼핑을 마친 사람부터 인근에서 술을 마시던 사람까지 몰려 들어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야간매출만 월 1500만원에 이른다. 상권과 아이템 성격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대표적 성공 사례다.

 
상가투자나 창업. 모두 소규모 자본으로 시작하길 바란다. 하지만 막상 상가투자나 창업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신경써야 할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렇다고 미리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가장 핵심적인 두 가지를 정확하게 결정하면 그만이다. 실행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그때그때 해결하면 그뿐이다. ‘두 가지 핵심열쇠’는 상권 그리고 아이템이다. 어떤 사업이든 입지가 성패를 좌우한다. 총 투자비의 50~70% 이상이 점포 구입에 들어가는 만큼 창업자들은 어떤 아이템을 들고 어디에서 사업을 할 것인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게 있다. ‘비싼 점포’의 실적이 좋은 게 아니라는 점이다. 월 임대료가 너무 비싸면 고정비 비율이 높아져 매출을 아무리 올려도 이익을 남기기 어렵다. 매장 규모가 필요 이상으로 크면 시설투자비나 감가상각 부담도 높다. 이처럼 상가투자나 창업을 위한 점포를 고를 때에는 ‘권리금이 높고 화려하게 꾸민 큰 점포’가 아닌 업종별로 ‘유리한 상권’에 주목해야 한다. 상권은 크게 역세권이나 쇼핑몰을 중심으로 한 ‘중심번화가’와 사무실 밀집지역인 ‘오피스 상권’, 주택가, 대학가 등으로 구분된다. 주된 소비계층과 소비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업종별로 좋은 입지 또한 똑같지 않다.

먼저 오피스상권은 주 고객층인 직장인 특성을 파악해 운영하는 게 포인트다. 출ㆍ퇴근길 전철과 버스정류장 등 교통ㆍ업무시설 사이에 위치하는 장소가 우선적으로 추천된다. 대형 빌딩 내 지하 아케이드, 유동인구가 많은 먹자골목도 놓쳐서는 안 될 상권이다. 오피스 상권의 대표 업종은 직장인을 타깃으로 하는 외식업이다. 하지만 점심시간 매출을 잡지 못하면 문 닫을 위기에 처한다. 이런 맥락에서 오피스 상권의 외식업은 빠른 조리와 서빙이 성공포인트다. 조리 속도가 빠른 설렁탕, 곰탕, 부대찌개, 김치찌개, 국수ㆍ도시락ㆍ삼각김밥, 캐주얼 한식이 유리하다.

투자비 잡아먹는 귀신 ‘점포’

비즈니스 접대ㆍ미팅을 위한 전문음식점도 성공 가능성이 크다. 또 식사 후 커피 한잔을 전문점에서 즐기거나 테이크아웃하는 게 일반화된 최근에는 커피숍 역시 성공 가능한 아이템 중 하나다. 사무지원 업종인 사무문구나 인쇄복사점, 편의점 등 작은 가게도 오피스상권에서는 유망한 업종이다. 중년 직장인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공략하는 업종도 고려해 볼 만하다. 번화가ㆍ쇼핑몰 상권은 유동인구 소비패턴 분석이 필수적이다. 유동인구가 다른 상권에 비해 5~6배 이상 많은 곳은 명동, 종로, 압구정, 강남역 등을 들 수 있다. 해당 상권에는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이 유입되며, 특히 소비력이 높은 20~30대 여성의 유입률이 높아 소비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천 업종으로는 카페, 의류판매점, 퓨전주점, 이자까야, 액세서리판매점, 귀금속판매점, 이탈리안레스토랑, 휴대전화 판매점 등이 있다.

아파트ㆍ주택가 상권은 엄마의 마음을 붙잡아야 한다. 아파트에선 주부들이 소비 주도권을 갖는다. 입점 가능한 업종도 교육사업, 식품사업, 떡전문점, 테이크아웃 피자, 건강식품점 등으로 다양하다. 우선 외식업부터 살펴보면 주부들의 단체모임과 가족외식을 겨냥하는 것이 필수다. 칼국수나 샤브샤브 전문점은 주부 모임 장소로 인기를 얻는 대표적인 업종. 주택가의 외식업은 주중 매출만으로는 영업이 어려우므로 평일 낮 직장인과 주부들의 모임을 유치할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는 게 좋다.

▲ 비싸다고 알짜 매장은 아니다. 매장을 선택할 때 발품을 팔아야 하는 이유다.[사진=뉴시스]
스쿨존도 뺄 수 없는 주택가의 특성이다. 스쿨존에서 인기를 얻는 업종은 떡볶이 전문점, 아이스크림, 김밥전문점, 햄버거 등의 분식ㆍ간식업종. 최근에는 스쿨존 중심으로 입점하는 가격파괴형 스파게티 전문점이 등장해 달라진 입맛을 반영하고 있다. 주부들의 장바구니를 겨냥한 업종으로는 정육점, 과일편의점, 유기농 식품점, 슈퍼마켓, 베이커리점을 들 수 있다.

장바구니를 노린 업종일 경우 같은 주택가라고 해도 기왕이면 주부들이 편리하게 오가는 곳에 점포를 얻는 게 매출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대학가 상권은 학생들의 가벼운 주머니를 고려해 저렴한 가격과 아이템으로 승부해야 한다. 서울에만 30개가량의 대학가 상권이 존재한다. 오피스, 유흥, 패션 등 혼합되는 상권의 특성에 따라서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가 상권에서는 테이크아웃도시락, 삼각김밥, 컵밥, 돈가스, 떡볶이, 저가 중화요리 등 저렴한 가격대의 음식점들이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엄마 마음 중요한 ‘주택가’

신학기, 기말고사후 등 과목별 학과별 동아리별 단체 모임을 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을 가진 호프집이나 커피숍 카페도 빼놓을 수 없는 업종이다. 서울의 건대, 홍대같이 대규모 상업지를 끼고 있는 대학가 상권은 패션 액세서리 화장품 등 해당 지역의 유행을 선도하는 다양한 브랜드숍이 함께 어우러지기도 한다. 이곳에선 신세대의 감성을 반영한 마케팅 전략이 중요하다. 홍대처럼 유행을 선도하는 대학가 상권에서는 화장품, 패션, 분위기 있는 카페업종이나 주점이 유망하다. 주거지나 오피스가를 낀 대학가 상권에서는 치킨호프카페나 분식점이 유망하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 2002c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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