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잘 구하는 비법 ➋ 겉과 속 다른 입지들

▲ 환승역은 최고의 임지임에 분명하지만 ‘환승목적’이 클 경우엔 그 반대다.[사진=지정훈 기자]
상권은 팔색조와 같다. 상권별 특징이 매우 다양해서다. 겨냥해야 할 대상도 다르다. 오피스상권에서 ‘주부’를 타깃으로 삼으면 십중팔구 실패할 거다. 더 중요한 건 이런 상권에 어떤 점포를 마련하느냐다. 대부분의 투자비가 들어가는 점포를 잘못 선택하면 창업이든 장사든 실패할 확률이 크다. 점포 잘 구하는 비법, 그 두번째 편이다.

상가에 투자하든 매장을 구하든 입지만큼 중요한 건 없다. 총 투자비의 50~70%가 점포구입에 들어갈 정도다. 이에 따라 창업자들은 아이템 선정만큼이나 입지를 고를 때 유의해야 한다. 지난호에선 업종별 좋은 입지를 분석했다. 이번엔 입지를 고르는 현명한 방법을 소개한다. 상가투자나 창업을 위한 점포의 입지를 선정할 때에는 입지ㆍ주이용 고객층ㆍ유동인구의 동선動線부터 파악해봐야 한다. 여기서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발품=수익’이란 공식을 절대로 잊어선 안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투자대상지를 수차례 방문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수집해 계량화해야 한다. 주변 시세는 물론 구매층의 경제 수준, 위치별 업종 분포도, 대중교통의 승하차 위치, 엘리베이터 접근성, 건물 기둥 위치까지 체크해야 한다. 입지를 살펴볼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배후지 규모, 통행량을 살펴보는 거다. 배후지는 잠재고객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잠재고객의 질과 양이 임대사업과 장사의 핵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배후지는 중요한 변수다. 특히 배후지 주민의 성별ㆍ연령ㆍ소득수준ㆍ사회적 수준ㆍ학력ㆍ선호도 등으로 소비성향을 추정할 수 있어 영업아이템을 선정하는 기준이 된다. 일반적으로 대도시의 배후지는 상권 500m 안에 3500세대 이상의 주민이 거주하는 것이다. 

두번째로 중요한 요소는 통행량이다. 일반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을수록 상가든 매장이든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유동인구는 요일별(평일ㆍ주말), 시간대별 등으로 세분해 직접 조사ㆍ분석해야 한다. 역세권의 경우에는 출근보다 퇴근인구가 많은 곳이 상가입지에 훨씬 좋다.

상가를 다른 관점에서 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 최근 상가투자가 큰 인기를 끌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1~7월 법원 경매에서 진행된 상업시설의 낙찰가율(감정평가액 대비 낙찰가)은 평균 64.2%를 기록했다. 이 중 소형 상가 점포의 낙찰가율이 72.7%로 가장 높았고, 아파트형 공장내 상가(72.4%), 아파트 단지 내 상가(69.7%)가 뒤를 이었다. 상가의 상권은 역세권, 아파트 배후 등 입지별로 다르다. 따라서 상권 조사도 다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역세권 상가는 초기투자 비용이 많이 들지만 수익이 어느 정도 보장된다.
 
변수 많은 역세권 투자, 주의해야

역세권 상가는 생식품을 제외한 음식ㆍ소매업과 서비스업이 무난한데 최근 지하철역이 새로 생기면서 큰 상권으로 흡수되거나 아예 상권이동이 생기는 경우를 감안해야 한다. 특히 주 출입구가 어느 곳인지 파악해야 한다. 새로 만들어진 지하철역 주변 상권이 형성되려면 최소 2~3년의 시간은 필요하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단일역보다는 환승역 상권이 더 좋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400여개가 있는 수도권 지하철역 중 환승수단으로만 이용돼 흘러가는 유동인구만 많은 ‘무늬만 환승역’도 적지 않아서다. 주된 출구인지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은 노점상을 살펴 보는 것이다. 노점상이 많은 곳이 사람들이 많이 머무는 곳이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초보 투자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처다. 별도의 상권이 없더라도 배후의 입주가구가 소비층으로 버티고 있어 좋다. 노력 여하에 따라 단지 안에선 독점적인 시장을 만들 수도 있다. 물론 가구수에 비해 상가 면적이 적을수록 유리하지만 여기서도 살펴봐야 할 점이 많다. 우선 아파트단지 입주자 수와 성향을 분석해야 한다. 영업의 성패를 좌우할 거주세대수는 최소 700세대 이상이 돼야 한다. 동일한 세대수라도 중소형 평형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대형평형의 입주자는 백화점이나 쇼핑센터 이용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중소형 평형은 어린자녀 등 이용객이 많아 대형 평형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아파트 단지 상가는 1층을 기준으로 볼 때 지하층과 2층의 시세는 1층의 절반 정도다. 3층은 2층 가격의 80%, 4층은 2층 가격의 60%다. 하지만 입주 초기에는 높은 임대료를 받지만 2년 후부터는 임대료가 낮아지는 경우가 많아 최초분양을 받을 경우 감안해야 한다.

주상복합단지 상가는 비교적 상가 활성화 지역에 위치해 있어 유리하다. 주거가구와 유동인구를 함께 잡을 수 있어 좋지만 여기서도 위치에 따라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1층 전면상가와 상층부 의료시설ㆍ금융기관 입점 점포가 있으면 유동인구 흡수에 좋아 소위 ‘명당’ 자리다. 하지만 건물 후면부나 지하상가 등은 투자 사각지대로 장기 공실로 방치되는 사례가 많다. 특히 신규분양상가는 아파트처럼 견본주택이 없어 도면만으로 판단해야 한다.
 
 
입지별로 상권분석 따로 해야

우선 크기와 모양을 살펴야 하는데, 전면장방형(직사각형)의 활용성이 좋다. 전면부의 길이가 최소한 3.8m 이상은 확보돼야 하고 유리마감재 점포의 경우 사람들이 우회전하는 경우가 많아 우측상가에 더 많은 점수를 줘야 한다.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근린상가는 신호등이나 버스 정류장을 끼고 있으면 좋은데, 사거리나 대로변에 위치해 접근성과 가시성이 우수해야 한다. 단순한 박스형 점포보다는 거리형으로 조성돼 테라스 등과 접목돼 있는 경우라면 좋으며, 주차여건이 좋으면 고객을 유치하는데 도움이 된다. 층고가 너무 높으면 좋을 듯하지만 점포 활용성이 떨어지고 관리비 부담이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 주 7일 영업을 고려한다면 인근에 대형 종교시설이나 등산로가 있다면 영업에 도움이 된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 2002c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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