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나비부인(Butterfly)②

▲ 나비부인은 자신이 오랫동안 기다린 사랑한 남자에게 새로운 여인이 생긴 걸 알고 자살을 택한다.[사진=뉴시스]
# 1막=항구가 보이는 언덕에 자리 잡은 작고 아름다운 집. 핑커톤(Pinkerton)과 게이샤 초초상(Cio-Cio-San)의 일본식 결혼식이 거행된다. 결혼중개인 고로(Goro)가 핑커톤에게 집을 보여준다. 미국 영사 샤르플레스(Sharpless)가 도착한다. 핑커톤은 샤르플레스에게 “이 결혼식은 싫증나면 곧바로 그만둘 수 있는 일종의 놀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미국 영사는 아버지 같은 훈계로 그를 꾸짖는다. 나비부인(Butterfly)이 그녀의 친척들과 함께 도착하고 결혼식이 거행된다. 그러나 나비부인의 삼촌 본조(Bonzo)는 신랑신부에게 축하하기는커녕 그녀가 조상을 배반했다며 저주한다. 화가 난 핑커톤은 친척들을 내쫓는다. 나비부인은 눈물을 흘리고 핑커톤은 애정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위로해주면서 사랑의 이중창을 부른다.

#2막 1장=나비부인의 집. 핑커톤이 떠난 지 벌써 3년째. 그는 “새들이 둥지를 틀 때쯤 돌아올 것”이라고 약속하며 떠났다. 하지만 나비부인은 포기하지 않고 그를 기다린다.  핑커톤이 그의 고향에서 미국인 여성 케이트(Kate)와 결혼한 소식을 들은 샤르플레스가 나비부인의 집에 도착한다. 하지만 결혼중개인 고로와 귀족 야마도리(Yamadori) 왕자가 샤르플레스보다 먼저 도착해 있다. 고로는 나비부인에게 “일본법에 따라 재혼할 자유가 있다”고 알려주지만 그녀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이 말을 들은 샤르플레스는 “핑커톤이 돌아 오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린 뒤 핑커톤과의 사이에서 낳은 그녀의 아들에게 대신 물어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핑커톤이 그의 아들에 대해 알고 있다면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한다.  대포소리와 함께 전함의 도착소식이 들려오자 그녀는 즉시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전함, 다시 말해 핑커톤의 전함임을 알아본다.

#2막 2장=헛되이 밤을 지새운 그녀에게 시녀 스즈키가 쉴 것을 권한다. 그때 핑커톤이 미국인 부인을 데리고 영사와 함께 도착한다. 아들의 존재를 모르던 핑커톤은 죄책감에 사로잡힌 나머지 그녀를 만나지도 못하고 집을 나선다. 급히 핑커톤을 만나러 뛰어 들어온 나비부인은 미국인 여인과 영사를 보는 순간 모든 사실을 직감한다.

미국 영사와 핑커톤의 부인이 돌아가자 나비부인은 아들에게 잠시 놀이를 하자고 한 뒤 아들의 눈에 하얀 수건을 둘러 주고 자신은 병풍 뒤로 숨는다.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가 쓰던 검으로 자살한다. 검에는 ‘더이상 명예롭게 살 수 없을 때 명예롭게 죽기 위하여’라고 쓰여 있다. 방 바깥에는 핑커톤이 도착해 있다. 그는 나비부인의 이름을 헛되이 외쳐보지만 그녀는 이미 아들 옆에서 죽어 있다. 핑커톤은 그녀를 품에 안고 절규한다.
김현정 체칠리아 sny4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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