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 공장에서 만든 음식은 먹기 적합하지 않다. [사진=뉴시스]
“모든 사람에게 적당량의 영양소를 섭취하고 운동을 하게 한다면 우리는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을 알게 될 것이다.” 고대 철학자 히포크라테스의 지적이 현세에 의미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강을 지킨다는 것은 비만의 해악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미용 문제를 넘어 신체에 중대한 문제를 야기하는 비만은 이제 인류가 꼭 극복해야 할 질환이 됐다.

피부 아래 또는 배 속 깊은 곳에 과도하게 축적돼 있는 기름덩어리, 다시 말해 중성지방들은 우리 몸속에 얌전히 있는 것이 아니다. 혈중으로 건강에 불리한 호르몬을 분비해 심각한 대사장애를 지속적으로 일으킨다. 결국 비만은 현대인들을 각종 심혈관계 관련 병에 시달리게 하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범지구적 재앙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과연 우리는 비만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 우선 원인을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개인의 비만을 치료한다는 명목 하에 상업적으로 악용되는 방법들은 무수히 많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물론이거니와 육체적ㆍ정신적 피해는 한 사람의 일생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이는 수많은 의학적 임상을 거쳐 과학적으로 완벽히 검증된 비만치료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후죽순 난무하는 비만 해결책에 비하면 비만의 원인을 찾는 작업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원인을 찾아 문제점을 발본색원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첫번째 원인은 잘못된 음식물이다. 만일 내 몸이 필요로 하는 칼로리 범위 내에서 에너지 공급을 정확히 받을 수 있다면 무엇을 얼마나 먹든지 문제가 없을 것이다. 특히 우리 몸은 원자로에 버금가는 에너지 효율성을 가지고 있다. 밥 한 술을 뜨고도 30리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튀김ㆍ삼겹살ㆍ짜장면ㆍ햄버거ㆍ케이크ㆍ도넛 등 어마어마한 칼로리 폭탄을 인체에 쏟아붓고 있다.

우리 몸의 자동조절장치인 ‘항상성’도 비만해소 차원에선 그 역할을 못하는 듯 보인다. 지방저장에 관대하고 살 빠지는 것에 예민한 우리 몸은 특정한 맛과 향에 집착하듯 선호한다. 형편없이 짧아진 활동 동선과 고열량 음식을 일상적으로 즐기는 현대인은 생활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비만의 해악으로부터 벗어나기 힘들다. 내 몸에 남아도는 과잉에너지를 어떻게 버리냐보단 잘못된 음식물을 아예 들여놓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본질적인 문제는 자연에서 올라온 식자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형편없는 조리ㆍ가공방법에 있다. 유통과 보존의 편리성을 추구함과 동시에 우리들의 오감을 자극하기 위해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들은 더 이상 음식이 아니다. 공장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팔기 위한 음식일 뿐, 먹기 적합한 음식은 아니다. 음식을 바라보는 눈과 인식을 바꿔야 한다. 제품 진열대에 깔끔하게 놓여 유혹하는 공산품보다 흙에서 뒹구는 호박이나 고구마를 더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짜 음식이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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