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펀드시장 변수

▲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의 영향으로 배당주펀드의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사진=뉴시스]

박스권 증시의 영향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펀드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증시가 상승할 거라는 기대감으로 환매규모가 줄어들고 있고, 정부정책의 영향으로 배당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어서다. 아울러 ‘저가매수ㆍ고가매수’라는 전형적 투자패턴도 무너지고 있다. 펀드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는 거다.

국내 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주식펀드와 해외주식펀드에서는 각각 3조4000억원, 4조5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채권형펀드, 혼합형펀드, 머니마켓펀드(MMF)로는 각각 3조5000억원, 3조9000억원, 1조2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글로벌 펀드시장의 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하는 것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MMF로 유입된 자금의 규모는 21조5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시중 자금의 부동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근 투자패턴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박스권 증시의 영향으로 저가매수ㆍ고가매도의 투자패턴을 유지했지만 7월 이후 이런 투자패턴이 무너지고 있다. 투자패턴의 변화를 보여주는 첫째 근거는 국내주식펀드의 자금 유입규모 증가다. 주식시장이 박스권 횡보를 보인 2012년부터 월평균 유입규모는 감소했고 시장은 활력을 잃어갔다. 하지만 지난 7월과 8월 국내 주식지장의 월간 유입금액은 2조7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2030~2080포인트로 높은 수준을 기록한 8월 자금유입 규모는 2조9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투자자의 손바뀜 현상이 나타나면서 상승장에 진입할 거라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둘째 근거는 달라진 국내주식펀드의 지수대별 자금 순유출패턴이다. 올해 3분기 이후 자금 순유출패턴은 지난해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8월 이후 코스피지수 2050포인트 이상을 기록한 6영업일 동안 펀드자금은 오히려 2608억원 증가했다. 코스피 상승기 환매로 이어진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이다. 지수 상승 기대감의 영향으로 코스피 2100포인트 이하에서는 환매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투자자의 펀드선택은 여전히 어렵다. 이런 투자자의 고민은 다른 종류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삼성그룹주펀드와 배당주펀드를 통해 알 수 있다. 2008~2010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으로 주가를 올리면서 투자자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2013년 이후 모바일 산업의 모멘텀이 둔화되면서 실적부진 우려가 등장했고 주식형 펀드의 부진한 성과로 이어졌다. 이런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떨어지고 있지만 환매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그룹주펀드의 환매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9월 3일 발표된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노트 엣지’의 긍정적인 반응이 커지고 있어서다. 또한 글로벌 유동성이 아시아로 움직이면서 외국인의 관심이 대형주로 향하는 것도 삼성그룹 관련주에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와 달리 배당주펀드는 예년과는 차원이 다른 관심을 받고 있다. 배당확대 정책이 추진되면서 배당주펀드로의 자금유입이 가속화되고 있어서다. 특히 하반기는 배당 기대감 증가의 영향으로 배당주와 배당주펀드의 관심이 증가하는 시기다. 또한 주요 기관투자자가 배당주펀드 투자를 늘리는 것도 배당주펀드 규모 확대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 hujung.kim@tongy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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