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에 취한 수익형 부동산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다. 저금리 국면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수단이라서다. 문제는 공급량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거다. 당연히 분양가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최근 분양업체들이 각종 혜택을 주면서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실제 수익률’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탕발림에 혹했다간 큰코다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 부동산 규제가 풀리면서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뉴시스]
# 포스코건설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일대에서 분양했던 ‘센원몰’ 상가를 100% 계약했다. 시행 마진을 줄이고 계약자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준 게 한몫했다. 납입조건은 계약금 10%, 잔금 90%(계약 후 12개월)이며 선납할 경우에는 7.5%의 선납할인율을 적용했다. 또한 상권활성화 기간인 2년 동안 총 10%의 임대료 지원이라는 혜택도 줬다. #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정자동 3차 푸르지오 시티’는 전용 25㎡(약 7.5평) 2억원대 상품을 1억원대(150실)에 특별 판매해 100% 분양률을 기록했다. 손실을 감소하더라도 단기간에 물량을 소화하는 게 좋다고 판단한 게 알찬 열매로 이어졌다.

수익형 부동산 혜택 ‘봇물’

‘7ㆍ24 부동산대책’ 이후 주택담보대출비율(LTV)ㆍ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규제가 일부 풀리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오피스텔ㆍ지식산업센터ㆍ상가를 비롯한 수익형 부동산이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올해 전국 상가의 분양가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을 정도다. 부동산114가 올 8월 현재 전국 상가의 3.3㎡(1평)당 평균 분양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역대 최고치인 2666만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역대 평균 최고 분양가는 2605만원(2007년)이었다. 집계를 시작한 2001년(1387만원)의 2배에 육박한다.

 
상가유형별로 보면, 기타상가의 평균 분양가는 2838만원, 근린상가 2801만원, 복합상가 2567만원, 단지 내 상가가 2354만원 등이다. 2009년 78%에 그쳤던 평균 낙찰가율은 올해 176%까지 치솟았다. 올해 최고 낙찰가율을 기록한 단지는 세종시 종촌동 행정중심복합도시 1-3생활권 M1블록으로 무려 451%(11억2000만원)에 달했다. 경매시장에서도 상가의 인기는 두드러졌는데, 올해 상가 매각가율(감정가 대비 매각가)이 56%에 달했다.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김민영 부동산114 연구원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리기 시작한 데다 저금리 기조까지 더해지면서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마케팅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부동산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 혜택은 ‘중도금 무이자’ 등이다. 과거 수익형 상품은 대부분 잔금 위주로 대출을 해주거나 중도금 대출의 경우 이자후불제를 실시했다. 최근엔 투자자의 선택폭을 넓혀주기 위해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주거나 실제 투자금을 낮추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초기 운영 활성화를 위해 수익보장상품을 내놨던 업체들도 기존 1~2년 보장에서 최대 10년까지 보장기간을 늘린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심지어 전실 테라스를 제공하고 준공 후 이자를 지원하는 업체도 있다.

가능 수익률 꼼꼼하게 따져봐야

사례를 보자. ‘라마다 설악해양호텔은 강원도 속초 대포항에 최초로 공급되는 수익형 호텔이다. 규모는 556실이다. 이 호텔은 분양촉진을 위해 10년간 50% 대출시 연 10%+알파의 수익률, 준공 후 금리 4% 이자지원을 내세웠다. 50% 중도금 무이자, 전객실 테라스도 ‘덤’으로 주겠다고 했다. 기존 마케팅은 1년간 11% 수익률 보장이었다.

대출혜택을 주고 수익률만 보장하는 게 아니다. 최근엔 ‘확정수익’을 보장하거나 장기임대업종을 입점시켜 보장기간을 늘리는 업체도 증가하고 있다. 임대기간이 끝난 후 수익률이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아서다. 장기임차인이 주는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무엇보다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선先임대가 확정돼 다른 투자자들의 좋은 반응도 끌어내기 용이하다. 특히 우량 임차인이 입주한다면 좋은 입지라는 긍정적 이미지도 줄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상가의 임대기간은 일반적으로 2년,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은 1~2년, 지식산업센터 2~5년, 분양형 호텔이나 서비스드레지던스는 1~3년이다.

 
먼저 상가의 경우, 금융기관ㆍ대형마트ㆍ약국ㆍ병의원ㆍ커피전문점 등이 장기임대가 가능하다. 이들 업종은 시설비 등이 많이 들어가고 임대료를 체불할 가능성이 적다. 지식산업센터는 기업을 임차인으로 선택하는 게 좋다. 임대기간은 2~5년이다. 임대대상이 법인이라서 개입사업자를 대상으로 임대사업을 하는 것보다 안전하다.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의 통상적인 임대기간은 1년 또는 2년 단위다. 최근엔 임차인의 계약 여부와 무관하게 1~5년 확정수익을 보장해주는 현장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마케팅에도 수익형 부동산은 입지 여건에 따라 임대수익이 기대치를 밑돌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업체의 파격적인 혜택만 너무 믿지 말고 실제 가능한 수익률을 꼼꼼하게 따져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목적이 임대사업이라면 분양업체가 제시하는 예상 임대료를 분양가와 연계해 현지 임대료 수준을 확인해야 한다. 분양업체는 통상 인근 최고 시세를 기준으로 임대료를 책정한다.

하지만 비슷한 지역이라도 시설이나 지하철 접근성에 따라 임대료에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또한 초기 분양가가 높을 경우 투자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 이왕이면 가격이 낮은 층을 선택하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완공 후 형성되는 임대료 수준은 층에 따른 차이가 미미한 편이기 때문이다. 고려할 건 또 있다. 혜택이 많더라도 수익형 부동산 투자의 ‘기본’을 잊어선 안 된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는 시세차익보단 안정적인 임대수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임대수요가 풍부한 지역을 노려야 한다. 당장의 혜택보단 향후 발전가능성이 있는 지역인지 잘 따져봐야 한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 2002c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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