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호의 유쾌한 콘텐트

제품을 소비자가 구매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하드웨어ㆍ소프트웨어ㆍ콘텐트웨어다. 아이폰은 이 모든 분야에서 혁신적 제품이었다. 하지만 구글의 OS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삼성이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했다. 문제는 중국 등 저가 스마트폰 업체가 삼성이 걸었던 길을 그대로 밟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을 이기려면 ‘전에 없던 것’이 필요하다.

애플 아이폰에서 시작된 스마트폰 시장이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이유는 두가지. 스마트폰 수요가 포화상태를 맞으며 신규 수요가 줄어들었다는 게 하나다. 또 하나는 저가 스마트폰 제품의 시장지배력 확대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존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매출이 급감했다. 스마트폰 두번째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6년 전 스마트폰 출시 상황과 그 이후 성장과정을 다시 한번 되짚어 봐야 한다.

애플 위협하던 삼성의 위기

일반적으로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 나오면 한동안 시장우위를 확보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은 꼭 그렇지 않았다. 애플이 스마트폰을 통해 휴대전화 제조사로서 일정 부분 영역을 확보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큰 수혜를 받은 곳은 삼성이다. 시장의 흐름이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삼성 스스로의 힘보다는 ‘구글’이라는 세계적 기업이 ‘안드로이드(and roid)’를 통해 반反애플 전선 첨병에 나섰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확보하려는 삼성 등 휴대전화 제조사들과 운영체계(OS)ㆍ콘텐트 시장을 장악하려는 구글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 21세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혁신이 필수불가결하다. [사진=뉴시스]
소비자는 제품을 선택하고, 기업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좀 더 세부적으로 보면 기업이 소비자의 니즈(needs)를 충족하기 위해 제품을 만든다. 아울러 다양한 마케팅 측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제품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건 하드웨어(hardwear), 소프트웨어(softwear) 그리고 콘텐트웨어(contentswear)다. 소비자가 구매를 하는 이유는 수십 가지 이유가 있는데, 이 세가지를 먼저 판단한다. 스마트폰 시장에 이를 적용해 보면 신제품 아이폰은 세가지 분야에서 모두 혁신적 제품이었다. 차별화되고 탐나는 형태 디자인(하드웨어), 가지고 다니는 컴퓨터라는 혁신적 용도를 가능케 했던 OS(iOS), 그리고 무한한 활용과 확장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콘텐트웨어)이다.

이렇듯 세가지 요소에서 강점을 보인 아이폰이 시장을 완전히 점령을 하지 못한 건 삼성 등의 스마트폰이 안드로이드 OS(소프트웨어), 마켓(콘텐트웨어)을 확보해 경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안드로이드 체계를 사용하는 반아이폰 계열의 양적 증대는 소프트웨어ㆍ콘텐트웨어의 경쟁력까지 높아지게 만들었다. 이제 아이폰의 전철을 삼성을 비롯한 기존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밟고 있다. 저가 스마트폰 제품의 파상공세에 삼성의 시장점유율 1위 자리도 위협받고 있다.

하드웨어의 힘으로 아이폰의 시장독점을 방어했던 과거 전략이 이젠 통하지 않을 공산도 크다. 저가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경쟁력이 약하지 않아서다. 그들의 무기는 ‘저가’에 ‘좋은 디자인’이다. 이 때문인지 기존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시장’을 바꾸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스마트 워치처럼 웨어러블(wearable)을 표방한 연동제품으로 시장 중심을 옮기려는 시도다.

1차 빼닮은 2차 스마트폰 대전

이런 변화는 전방위적이다. 올해 들어 구글은 ‘머티리얼 디자인(material design)’이란 개념으로 하드웨어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단적으로 구글 글라스(Google Glass)라는 혁신적 하드웨어를 통해 제조자의 역할을 수행하려고 한다. 전방위적인 변화, 그리고 도전. 바로 이것이 스마트폰 시장에 일고 있는 두번째 전면전이다. 대안은 무엇일까. 원론적으로 대답을 한다면 바로 혁신이다.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이라는 혁신이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런 변화가 필요한 곳이 스마트폰 시장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류준호 서울과기대 연구교수 junhoy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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