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명기 회장의 감성경영

▲ 회사가 여직원의 숨은 니즈를 찾아내면 애사심은 높아진다. 사진은 엠엘씨월드카고에서 시행 중인 브런치데이.[사진=엠엘씨월드카고 제공]
아침식사를 거른 여직원을 위해 토스트ㆍ우유ㆍ커피를 마련했다. 여성전용 파우더룸을 꾸며 화장품ㆍ향수ㆍ미용도구도 지원했다. 네일아트숍을 방문하기 어려운 실정을 고려해 네일아트전문가를 주2회 사내로 초빙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이런 서비스를 받은 여직원은 성과로 답했다.

여성의 취업 단절은 출산과 육아라는 일생일대의 사건에 큰 영향을 받는다. 대개 20대 중반부터 시작된 경제활동은 결혼과 출산의 문턱에서 한번 제동이 걸린다. 그래도 운좋게(?) 직장생활을 계속하는 ‘워킹맘’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곡예 같은 삶을 어렵게 지탱한다. 자녀의 출산과 육아엔 1차적으로 여성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서다. 여성에게 삶의 질이나 여가활동이 ‘이상’보다 먼 ‘바람’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그렇다면 일과 가정의 양립을 더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직장은 무엇을 어떻게 도와야 할까. 무엇보다 회사의 시스템을 ‘여성에 맞게’ 바꾸는 게 중요하다. 이는 변경이 아니라 진화의 개념이다. 가령 필자는 아침식사를 거른 여직원을 위해 토스트ㆍ우유ㆍ커피를 마련했다. 여성전용 파우더룸을 꾸며 화장품ㆍ향수ㆍ미용도구도 지원했다. 네일아트숍을 방문하기 어려운 실정을 고려해 네일아트전문가를 주2회 사내로 초빙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여유롭게 아침식사를 하고, 일상에 치여 멀리했던 ‘미美’를 가꿀 수 있도록 돕자 직원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특히 아침식사는 직원들의 친밀감을 높여줘 업무이해도가 동반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감성적인 여성이 문화적 욕구가 강하다는 점도 십분 활용했다. 필자는 연극과 뮤지컬에 관심이 많지만 고가라는 이유로 관람을 못했던 직원들을 위해 ‘단체관람’ 기회를 마련했다.

 
‘여직원의 행복이 가족의 행복’이라는 콘셉트로 문화활동을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장場도 제공했다. 가족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기 힘든 직원들을 위해 회사를 아예 ‘공연장’으로 만든 것이다. 회사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고, 식사와 미술관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브런치데이를 개최했다. 이런 작은 음악회와 송년회는 어떤 기업이든 문화사업으로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화공유시스템은 새로운 소통의 방식으로 훌륭하다. 원활한 의사소통과 활기찬 업무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어서다. 또한 가족을 초대하는 문화프로그램은 직장을 향한 신뢰도와 애사심을 향상시키는 데 큰몫을 했다.

하지만 이런 문화경영에도 육아를 해야 하는 여직원은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유연근무제, 출산휴가는 여성을 위해 진일보한 제도라고 봐야 할 것이다. 필자 역시 육아를 담당하는 여직원을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 결과, ‘육아기간 단축근로’라는 제도를 만들었다. 육아 기간엔 오전근무제도를 시행한 거다. 회사생활과 육아를 함께 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이처럼 회사가 여직원의 마음을 읽고 가족을 배려하면 성과가 선순환돼 돌아온다. 여성과 가족을 배려한 문화예술활동 하나하나가 회사와 가정이 함께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한다. 행복바이러스는 직원이 만드는 게 아니다. 회사가 만들어 직원에게 전파하는 게 옳은 방식이다. 여직원이 행복하면 가정에 웃음이 넘치고, 회사엔 활력이 감돈다. 여성이 부르는 콧노래가 회사를 춤추게 만든다는 거다. 이게 바로 ‘행복 선순환’이자 기업이 성장하는 비결이다.
채명기 DSE 회장 mkchai@dsecarg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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