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KB금융과 하나금융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이 혼돈에 빠졌다. KB금융그룹은 내부권력다툼 끝에 두 수장을 잃었다.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과의 조기통합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실적은 신통치 않은데, 갈등이 줄줄이 터지는 모양새다. 이른바 금융권 수난시대, 그 원인과 과제를 짚어봤다.

▲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이 각각 임원징계와 노사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사진=뉴시스]

금융회사 수난시대다.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이 각각 임원징계, 노사갈등으로 내우외환을 겪고 있어서다. KB금융그룹과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연이어 터진 각종 부정ㆍ비리 사건으로 내부통제 시스템이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이 문제로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최수현 금감원장의 ‘중징계 결정’으로 상황이 180도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는 제재심의 경징계 결정에도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의 내분이 봉합되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징계 이후에도 내부갈등이 계속 표출됐다”며 “금감원의 중징계 결정은 두 수뇌부를 중심으로 KB의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의 문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무엇보다 공석이 된 은행과 그룹의 수장에 누굴 앉히느냐다. KB국민은행의 주전산기 교체 문제도 이렇다 할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핵심계열사와 그룹의 수장 자리가 한꺼번에 비었다”며 “하지만 이번 사태의 영향으로 KB를 꼬리표처럼 따라 다니던 ‘관치금융’이 사라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ㆍ외환은행은 조기통합문제로 노사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 7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통합추진 선언으로 탄력을 받던 조기통합 움직임에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5년간의 독립경영을 보장한 2ㆍ17 노ㆍ사ㆍ정 합의에 반하는 행동”이라며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노사갈등은 외환노조의 임시조합원총회가 무산되면서 최고치에 달했다. 외환은행이 임시 조합원 총회에 참석한 직원 898명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은 쟁위조정 기간에 이뤄지는 근무시간대의 총회는 불법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외환노조는 정당하고 합법적인 조합활동이 회사측의 방해로 무산됐다며 맞서고 있다.

김근용 외환 노조위원장은 “898명의 동지를 구출하기 위해선 (사측과) 대화도 마다치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하나은행과의 조기통합을 전제로 한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오는 10월 하나ㆍ외환은행의 통합승인을 신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노사의 갈등이 더 깊어질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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