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ㆍ아마존이 발견한 틈

▲ 알리바바그룹과 아마존이 국내에 진출했을 경우 유통시장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수는 알 수 없다.[사진=뉴시스]
두 글로벌 유통 공룡이 국내시장을 노크하자, 국내 유통시장에 미칠 영향력을 두고 갑론을박이 쏟아지고 있다. 분명한 건 이들이 국내 유통업계의 ‘빈틈’을 쑤시고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아마존과 알리바바그룹의 국내 진출설이 뜨겁다. 2012년 한국법인(아마존웹서비스코리아)을 설립한 아마존이 조만간 전공과목인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든다는 얘기가 나온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알리바바그룹도 관계사 ‘알리페이(Alipay)’를 통해 한국 상거래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두 공룡이 한국시장의 진출 시기와 구체적인 모델은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유통업계는 이들의 진출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일단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사업영역이 워낙 다양하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뿐만 아니라 신선제품 판매ㆍ배송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인 월마트에까지 도전장을 내밀었을 정도다. 알리바바그룹은 전자상거래의 모든 영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B2B 전자상거래 사이트(알리바바닷컴)를 시작으로 C2C 오픈마켓(타오바오), B2C 오픈마켓(티몰), 소셜커머스(쥐화솬ㆍ聚划算), 중국 상품 직구 사이트(AliEx press), 결제시스템(알리페이)까지 운영한다.

두 기업이 한국시장에 본격 진출하면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온라인몰 등 전자상거래 업체가 타격받을 공산이 크다.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이들은 수수료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알리바바그룹은 판매자들로부터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거나 매우 낮은 수준으로 책정한다. 알리바바의 오픈마켓 타오바오의 경우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고 광고비로 수익을 올린다.
 
또 다른 오픈마켓 티몰은 5%의 판매수수료만 받는다. 반면 국내 오픈마켓의 평균 판매수수료는 6~7% 정도로 책정돼 있다. 경쟁이 될 턱이 없다. 알리바바그룹은 이런 전략으로 중국 온라인 상거래 시장을 지배하던 이베이를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 2006년 알리바바그룹은 타오바오의 무료 수수료를 앞세워 공세를 시작했는데 이베이는 중국사업 진출 3년 만에 시장에서 철수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알리바바와 아마존의 또 다른 무서움은 소비자를 잘 이해한다는 거다. 김도현 국민대(경영학) 교수는 “알리바바와 아마존의 장점은 저렴한 물건, 물건의 다양성이 아니다”라며 “아마존의 경우 알리페이 같은 간편한 결제수단, 아마존의 드론(무인기)을 이용한 빠른 배송, 프라임 회원에게 주는 다양한 혜택 등이 진짜 강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에게 관건은 어디에서 사느냐보다 얼마나 편리하게 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들의 결제시스템은 상당히 진화돼 있다. 알리바바의 결제시스템 알리페이는 신용카드가 없어도 된다. 온라인 지갑에 미리 돈을 충전한 뒤 결제하는 선불 전자결제 서비스다. 구매자가 알리페이의 가상 계좌에 대금을 송금하면 구매자의 가상계좌에 예치된 대금을 판매자의 가상계좌로 이체한다. 아마존의 최대 장점은 한번 카드 번호를 입력해 두면 다음 구매부터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결제가 끝나는 ‘원클릭’ 결제다.

반면 국내 전자상거래 쇼핑을 하려면 결제 과정에서 ‘액티브X’ 기반 공인인증서 및 각종 보안 프로그램 설치와 매번 카드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대표는 “아마존과 알리바바에 비해 한국 온라인 쇼핑몰은 회원가입부터 본인 인증 절차를 해야 하는 등 프로세스가 복잡하다”며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더 나은 프로세스를 만들기 위한 연구와 노력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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