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CSR 매니지먼트

▲ 한국 관람객들이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한국어 안내 서비스 이용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2001년 파란 날개의 비행기에 흥미로운 ‘래핑’이 부착됐다. 제주도를 상징하는 돌하르방ㆍ한라산이 그려진 래핑이었다. 그 비행기 안에선 서울ㆍ부산 시티가이드북을 영문으로 제작해 한국을 방문하는 승객에게 배포하고 있다. 항공기, 승객만 실어 나르는 게 아니다. 문화도 함께 전파한다. 대한항공 CSR의 이야기다.

대한항공의 CSR은 ‘한국 문화 알리기’에서 시작된다. 한국을 대표하는 항공사답게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문화를 해외에 실어 나르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파리 루브르 박물관ㆍ런던 대영박물관ㆍ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박물관 등 세계 3대 박물관에 ‘한국어 작품 안내 서비스’를 후원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가장 먼저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후원한 박물관은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다. 2008년 2월부터 시작했다.

그 전까지 루브르 박물관은 프랑스어ㆍ영어ㆍ독일어ㆍ스페인어ㆍ이탈리아어ㆍ일본어 등 총 7개 언어로 작품을 안내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루브르 박물관의 작품 해설기기를 최신형 개인용 휴대단말기(PDA)로 교체하는 것을 후원하면서 그 기기에 한국어 서비스를 넣었다”며 “박물관을 찾은 한국 관광객들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미로의 비너스, 사모트라케의 니케상 등 600여점의 세계적인 작품을 한국어로 관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9년 6월 29일부터는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과 후원 협약을 맺고 한국어 작품 안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에르미타주는 매년 세계 각국에서 26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러시아 최고의 문화 명소다. 대한항공의 후원으로 한국어 안내 서비스가 이뤄지기 전까지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선 자국어인 러시아어와 영어ㆍ독일어ㆍ프랑스어ㆍ이탈리아어ㆍ스페인어 등 6개 언어로만 안내됐다. 현재는 에르미타주 박물관에는 한국어가 울려 퍼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같은해 12월 1일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에서도 한국어 작품 안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루브르ㆍ대영ㆍ에르미타주 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은 매년 약 1700만명이 넘는다. 이런 세계적인 문화 명소에 자국어 안내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은 해당 국가가 힘을 지녔다는 의미다. 세계 3대 박물관을 찾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 세계의 문화유산을 한국어로 감상하면서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느낄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이역만리 떨어진 해외 명소에 한국어 관련 후원 활동을 펼치는 것은 우리말의 위상과 함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국민적 자긍심을 높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기 이용한 한국 홍보 ‘눈길’

대한항공의 ‘한국 위상 높이기’ 활동은 한국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2008년 5월 한국어 위상을 세계적으로 드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체육부 장관으로부터 감사패를 수상했다. 한국어 국위를 선양한 내용으로 기업이 정부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것은 대한항공이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한국어 안내 서비스가 아직 제공되지 않는 세계적인 박물관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항공기를 이용한 ‘한국 알리기’도 대한한공의 CSR 중 하나다. 대한항공은 2001년 제주도를 상징하는 돌하르방ㆍ한라산 등을 국내 최초로 항공기에 ‘래핑(Wrapping)’해 운용했다. 래핑은 항공기, 버스 또는 건물 외벽 등에 알리고자 하는 그림을 붙이거나 그려 넣는 것을 말한다.

2008년에는 루브르박물관 한국어 작품 안내 서비스를 기념해 B747-400 항공기 3대에 훈민정음을 형상화한 모나리자를 래핑했다. 2009년 12월에는 대영박물관 대표 작품과 한글로 형상화된 디자인을 B747-400 항공기에 래핑, 전세계 하늘에서 한글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알렸다. 또 대한항공은 서울ㆍ부산 시티가이드북을 영문으로 제작해 한국을 방문하는 승객에게 배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은 국내 주요 관광지와 최신 트렌드를 외국인에게 전달하고 있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국악 등 전통음악을 기내 주문형 오디오비디오시스템(AVOD)을 통해 제공, 한국 문화를 전세계에 전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문화후원 활동도 적극 펼치고 있다. 먼저 ‘반고흐전’ ‘모네전’ ‘오르세 박물관전’ ‘루브르박물관전’ 등 세계적인 전시회와 ‘11회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등의 문화행사를 후원하고 있다. 2008년 3월에는 루브르 박물관 한국어 안내 서비스 도입을 기념해 세종문화회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루브르 명작감상 문화 강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강좌는 신청 경쟁률이 7대1에 이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대한항공은 기내에서 승무원이 직접 해외 유명 미술관이나 박물관 정보를 알려주는 미술관ㆍ박물관 가이드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파리 노선에서 처음 시작된 이 서비스는 런던ㆍ암스테르담ㆍ마드리드 노선에도 확대ㆍ시행 중이다. 전문 가이드로 선발된 승무원은 6개월간의 교육을 거쳐 현장에 투입된다. 특히 인천으로 들어오는 항공기에 탑승한 가이드 승무원은 외국인 승객을 대상으로 국립중앙박물관ㆍ덕수궁미술관 등 한국의 대표 관광지를 안내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펼치고 있는 또 다른 CSR은 사막화 방지를 위한 ‘나무심기’다. 대한항공은 올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 동안 동북아시아 황사 발생지인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쿠부치庫布齊 사막에서 나무심기 봉사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쿠부치 사막에 나무심기는 지구 환경 개선을 위해 세계 곳곳에 나무를 심는 대한항공의 ‘글로벌 플랜팅(Planting)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07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8년째다. 이번 활동에는 대한항공 직원 70명을 비롯해 미래 주역인 중국 대학생 50명 등 총 120여명이 참여한다. 대한항공은 자연과 숲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현지의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사막버드나무ㆍ포플러ㆍ양차이 등을 심을 예정이다.

사막에서 자라는 ‘희망 나무’

대한항공이 쿠부치 사막에 조성하고 있는 ‘대한항공 녹색생태원’은 한국(미래숲)과 중국 (중화전국청년연합)이 ‘한ㆍ중 우호 생태원 복원사업’을 통해 조성하고 있는 거대한 조림지의 일부다. 대한항공은 9월 활동을 포함, 올해까지 누적면적 401만㎡(약 121만평)에 120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2016년까지 총 450만㎡(약 136만평)의 면적에 약 137만 그루의 나무가 자라는 숲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대한항공 녹색생태원’ 조림사업이 쿠부치 사막의 황사발생 빈도를 감소시켜 중국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지역의 환경을 개선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대한항공은 2004년부터 몽골 울란바토르 외곽 바가노르구에서 매년 평균 약 4만㎡(약 1.2만평)씩 방사림인 ‘대한항공 숲’을 넓혀가고 있다. 미국 LA 도심에서도 나무심기 봉사 활동을 펼치는 등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그린 경영’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박용선 더스쿠프 기자 brav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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