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이벤트 후 관전포인트

FOMC 회의와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 등 대형 이벤트가 마무리됐다. 이런 글로벌 이벤트는 언제나 세계증시의 향배에 영향을 끼친다. 대형 이벤트 후 주목할 투자 포인트는 무엇일까.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하락, 글로벌 금융시장 단기 위험수준 하락, 유럽발 유동성 공급 확대, 환율시장 변동성 축소 등 네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다. 대응전략을 알아봤다.

▲ 미국 집권당의 만족도가 40~60% 이하일 땐 강달러가 제약을 받는다.[사진=뉴시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와 같은 대형 이벤트가 마무리됐다. 우선 9월 FOMC 성명서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상당 기간(considerable time)의 저금리 정책 유지’ 문구는 유지됐다. 그 결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6%에서 2.5%대로 하락했다. 10월 중 3차 양적완화정책이 종료되긴 하겠지만 자산 매입의 중단이라는 점에서 유동성의 양量은 현재와 같이 많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또한 유동성에 대한 지불 비용(금리) 역시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다.

스코틀랜드 독립투표는 반대 55%, 찬성 45%로 부결됐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마찰음은 남아 있다. 영국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스코틀랜드의 자치권 확대를 약속했기 때문에 정치적 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수준이 하락 전환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식 등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 심리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제부터는 유럽발 유동성 증가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 글로벌 유동성을 새롭게 공급해 줄 지역으로 부각되고 있는 곳은 유럽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9월 18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에 따라 유로존 내 255개 은행에 총 826억 유로(약 110조5000억원)를 기업 대여 자금으로 할당했다. 10월 중에는 자산유동화증권(ABS), 커버드본드 매입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직까지 국채 매입 계획이 없다는 점에서 미국과 같은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2009년 7월~2010년 6월, 2011년 11월~2012년 10월 등 ECB의 커버드본드 매입이 실행됐던 국면에서 ECB의 자산규모가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동성 증가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해당 국면에서 유로 캐리트레이드(다른 지역 통화 매수ㆍ유로 매도)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호주 달러와 원화를 매수하고 유로화를 매도하는 유로 캐리트레이드 수익지수가 ECB의 커버드본드 매입 국면에서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대형 이벤트가 마무리됐기 때문에 각국의 통화가치 변화에도 이목이 집중될 것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달러 강세 추세가 엿보인다. 유럽ㆍ한국ㆍ일본은 시기상의 차이는 있지만 미국과는 달리 경기부양과 통화완화정책을 실행할 가능성이 크다. 달러 대비 주요국의 통화약세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ECB 유동성과 환율 변동성 주목

그러나 미국도 11월 4일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다. 과거 중간선거 결과를 보면, 당시 대통령이 속한 집권당에 대한 만족도가 40~60% 정도를 기록할 경우 선거에서 승리했다. 현재 오바마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은 최근 조사 결과 만족도가 23%에 불과해 중간선거 결과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질 수 있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는 달러 강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요국 통화의 달러 대비 약세 요인과 미국 내부적인 달러 약세 요인이 공존할 가능성이 큰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단기적으로 보면 어느 통화가 달러 대비 약세가 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원ㆍ달러와 원ㆍ엔 환율의 변동성도 하락 전환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수준에서 방향성 없이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환율 변화에 대한 주식시장의 민감도가 경감될 수 있는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들을 투자전략에 접목할 필요가 있다. 스코틀랜드의 불확실성 완화, 유럽발 유동성 확대 기대는 주식 등과 같은 위험자산의 선호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신흥국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 규모가 축소되고 있고, 신흥국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규모(유동주식수)는 감소하고 있다.

▲ 미국 시중금리가 하락하는 시기에 국내 증시 성장주의 성과가 가치주보다 좋았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신흥국 증시로 무차별하게 자금이 유입된다는 생각보다는 국가ㆍ업종ㆍ종목별 차별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차별화의 결정적인 변수는 성장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환율시장의 변동성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성장 등과 같은 주식시장의 본질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과거 신흥국의 미덕 중 하나는 성장이었다. 그러나 현재 신흥국 기업들의 성장률은 미국보다 낮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의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 증가율은 10.2%로 미국의 10.8%(선진국 10.6%)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처럼 가기 위해서는 ‘성장’ 여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미국 시중금리가 하락하는 시기에 국내 증시에서 성장주의 성과가 가치주보다 좋았다는 점도 투자전략을 수립하는데 참고할 필요가 있다. 성장주의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성장주를 선택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우선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성장주를 고르는 기준이 된다. 2014년 2분기 대비 3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기업 중 7월과 8월 주가는 부진했지만 9월 들어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성장성이 있는 기업 중 가격메리트를 반영하고 있는 기업군으로 분류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LG화학ㆍSKㆍ에스원ㆍ농심ㆍ녹십자가 여기에 해당한다.

가격메리트ㆍ배당수익률 고려한 성장주

배당수익률이 높은 성장주를 고르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미국 시중금리 하락과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군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다고 판단된다. 국내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2.5%(신규 취급액 기준)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배당수익률이 이와 유사하거나 높고, 연간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대비 증가할 수 있는 기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포스코ㆍSK텔레콤ㆍKT&Gㆍ기업은행ㆍ강원랜드ㆍ메리츠종금증권ㆍ한솔제지ㆍ대덕전자ㆍ벽산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기업은행ㆍ강원랜드ㆍ메리츠종금증권ㆍ벽산은 올해 주당배당금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duke7594@hana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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