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부품업체 성장의 원동력

▲ 국내 부품업체가‘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상생협력관계가 구축돼야 한다.[사진=뉴시스]
자동차 부품업체 덴소는 도요타의 부품업체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덴소가 눈부신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요인중 하나는 상생협력이라는 기업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부품업체는 산업을 선도하는 대기업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대기업의 수익성 저하는 곧장 부품업체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대기업의 성장이 부품 업체의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국내 부품업체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곳은 일본이다. 최근 일본의 성장은 부품업체가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일본 제조업체는 12조1000억엔으로 2012년 대비 116%의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런 성장세의 주역이 바로 부품제조업체다. 각종 외신은 중간재 제조업체가 일본 기업실적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부품업체 성공의 대표적 사례가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업체인 ‘덴소(Denso)’다. 세계 자동차 부품업체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덴소는 1위 기업인 독일의 보쉬를 바짝 뒤쫓고 있다. 부품업체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기업과 부품업체가 상생협력 관계를 맺고 있어서다. 일본 제조업체와 부품업체의 상생관계는 일본 자동차 산업을 통해 알 수 있다. 우선 업체선정에 있어서 가격 경쟁력이 아닌 기술 경쟁력을 우선시한다. 우수한 제품을 제안한 부품업체와 계약을 맺는 개발입찰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기업의 일반적으로 경쟁입찰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입찰을 따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낮은 단가를 제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본 자동차 업계는 부품업체의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장기 거래를 원칙으로 한다.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의 평균 계약기간은 4년으로 부품공급계약을 체결하면 모델 교체까지 계약을 유지한다. 안정적인 거래관계를 유지는 부품업체의 안정적인 성장에도 기여한다. 이런 장기계약의 영향으로 부품업체는 제품생산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완성차 업체와의 협조적 관계를 구축해 기술문제 등을 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품의 기본에서부터 상세설계까지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서 이뤄진다는 얘기다. 일괄외주 방식도 일본 자동차 산업의 특징이다. 부품가공ㆍ조립ㆍ제조ㆍ검사ㆍ생산ㆍ개발 등의 연결된 업무를 부품업체에 모두 맡기는 방식이다. 김규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일본 자동차 업계는 기초설계만 제시하고 상세설계를 부품업체에 일임하는 ‘승인도 방식’과 검사는 물론 생산과 조립까지 일임하는 일괄외주 방식 사용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부품업체의 품질개선이나 제조비용 절감과 같은 제품 개발ㆍ제조 능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가절감에 있어서도 국내업체와는 다른 방식을 사용한다. 국내 기업은 부품업체의 공급 단가를 낮추는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른바 ‘단가 후려치기다’ 하지만 일본업체는 일방적인 원가절감을 요구하지 않는다. 완성품 제조업차와 부품업체가 함께 원가절감을 위해 노력한다.  연구개발(R&D)을 통한 성과도 공정하게 분배한다. 특히 공동연구개발을 통해 얻은 결과물은 공동특허 형식으로 등록해 부품업체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또한 특허 취득 이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다른 회사에 납품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부품업체가 불안한 계약 관계로 대기업에 종속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상생협력을 통해 자생력과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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