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호갱 만드는 생필품

‘호갱님’ 되기 참 쉽다. 생필품(생활필수품)을 생각 없이 구매하면 딱 그렇다. 바로 옆 상점에서 같은 제품을 많게는 2배 이상 비싸게 살 수도 있다. 그나마 온라인은 가격 비교라도 할 수 있는데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격을 일일이 비교해 구매하기란 쉽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이 자주 구매하는 제품이라는 거다.

▲ 소비자를 호갱님으로 만드는 건 휴대전화, 가전제품뿌난이 아니다. 생필품의 가격 격차가 특히 심하다.[사진=뉴시스]
#충무로 지역에서 출퇴근 중인 김영진씨. 물티슈가 필요했던 그는 편의점에 방문했다가 화들짝 놀랐다. 평상시 자주 구매하던 물티슈 가격이 4700원이나 했다. 평상시 드러그스토어에서 2개 3600원에 사던 제품이다. 게다가 소셜커머스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에선 이보다 많은 양의 물티슈 제품 10개를 만원 초반대에 살 수 있다. 물티슈 같은 저관여제품은 일반적으로 구매의사 결정 과정이 단순한 제품이다. 가공식품이나 생활용품 등이 이에 속한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아무데서나 구매했다가 덤터기 쓰기 일쑤다. 특히 물티슈나 생리대 같은 위생용품은 구매 장소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10월 10일 영등포 롯데백화점에서 특정 브랜드 생리대 한팩은 4550원(기존가 5530원)에 할인 판매되고 있었다. 그런데 건너편 올리브영에 방문하자 2개 6000원, 다시 말해 개당 3000원이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의 세븐일레븐에서는 7900원이었다. 같은 제품인데도 2.5배 이상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이다.

가공식품도 마찬가지었다. 특히 생수는 가격이 들쑥날쑥한 대표적인 품목이다. 2L짜리 삼다수가 세븐일레븐과 CU에서 1550원, 이마트에선 910원에 팔리고 있었다. 롯데백화점에선 1000원, 근처 대형 슈퍼마켓에선 1100원이었다. 생필품이라고 ‘막’ 구매해선 안 되는 이유다.  한국소비자원의 생필품 가격정보시스템 티프라이스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빙과류ㆍ아이스크림ㆍ생수 같은 가공식품의 경우 같은 제품이라도 판매장소에 따라 가격차가 2배에서 3배까지 벌어진다.
 
보디워시나 샴푸, 염모제 같은 이미용품도 가격차가 큰 품목 이다. 1+1 판촉, 할인 행사 등이 잦기 때문이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사이트 티프라이스나 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 운영하는 소비자물가정보서비스 사이트를 활용하면 좋다. 각각 생활필수품 120ㆍ31개 품목의 가격정보를 지역과 판매채널별로 세분화해 제공한다.

일례로 티프라이스에선 ‘양천구’에 위치한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서 팔리는 ‘달걀(목초란ㆍ10구)’ 가격을 검색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들 생활용품은 온라인에서 미리 구매하면 좋다. 최근 전자상거래 업계에 불고 있는 ‘생필품 할인전쟁’도 활용할 만하다. 치열한 경쟁 탓에 무료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결국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그 어느 때보다 현명한 소비가 필요하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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