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석유화학 시장 전망

▲ 중국의 과잉재고로 인해 한국화학 업체들의 이익은 3년째 감소 국면이다. 사진은 여수국가산단의 야경 모습. [사진=뉴시스]
중국 관련주 중 하나는 화학주였다. 그런데 이 공식이 깨졌다. 2012년 이후 중국의 화학 제품 자급률이 대폭 상승하면서 한-중의 무역분업 구조에 균열이 생겼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국의 과잉재고다. 다행스럽게도 중국의 화학 설비 신증설 규모가 크지 않아 내년 하반기부터 석유화학 시황 개선이 점쳐지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중국의 제조업 수출 경기는 회복되고 있다. 2014년 4월부터 중국의 대외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로 반전했다. 더구나 가장 대표적인 석유화학 제품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얼핏 석유화학 시황이 현저하게 개선되고 있는 징후들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한국 석유화학 시황은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 화학 업체들의 이익은 3년째 감소 국면이다. 업종 대표주인 LG화학의 2014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7217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0.7% 감소했다. 4년째 이익 감소다. 한중간의 무역 분업 구조(한국-소재 수출, 중국-가공)에 균열이 생겼기 때문. 2012년 이후 중국의 화학 제품 자급률이 대폭 상승해서다.

이유는 한국이 중국에 소재(화학 제품)를 수출하고 중국이 이를 가공해 세계로 수출하는 한중간의 무역 분업 구조에 균열이 생겼기 때문이다. 2014년 들어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0.7% 감소했다. 중국의 화학 설비 증설과 이에 따른 과잉재고 때문이다. 2015년에는 중국의 화학 설비 신증설 규모는 크지 않다. 다만 과잉재고는 여전히 문제다.

석유화학 시황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수요가 크게 늘거나 공급이 조절돼야 한다. 2015년에도 수요가 많이 증가하기는 힘들다. 세계 경제가 큰 폭의 성장을 하거나 중국이 강력한 내수 부양책을 실시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급이 조절될 필요가 있다. 즉 추가적인 신증설이 많지 않고 중국내 과잉재고 문제가 해소돼야 한다. 정용진 신한투자금융 연구위원은 “석유화학 시황은 중국의 과잉재고가 해소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2015년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015년 유가 약세로 석유화학 원료인 납사 가격도 하락할 전망이다. 통상 원료 가격이 하락하면 석유화학 업체들의 제품 판가도 하락하고 큰 폭의 재고손실이 발생한다. 그러나 2015년에는 중간 제품인 에틸렌의 구조적인 공급 부족으로 인해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원료 가격은 하락하지만 판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스프레드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가장 대표적인 석유화학 제품인 에틸렌ㆍ납사 스프레드는 2014년 10월 현재 t당 715달러에 달한다. 사상 최고 수준이다. 경기 침체 국면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공급부족에 있다. 다만 2014년 11월부터는 정기보수가 끝나고 주요 설비들이 재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초강세현상은 한풀 꺾일 전망이다. 이로 인해 2015년 에틸렌 스프레드는 톤당 406달러로 예상된다. 하지만 2010~13년 평균(t당 295달러) 대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에틸렌 가격의 구조적인 강세는 유가 하락 국면에서 석유화학 업체들의 마진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반적으로 불경기에 유가가 하락하면 석유화학 제품 가격도 동시에 하락해서 큰 폭의 재고 손실이 발생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중간 제품인 에틸렌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 다른 양상이 펼쳐진다. 원료(납사) 가격은 대폭 하락하지만 상대적으로 제품 가격은 덜 내린다. 재고손실도 적고, 스프레드는 오히려 개선된다. 2015년 아시아 납사 크래 커들의 이익 개선을 기대하는 또 다른 이유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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