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우의 커피홀릭

패션기업이 커피사업에 진출하거나 커피전문점과 콜라보레이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자동차회사, 보험회사가 커피전문점과 콜라보레이션 하고 명품회사가 팝업스토어 형식의 커피전문점을 오픈하고 있다. 장점이 많은 커피를 활용해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시도다.

▲ 커피는 장점이 많다. 많은 이들이 손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사진=뉴시스]
유명 패션 기업이 ‘커피사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원두커피 사업에 뛰어든 신발 업체 탐스가 대표적이다. 사회공헌활동(CSR)으로 잘 알려진 기업답게 커피를 팔면서 기부도 한다. 원두 한봉지가 팔릴 때마다 물이 필요한 개발도상국 주민에게 일주일치 청정 식수를 기부한다. 커피도 팔고 사회공헌활동도 하고 일석이조의 사업모델이다.

폴로로 유명한 랄프로렌도 최근 뉴욕에 플래그숍을 열면서 매장 내 랄프의 커피숍(Ralph’s coffee shop)을 오픈했다. 미국 농무성(USDA) 인증을 받은 유기농 커피로 생산한 랄프로렌의 독자적인 커피와 패스트리, 샌드위치 등 랄프 로렌이 좋아하는 디저트류도 판매해 눈길을 끈다. 패션 업체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최근 몇년 동안 다양한 산업군에서 커피와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현대자동차가 대표적이다. 2011년 여의도에 자동차 전시장과 커피전문점을 결합한 카페를 최초로 선보였다.

커피빈과 업무협약을 맺고 자동차 전시장과 커피빈이 동시에 입점하는 형태의 매장을 운영한다. 지난해 서울 성내점에 이어 올 3월에 경기도 구리에 오픈하며 현재 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왜 하필 커피일까. 일단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겨 마신다. 하루라도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몸에 명현반응이 생기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커피를 즐기는 이들이 많다. 커피가 사람들 생활 전반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는 얘기다. 접근이 쉬운 ‘커피’를 다양한 산업군에 접목시키며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사례가 늘고 있는 거다. 이같은 시도가 늘어나는 이유는 커피의 특성과 관련이 깊다. 기존에 기업이나 브랜드에 없었던 이미지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이를 테면 커피가 기업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는 역할도 한다. ‘텔레마케팅’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닌 보험사가 커피를 통해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생명이 대표적이다.

삼성생명은 탐앤탐스와 제휴를 맺고 2010년 카페에서 보험상담이 가능한 파이낸스 카페를 최초로 선보이고 현재 48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에 딱딱하고 복잡했던 보험사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커피 향기가 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보험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보험사와 탐앤탐스 모두 자연스레 매출증대 효과를 볼 수 있는 콜라보레이션 사례다. 마지막으로 커피는 브랜드 로열티를 강화하는 데 좋은 아이템이다. 특정 브랜드에 호감을 갖고 있는 경우 해당 브랜드가 출시하는 신제품 혹은 서비스를 경험하고 싶기 마련이다. 이같은 경험은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를 강화하고 이는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는 효과로 이어진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커피는 기업에게 좋은 마케팅 도구가 될 수 있다.

브랜드에 커피라는 음료가 주는 ‘여유로운’ 이미지를 브랜드 경험과 연결시키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명품 브랜드 구찌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팝업스토어 형식의 구찌 카페를 운영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카페에선 커피는 물론 구찌 로고를 담은 디저트를 판매한다. 케이크 위에 구찌 로고의 장식물이 올라가 있는가 하면 초콜릿에도 구찌 로고가 박혀 있다. 카페 벽면과 카운터는 구찌 로고로 장식돼 있다.
 
‘커피’를 통해 자연스레 구찌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거다. 앞으로도 다양한 산업군에서 커피를 접목한 콜라보레이션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필자도 모 자동차 잡지사와 커피를 결합한 파티를 기획하고 있다. 카페 안에 클래식카를 전시해 두고 자동차 로고가 찍힌 원두커피를 블렌딩해 손님들에게 선물로 증정하고 커피의 판매 수익금은 기부하는 모델이다. 양쪽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향후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된다.
이대우 커피칼럼니스트 winoar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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