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부가서비스 축소 논란

▲ 카드사가 무분별하게 부가서비스를 축소해 소비자의 반발을 사고 있다.[사진=뉴시스]

카드사의 일방적인 ‘부가서비스 축소’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수많은 혜택을 준다며 고객을 모집한 뒤 수익성을 이유로 은근슬쩍 그 혜택을 줄이고 있어서다. 카드사는 부가서비스 변경ㆍ축소를 고객에게 (6개월 전) 고지만 하면 진행할 수 있다. 혜택을 보고 카드를 사용한 고객은 뒤통수를 맞는 격이다.

다양한 할인혜택과 포인트 적립 혜택 등을 무기로 고객 모집에 나섰던 신용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혜택을 축소ㆍ폐지하고 있다. 외환카드는 대표적인 상품인 외환 2X알파ㆍ베타의 혜택을 내년 2월부터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8월에 이어 두번째 축소다. 외환 2X 카드는 2012년 6월 출시돼 큰 인기를 끌었다. 다양한 할인 혜택에 소비자가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실제로 ‘2X 카드’는 출시 5개월만에 50만장 발급에 성공했다. 지난해 6월에는 외환은행 역대 최단기간 100만장 발급 기록까지 세웠다.

하지만 출시 2년만에 혜택을 두번이나 축소했다. 지난해 8월 ‘연속 6개월 이상, 한달 1만원이상’ 사용하면 제공하던 혜택의 조건을 ‘연속 6개월 이상, 한달 25만원 이상’으로 대폭 상향했다. 이번에는 고객에게 제공하던 각종 제휴할인 한도가 더 크게 축소됐다. 월 25만원 이상 사용시 1만5000원을 제공하던 할인한도가 1만원으로, 50만원 이상은 3만원에서 2만원으로, 100만원 이상은 6만원에서 4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사용액의 0.2~ 0.4%를 적립해 주던 포인트 적립도 내년부터 없애기로 했다. ‘2X알파’에 제공됐던 CG V콤보세트 무료 제공서비스도 중단한다.

 
다른 카드사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현대카드는 내년 2월부터 ‘현대오일뱅크-현대카드M’의 주유서비스 할인금액을 30원 낮춘다. 롯데카드ㆍ삼성카드ㆍ신한카드 등도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카드사가 얘기하는 서비스축소의 공통적인 이유는 시장 환경의 변화에 따른 카드상품 수익성 악화와 제휴사의 사정 변경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이용고객은 증가했지만 소액결제 비중이 높다”며 “소액결제 건수가 증가하면서 결제업무를 대행하는 밴(VAN)사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각종 혜택을 앞세워 고객을 모집한 이후 일방적 혜택을 축소하는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새로운 카드 상품이 출시되면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혜택은 크게 홍보하지만 불리한 내용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카드사가 혜택에 끌려 카드를 신청하고 서비스변경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고객의 특성을 악용하고 있다”며 “이는 신용카드 회사가 고객의 신용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카드사 수익성 악화의 책임을 고객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이다. 1만원 이하의 소액결제 비중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KB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국내신용카드 산업의 특성과 시장전망’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1만원 이하의 소액결제 비중은 39.0%에 달했다. 문제는 신용카드사가 결제업무를 대행하는 밴(VAN)사에게 결제 금액에 상관없이 고정 수수료를 지급한다는 데 있다. 1만원 이하 신용카드 결제가 증가할수록 카드사는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는 카드사의 문제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카드사의 문제는 고객의 소비패턴 변화에 대한 준비와 합리적인 수수료 체계를 확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며 “VAN사의 리베이트 관행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수수료 체계 개편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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