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엑스바엑스 대표

젊은 맥주 마니아의 고충을 꿰뚫은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오마이비어다. 이 앱은 수입맥주의 모든 걸 담고 있다. 맥주 수입업자와 자영업자들의 고민도 해결해 준다. 수입맥주에 ‘IT기술’을 덧씌운 게 효과를 보고 있다. 이 앱을 만든 박상진 엑스바엑스 대표를 만나봤다.

▲ 박상진(맨 오른쪽) 대표와 엑스바엑스 직원들은 매주 수입맥주전문점에서 만나 아이디어 회의를 한다.[사진=지정훈 기자]
맥주 마니아들 사이에 소문난 애플리케이션(앱)이 있다. 넘쳐나는 수입맥주 중 내 입맛에 꼭 맞는 맥주를 추천해 주는 오마이비어다. 앱을 내려받은 후 열자마자 맥주 평가 페이지부터 나온다. 250개가 넘는 맥주를 평가할 수 있다. 새삼 국내에 이렇게 많은 맥주가 있나 싶다. 기자가 ‘평가’를 매긴 맥주는 25개 남짓. 맥주 좀 안다고 생각했는데 ‘명함’도 못 내밀 수준이다.

맥주 평가를 완료하고 나면 유저 입맛에 최적화된 맥주를 추천해준다. 최종 추천 목록에 오른 맥주는 ‘그림버겐 블랑쉬’ ‘바인슈테판 헤페바이스’ 등 5종. 맥주별 예상선호도(5점 만점)와 이들의 맛ㆍ원산지ㆍ가격대를 친절히 알려준다. 예상선호도 3.9점으로 1위 맥주로 나온 ‘바이엔슈테판 비투스’의 자세한 정보가 나온다. ‘균형과 조화가 우수함, 달콤한 바나나 맛의 독일산 밀맥주, 챌리스라는 전용잔에 마시면 좋고 어울리는 안주는 스테이크.’ 포털사이트를 뒤져도 잘 나오지 않는 정보다.

‘대형마트 3사’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팁도 잊지 않았다. 이 앱이 좋은 건 무엇보다 수입맥주 ‘감별’에 더 이상 쓸데없는 돈을 쓸 필요가 없게 됐다는 거다. 관세청에 따르면 수입 맥주시장은 최근 3년간 연평균 30% 이상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수입맥주 숫자만 해도 455개다. 다양성 측면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반면 소비자들은 불충분한 정보로 헛발질을 했다. 오마이비어 앱을 만든 박상진 엑스바엑스 대표도 이런 고민을 했다.

 
“집 앞 대형마트에서 매일 수입맥주 ‘한병’씩 골라 사 마셨는데 복불복이었습니다.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닌데 맛이 없으면 낭패죠.” 수입맥주 마니아들이 한번쯤 겪어봤을 만한 고통(pain)이다. 오마이비어는 축적된 사용자들의 평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취향을 분석하고 비슷한 사용자를 찾아 맥주를 추천해준다. 기존에 특징별로 데이터베이스화한 맥주 콘텐트를 활용한다. 이 앱이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맥주 수입상과 자영업자들의 고충까지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쥐고 있어서다. 오마이비어 앱에는 ‘맥주맛집’ 메뉴가 있다. 지역별, 위치기반 맥주맛집을 검색할 수 있다. 각각의 매장을 클릭하면 가게 내부 사진은 물론 이곳에서 판매되는 맥주 메뉴까지 나온다. 수입맥주 전문점들은 기존에 쉽지 않았던 가게 홍보를 자연스레 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 12월 론칭을 앞두고 있는 정식 버전에는 제휴를 맺은 매장을 클릭하면 15~20% 할인 쿠폰이 뜬다. 홍보효과는 더 커질 게 분명하다. 수입업자의 어려움도 해결해 줄 수 있다. 이제까지 이들은 국내에 맥주를 수입해 와도 도매업자를 거쳐야만 했다. 법적으로 수입업자들이 맥주 시음행사 등의 마케팅을 할 수없어 활동에 제약이 많았다. 오마이비어는 이런 문제까지 해결할 열쇠를 쥐고 있다.

기존에 쌓인 평가 데이터를 토대로 특정 맥주를 좋아할 만한 고객에게 추천을 해주기 때문에 최적의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수입상은 또 다른 유통채널을 얻게 된다. 조만간 론칭하게 될 정식버전에는 오마이비어에서 구매하고 가까운 편의점에서 픽업할 수 있는 픽업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라서다. 소비자ㆍ수입상ㆍ자영업자 모두 윈윈하는 즐거운 플랫폼이 될 것 같은 이유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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