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바닥론의 근거

▲ 국제 유가 추가 하락을 두고 갑론을박이 팽팽하다.[사진=뉴시스]
국제 유가가 하락세다. 미국 셰일가스 생산량이 증가하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석유생산량을 늘려 유가 하락을 유도하고 있어서다. 한편에선 국제 유가가 더 떨어질 거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OPEC가 추가생산할 수 있는 석유 여유분이 ‘300만 배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바닥론의 근거를 살펴봤다.

국제 유가의 ‘날개 없는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와 런던석유국제거래소에 따르면 10월 20일 기준 서부텍사스유(WTI)는 배럴당 82.71달러, 브렌트유는 85.42달러까지 떨어졌다. 가장 큰 이유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있어서다. 미국 셰일가스 생산량이 증가하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중심인 OPEC에서 생산량 증대로 맞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경기회복 둔화 우려도 유가하락에 한몫했다.

사실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 일반 소비자는 나쁠 게 없다. 싼 가격에 기름을 쓸 수 있어서다. 반면 국가기간산업인 석유화학 등 타격을 받는 업종도 있어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 특히 국제 유가 하락으로 물가지수가 떨어져 디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국제 유가가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OPEC가 석유생산 수준을 현 상태로 유지할 것으로 보여서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채상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는 현재 저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배럴당 80달러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근거는 크게 세가지다. 첫째 근거는 미국ㆍ러시아의 1일 원유생산량이 약 2000만 배럴(전체 시장점유율 20% 수준)이고, 손익분기점이 76~77달러 수준이라는 거다. 현재 수준보다 가격이 더 내려가면 생산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둘째는 OPEC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낮추고 생산량을 늘리고 있지만, 추가로 생산할 수 있는 여유분이 300만 배럴을 넘지 않는다는 거다. 물론 OPEC가 원유 증산을 위해 설비 투자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OPEC의 재정상태로는 이런 투자가 불가능하다는 게 채 연구원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브렌트유와 WTI의 가격 차이가 최근 2달러 수준까지 줄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WTI는 미국에서 국제 원유보다 10달러가량 싸게 판매돼 원유를 수출하면 약간의 차익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국제 유가 하락으로 가격 차이가 좁혀졌고, 결국 미국의 원유 수출도 쉽지 않게 됐다. WTI가 국제 유가 하락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할 거라는 얘기다. 채 연구원은 “물론 유가가 바닥을 찍었다고 해서 곧바로 반등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11월에 있을 미국 중간선거(4일), 이란 제재완화 결정 여부(24일), OPEC 총회(27일) 등이 지나면 확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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