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조명 받는 수익형 부동산들

▲ 금리인하와 전매제한 폐지 이슈 등으로 수익형 부동산이 다시 뜨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2.00%로 떨어졌다. 더구나 내년부터 오피스텔 전매제한도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수익형 부동산이 저금리 시대의 대안으로 재조명을 받고 있는 이유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처도 다양해졌다. 늦기 전에 수익형 부동산을 눈을 돌려볼 만하다. 그중엔 고정관념을 무너뜨린 ‘모텔’도 있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경한씨는 올해 아파트를 처분하고 남은 여윳돈으로 마포구 공덕동 오피스텔 두채를 구입했다. 예금이자가 너무 낮아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마이너스라고 판단해서다. 오피스텔 한채당 분양가는 2억원. 총 4억원 중 50%는 대출을 받아 잔금을 치렀다. 대출 이자를 매달 67만원(연 4%)씩 내야 하지만 분양업체가 빨리 세입자를 구해준 덕분에 보증금 4000만원에 월세 150만원을 받고 있다. 투입자금(1억6000만원) 대비 수익률은 6.2% 정도로, 세금과 각종 부대비용을 감안하더라도 5.4%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박씨는 “정부가 기준금리를 2%로 인하해 대출이자 부담이 줄었다”며 “금리하락으로 이자비용이 줄면서 수익률이 조금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10월 15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연 2.00%로 낮췄다. 그러자 공급과잉과 수익률 하락으로 침체돼 있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수익률이 올라서다. 특히 수익형 부동산은 보통 시중금리와의 비교우위를 통해 투자 여부가 결정돼 금리변동에 민감하다. 부동산 업계는 이번 조치가 올해 8월 시행된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9ㆍ1부동산 대책과 맞물려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종목을 보면 무엇보다 상가 분양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분양한 위례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평균 10대 1, 최고 49대 1의 뜨거운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4일 만에 100% 계약 완료했다. 웃돈도 최소 수천만원씩 붙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공급한 단지 내 상가(31개 단지 197개 점포)들도 싹 팔렸다. 세종시에 위치한 LH상가 평균 낙찰가율은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7월 기준 세종지역 LH상가 평균 낙찰가율은 274%로, 같은 기간 전국 평균 낙찰가율(172%)의 두배를 웃돌았다. 새로 조성되고 있는 서울 마곡지구 지역 상가도 웃돈이 붙어 거래됐다.

공급과잉 논란에 휩싸였던 오피스텔 시장은 금리인하와 더불어 전매제한 폐지(2015년 시행 예정)라는 호재까지 안고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고 있다. 오피스텔 전매제한이 폐지되면 거주지에 제한 없이 오피스텔에 투자할 수 있고, 한 사람이 2명 이상에게 오피스텔 분양권을 자유롭게 전매할 수 있다. 때문에 최근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시중 은행 금리보다는 높아 임대 수요가 풍부하고, 교통여건이 뛰어난 곳이라면 투자해볼 만하다. 이런 기류는 경매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법원 경매시장에 나온 한 근린상가는 감정가격(19억4311만원)의 151%인 29억3900만원에 낙찰됐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2012년 56.3%에서 꾸준히 올라 올해 8월 기준 64.6%를 기록했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처 확대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면서 투자 범위도 확대됐다. 과거엔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이 대표적인 투자처였지만 최근엔 소형아파트, 게스트하우스, 모텔까지 다양하다. 사실 1인 가구의 증가로 오피스텔 면적이 계속 작아져 초소형 오피스텔 매물이 많아졌다. 하지만 이런 오피스텔은 2~3인 가구를 수용하지 못한다. 2~3인 가구의 경우, 오피스텔보다는 전용률 70~80% 수준의 공간 활용도가 높은 소형아파트를 선호한다. 소형아파트는 원룸형 오피스텔과 달리 분리형으로 많이 설계하기 때문에 관리비도 비교적 저렴하다. 신혼부부들이 살기에는 안성맞춤이라 수요가 꾸준하다.

산업단지나 업무단지를 끼고 있는 지역엔 소형아파트 월세 수요가 더 많다. 집을 구매할 여력이 부족하고, 월세 거부감이 덜한 젊은층이 많아서다. 시화ㆍ반월공단과 인접한 시흥ㆍ안산지역만 해도 60㎡(약 20평형) 아파트의 경우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55만~60만원선에 형성돼 있어 약 5%의 연간 임대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특히 아파트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임대 수익뿐만 아니라 매매를 통한 시세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게스트하우스 등 도시형 민박사업도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 중심가 게스트하우스는 객실 가동률을 70~80% 수준으로 계산하더라도 수익률이 10% 안팎에 이른다. 주로 외국인 관광객이 타깃이라서 공항 접근성이 좋거나 주변에 문화ㆍ관광시설이 위치한 곳이 투자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홍대 상권 일대, 명동ㆍ남대문 상권이 가까운 중구 회현동, 충무로 일대, 압구정동 인근 등이 유망한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통문화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북촌 한옥마을과 인사동 인근도 경쟁력 있는 투자지역이다.

모텔도 뜨고 있다.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모텔의 고정관념이 깨진 게 한몫하고 있다. 최근 모텔은 생일파티 등 이벤트 공간으로도 진화하고 있다. 한 모텔에는 수영장이 포함된 객실까지 등장했다. 모텔이 놀이와 문화가 더해진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수익률도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 연령대도 과거엔 50대 이상이 많았지만 최근 40대 전후로 낮아지는 추세다. 정부 정책 역시 수익률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굿스테이’ 지정을 받으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해 매출을 높일 수 있다. 더구나 모텔 투자는 부동산 시장보다는 투자자의 경영전략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경영만 잘 하면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개발 호재가 있으면 시세 차익까지 노려볼 만하다. 물론 모텔 투자는 자금이 많이 든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자금 부담이 크다면 지방으로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세종시 개발로 투자가치가 향상된 대전ㆍ천안 등에선 숙박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상권이 형성된 곳보다는 상권이 무너진 지역을 노려보는 것도 좋다는 의견도 있다.

시장에 휩쓸리기보다 분석 꼼꼼히

수익형 부동산을 향한 관심은 향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초저금리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안정적 투자수익을 원하는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늘고 있어서다. 더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물자산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왔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수익형 부동산은 여전히 유망한 시장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그렇다고 수익형 부동산이 모조리 장밋빛 전망이라는 건 아니다.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의 경우는 좀 다르다. 지난해 정부가 임대제한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1년이 넘도록 이렇다 할 조치가 없어서다. 때문에 자칫 잘못 투자했다가는 발목 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탄력을 받을 거라고 해도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 2002c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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